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균열내기 - 뒤라스, 카뮈, 에르노를 지나 다만 내가 되기 위해
신유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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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렇게 타인의 서사를 통해 비로소
자신을 발견하며, 자신의 경험을 고유한 역사로
써내려가는 진정한 귀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p. 82

이 책을 덮으며. 좋은 책은 작가들의 이름을
다시 부르며, 그들의 문장과 삶을 기억하게
만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책은 마침표가 아닌 이어쓰기겠지요. 소설로 쓰여진 밀란 쿤데라의 작품론과 작가에 대한 깊숙한
이야기는 즐거움과 동시에, 울림을 줍니다.

"쿤데라에 따르면 소설은 그저 모든 판단과
결론을 미뤄둘 수 있는 유예의 장소를 허락할
뿐이다. 그곳에서는 존재에 대한 실험을 감행해도 누구도 다치지 않고, 진실이나 진리의 엄격한 잣대에 주눅들지 않고 삶의 하찮음을
말할 수 있다."p.118

사랑하기에 관심을.그리고 깊이 이해하고자
결심하는 그 지점에서 이 책은 쓰여진 것이
분명하며. 이제 이 책은 저에게 H 입니다.
#프랑스문학
#뒤라스카뮈에르노를지나다만내가되기위해
#강력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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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들 네오픽션 ON시리즈 40
오동궁 지음 / 네오픽션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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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들 은 제12회 네오픽션상 수상작인 오동궁 작가의 장편소설입니다. 이 작품은 사이보그, 감각공유, 미식이자 탐식,먹방,외계인이라는'소재를 자연스럽게 엮으며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타버린 신체를 의체로 바꾸고, 외계인이 감각을 공유하기 위해 돈을 지불한다는 설정은 SF적입니다. 하지만 다른 존재에 대한 따돌림, 가난,청년실업,먹방,
요리경연대회는 요즘 흔히 접할 수 있는 소재입니다. 이 작품을 끝까지 읽게 만드는 것은 근미래적인 배경과 sf적인 요소들을 '먹방'이라는 소재 사용의 디테일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첫 챕터인 어느 미식가의 인터뷰는 책의 뒷부분을 궁금하게 만드는 흥미로운 시작이었습니다. 어린시절 사업 실패로 아버지의 죽음, 엄마의 죽음을모르는 어린 소녀가 자신도 모르게 인공의 몸을 갖게 되었다는 설정은 진부할 수도 있지만 식욕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하는 미각 공유자들이 자신이 느끼는 미각을 그로톤인에게 돈을 받고 판다는 아이디어는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미각공유를 '포르노'라고 말하는 장면을 타인의 먹방을 보면서 관음적 즐거움을 얻는 요즘의 세태를 떠올리게 합니다.

주인공 민아는 자신의 신체를 잃고 의체를 가진 존재인데요. 의체도 지불 능력에 따라 여러 감각을 가질 수 있다는 부분은 앞으로 인간의 감각이 돈으로 살 수 있게 다는 섬뜩함을 던져집니다.

"나는 점점 의문에 빠졌다. 내가 도대체 무엇이냐고

사람은 사람끼리, 의체는 의체끼리 경쟁해야 한다는 건 언뜻 논리적이지만 상황을 너무 단순화시키는 태도다. 의체끼리 경쟁하라고? 보급형 의체는 똑같은 사양으로 대량생산된다. 그런 상황에서 경쟁이라는 개념이 성립할까? 나처럼 엊그레이드하려면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다. 그게 어떻게 공정한 경쟁이 된단 말인가?"(p.231)

앞 부분의 가족 서사, 우정 서사도 재미있지만, 뒷 부분에 미식 경쟁에 참여한 부분은 여러 시사점을 던집니다. 우리의 감각이 더 이상 온전히 내 것이 아닌 보여주기의 대상이 될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보게 됩니다. 외계인의 등장이 작위적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그들의 실체없음이 이 작품을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요소라는 생각도 듭니다. 어떤 누구라도 존재라도 그들의 이름을 대신할 수 있으니까요. 가독성도 좋고, 신선한 아이디어와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전해집니다. 앞으로 주목해서 읽고 싶은 작가입니다.

