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영화포스터 커버 특별판)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그동안 읽고 싶은 소설 일순위였는데 드디어 책이 내 품에 들어와서 단숨에 읽어내렸다.   흡인력있는 대중 소설이라는 평이 있지만 마냥 그렇다고만 할수 없는게, 이 소설은 살아 남은자의 기억과 시간이 만들어낸 역사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수작이다.  줄리언 반스의 다른 소설들도 읽어 보게 싶게 만든다.

 

화자인 주인공 앤서니 엡스터가 4인방과 어울리던 학창 시절을 회고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4인방 중 에이드리언 핀은 철학적이고 총명한 수재여서 대학 진학 후에도 친하게 남고 싶은 친구였다.  앤서니는 여자 친구 베로니카와 헤어진 후, 에이드리언으로부터 베로니카와 사겨도 되겠냐는 편지를 받게 되고, 앤서니는 사겨도 좋다는 답장을 보낸다.  그러나 얼마후 에이드리언은 자살하게 되고, 그 이유는 알지 못한 채 40여년이 흐른다.    

 

말이든, 소리든, 사진으로든 기록을 남겨놓았다고 해도, 그 기록의 방식은 엉뚱하게 흐를 수도 있다.  하물며 기억은 자신이 편한 방식대로 흘러가게 마련이다.   앤소니는 기록되지 않은 제대로 기억되지 않은 학창 시절의 단편들을 안고 평안한 삶을 살아간다.  40여년 후 앤소니는 베로니카의 어머니의 유언장을 받은 후 기억의 단편들을 맞춰보려 한다.  에이드리언에게 보냈던 편지를 보게 되면서는 평온했던 삶도 흔들린다.  그 이유는 소설을 다 읽을 때 까지 밝혀지지 않기 때문에 끝까지 책을 놓을 수 없었다. 

 

학창시절부터 노년까지 짧지 않은 개인의 역사는 길지 않은 소설에 시간과 기억의 문제로 촛점이 맞추어져 시종일관 흥미로웠다.  청년기에 무심코 행해졌던 행동이 시간이 지나면서 역사적으로 굴곡된 결과를 낳아 노년기를 뒤흔들수도 있다니.  역사란 살아남은 자의 기억에 의존할수 밖에 없고 그 기억은 무참히 깨질수도 있다는 것에 공감하게 만든다. 

   

에이드리언은 라그랑주를 자주 인용했다.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

그리고 올더스 헉슬리는 "각자의 기억은 그의 사적인 문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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