#미식가들
#오동궁장편소설
#네오픽션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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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일하지만 외롭긴 싫으니까 - 따로 또 같이 유연하게 연결되는 법
정문정 외 지음 / 책장속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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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일하지만외롭긴싫으니까 는
공동작업실 '정글살롱'에서 글을 쓰는
8인의 작가들이 쓴 에세입니다.
김태우(@grace_wisdom_love )샘께
추천받았는데요. 이름이 익숙한 작가님들의
글들이 반가움을 줍니다.

엄아이자 작업자이자 작가인 8인이
만들어가는 정글살롱이 궁금해집니다.
정글살롱을 만든 정문정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창조적인 일을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나다울 수 있는 '에고레이스'가 필요하다. 이 길이 맞는 걸까 자주 의심하는 혼자에게는 동지가 필요하다." p.10

작업실로 가던 카페가 문을 닫아 시작한
정글살롱은 8인의 작가들이 서로를 응원하며 나아갑니다. 고수리 작가는 정글살롱을
"우리는 다정함이라는 기술과 오지랖으로
서로를 돌본다. 서로에게 꽃과 같은 다정함을 선물하는 사람들. 서로를 존중하며 느슨하게 연대하지만.동료라고만 규정하기엔 조금 더 애틋하고 친밀하게 서로를 돌보는 사람들."p.61~62 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관계를 만드는 태도를 신효원작가의 문장에서 찾았습니다.
"다독이려 애쓰는 수고로운 마음들이 있었을 뿐이다. 명랑한 공기에 보살피는 마음을 흘려보내려고, 너의 자리에 서서 기꺼이 헤아려 보겠다고, 내가 알게 된 걸 너와 나누고 싶다고 작정하고 마음 쓰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었다. "p.89

정글살롱에 참여하기 전, 그 이후의 이야기들이 울림을 줍니다. 정글살롱 테이블에서 들리는 키보드 소리가 정겹게 들리는 듯 합니다.
"영향을 주고받는 것. 경계가 풀어져 서로 섞이는 것. 내가 투명한 물이고 옆의 물방울이 빨간색이라면 나의 한쪽은 붉게 물드는 그런 느낌이 있는가 없는가.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단순히 모여만 있는 집단'과 '커뮤니티'의 차이이기도 하다."p.98

8인의 작가가 개인적으로 만들어가는 작업과함께 가꿔나가는 정글살롱의 조화가 멋집니다. 서로를 지지하고 나아가는 모습은
부럽기도 하고, 용기도 생깁니다.
감사합니다.
#프리랜서작가들의공동작업실
#정글살롱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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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이라는 감각 꿈꾸는돌 46
김서나경 지음 / 돌베개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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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이라는감각 은 #김서나경 작가의 첫 소설집입니다. 2022년 청소년소설 '십자가'로 제
14회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꾸준히 청소년소설,장편동화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학창시절 누구나 경험해 봄직한 일을 뻔하지 않게 그립니다.
청소년 문학은 학업을 넘어 다양성,가난등을 폭넖게 다루지만 청소년소설에서 간혹 교훈적 메시지를 직설적으로 마주할 때 당혹스럽습니다.

이 책에 수록된 7편의 단편은 어른의 시선이 아닌
청소년들이 직접 쓴 듯 이야기의 밀도가 높습니다. 나를 가두어 폭행한 부모를, 마음을 받아줄수없었던 아슬아술한 순간을,폭력앞에서 무너지는 상황을 지나는 청소년기를 용서와사랑,
가족애로 쉽게 풀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시간이
지나가는 터널임을 알고 있는 작가의 태도는
오히려 빛을 발합니다. 개입하지 않으며, 담담함을 유지하는 것은 무척 어려우니까요.

작품 속 어른들은 무심히 지나가고, 내 곁에 있는
친구들 속에서 나를 발견하는 이야기들은
성장을 내세우지 않아도 자라게 합니다.
청소년들과 책모임을 하기 때문에 청소년문학을
접할 기회가 많습니다. 때론 이게 청소넌이 살고
있는 세상일까?라는 의문이 생길 때도 있는데요.
이 책은 청소년들의 교실에 들어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둘은 마주 보고 와하하,웃었고 저녁이 될 때꺄지
여기저기 쏘다니며 실켯 놀았다. 어둠이 슬쩍 내려앉은 저녁의 어스름한 빛이 두 사람을 감쌌다. 푸른빛과 위시내는 서로가 반짝이는 것을 마침내 본 것 같았고 그게 못내 좋았다."p.75~76 '우정이라는 감각'
나와 마주보고 있는 친구를 발건하는 시기. 그리고 "현관문을 세차게 열고 밖으로 나와 크게 숨을 들이"(p.99)마실 때 앞에서 기다리는 친구를 만나는 순간이라는 것을 작가는 잘 알고 있습니다.

헤어졌지만 "나, 그때 너랑 친하게 지냈던 시간,좋았어. 소중했어."(p.130)라고 되뇌일 수 있어 아름다울 수 있음을 느낍니다. 심각한 주제를 무겁지 않게 풀어낸 작가의 진심이 전해집니다. 매몰되지 않고,"내미는 손을 잡아도 된다고 알려 주는 데"(p.196)담력을 써야하는 것처럼 이 소설은 앞으로의 청소년문학을 기대하게 합니다.

#청소년문학
#돌베개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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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여전 - 육체노동과 글쓰기로 바라본 삶과 세상
양성민 지음 / 돌베개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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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읽으며 웃게 되지만 결코 쉽게
쓰여진 책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때가 있지요.
#양성민 작가의 #인생여전 이 그런 책인
거 같습니다. 유쾌함과 날라갈듯 한 리듬으로
무장한 문장과 그렇지 못한 육제노동의 현실을
아주 소상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육체노동과글쓰기로바라본삶과세상
이라는 부제가 있다.이 책은 제 32회
#전태일문학상르포부문수상작 이기도 합니다.

학교 다닐 때 선생님들이 자주 하시던
말중에는 "공부안하면 공돌이 공순이 된다."
가 있었습니다. 두려운 마음이 들었던 어린
저에게는 사무실에서 펜대를 굴려야 인간대접
받을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했지요.
은연중 육체노동과 정신노동(이런 구분이
말이 되나요.)로 구분했습니다. 의문없이 말입니다.

작가는 자신이 경험한 노동의 실상을 직시하고
고발하면서도 무거움을 전하지 않습니다.
좌절과실망을 아님 분노를 덜어내기 위해
얼마나 고투했을지 상상됩니다.자기 일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고, 사회적시선을 노동의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로받습니다.
결국 인식해야 이해하고 위로가 된다는 말처럼
이 책은 그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단순노동을 보호하는것은 국민을 지키는 문제이고 사회를 지키는 문제다. 단순노동을 보호하는거슨'국가안보차원'에서 다뤄져야하고 , 최저근로조건의 준수야말로 가장 우선 되어야하는 법과 원칙 중하냐가 아닐까.(p 56)

시험과 경쟁 제도의 패배자들은 근로조건의
향상의 권리가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노동 혹은 주변부 노동으로 낙인찍힌자들예 대한 사회적인식인듯하다.(p.53)

이 서열제도의 핵심엔 학력 그리고 여러 형태의
시험제도가 자리잡고 있는듯 하다. 재력이나
혈통 같은 것만으로는 서열제도가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다. 노력과 자기희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환상이 있어야 이 시스템은
더 강고하게 유지되는 법이다. 그리하여 서열은
정당한 것이 되고, 그를 바탕으로 한 불평등과
여러 부정한일들 또한 정당한 것으로 포장될 수 있다. p.186~187

그렇다. 인생은 꼭 그렇게 꼭 무슨 역전같은 것을
해야만 행복한 것은 아닐 것이다. 인생은 여전할
때도 마찬가지로 행복한 거 아니냔 말이다.죽거나 다치지 않고 오늘의 일상이 무난히 진행되는 것. 그것 또한 지극한 행복이다. p.237

인생에 대해 돌아보고 삶의 의미에 대해 살펴보는
일에 꼭 대단한 지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 사회의 모순과 사회 불평등을 판단하는 데에도 대단한 지식과 정보가 있어야
한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p.243)

삶의 탄탄한 내공이 전해지는 글들. 그 안에서
저자가 사회의 여러 시선속에서 자신을
굳건히 단련시켰음을 알게 됩니다.

#노동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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