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비판 - 민주주의에 대해 우리가 말하지 않는 것
조형근 외 지음 / 코라초프레스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광장비판>은 한국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광장'을 찬양하기보다, 그 안에서 끝내 충분히 말하지 못했던 질문들을 여섯 명의 저자가 각자의 시선으로 풀어냅니다.

최근 한국 정치사는 광장으로 압축되어 보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민주주의를 자랑하는 데 머물 것이 아니라, 우리는 왜 이토록 자주 광장으로 나가야 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자리에 있었든 없었든, 광장 이후의 시간은 모두의 삶에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신자유주의와 능력주의가 만들어낸 혐오와 차별이 광장 안에서도 반복되는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광장에서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던 능력주의와 불평등, 퀴어·노동·계급·자본·정치·대학·진보정치의 현재를 이야기합니다. 읽는 내내 무겁고 답답하기도 했지만, 그래서 더 지금의 우리 사회를 직시하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떠드는 일은 쉽지만, 타인을 고려하지 않는 확신과 교조는 얼마나 위험한지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또한 우리 사회의 불평등을 촘촘히 짚어내는 문장들은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특히 조형근의 "불평등 축소를 민주주의 수호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말은 광장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책임이 없는 신념은 추상적이고 공허한 것이지만, 신념 없는 책임 역시 관료주의적이고 영혼 없는 억압기제로 전락할 뿐이다." (p.219)

정고은의 말처럼, "비관적이기만 하거나 비장하기만 한 운동의 서사에서 벗어난 새로운 상상력의 원천을 찾을 수 있"(p.286)으며, 그 답은 결국 우리의 일상 속 민주주의에서 시작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광장비판 #민주주의에대해우리가말하지않은것 #코라초출판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는 무엇을 알고 있니?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306
아리아나 필즈 지음, 아라셀리스 거메이 그림,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권의 그림책이 제게 조용한 질문을 건넸습니다.
『너는 무엇을 알고 있니』
표지에는 그림 아리아나 폴즈, 글 아라셀리스 거베이 순으로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글을 쓴 아라셀리스 거베이가 시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 책을 덮을 때까지 문장마다 시처럼 오래 머무는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너는 무엇을 알고 있니?"

이 질문을 던지는 존재가 '사랑'이라는 점이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사랑을 묻는 데는 익숙했지만, 사랑이 제게 질문을 건네는 순간은 낯설고도 따뜻했습니다. 무엇을 알기 위해 우리는 매일을 살아갑니다.

"나는 두려워도 말하는 법을 알아.
날마다 차근차근 나아갈 줄도 알지."
알고 있다는 것을 아는 일.
알고 있는 것을 오래 기억하며 살아가는 일.
그 소중함을 다시 배웁니다.

"씨를 따라 뛰노는 아이들의 까르르 웃음 소리와
씨앗을 심었던 노인들의 팔꿈치와 발가락을 알아." 이 대답을 하는 존재는 누구일까요.
책을 읽을수록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많다는 사실을 마주했습니다. 더 귀 기울이고, 더 낮은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어졌습니다.

사랑으로 시작된 질문은 결국 다시 사랑으로 돌아옵니다. 나를 위해, 그리고 소중한 누군가에게 천천히 읽어 주고 싶은 그림책.
우리는 모두 다르기에, 아름다움을 '아는 것'을 넘어 '느끼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전해 주는 책이었습니다.

곧 있을 책모임에서는 이 질문을 함께 나눠보고 싶습니다.
"너는 무엇을 알고 있니?"
오늘, 당신은 어떤 대답을 품고 있나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작성한 솔직한 기록입니다.

#너는무엇을알고있니 #시공주니어그림책 #추천그림책#독서모임지원이벤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웹툰이라는 전쟁터 - <뷰티풀 군바리>부터 <이세계 퐁퐁남>까지, 웹툰을 둘러싼 논쟁적 순간들
위근우 지음 / 돌베개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웹툰이라는 전쟁터>는 웹툰의 역사에서부터 웹툰을 둘러싼 논쟁적인 이슈들을 다룹니다. 저자 위근우는 대중문화 비평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스스로 웹툰의 독자였다고 밝히는 그가 전하는 웹툰이라는 거대 시장은 말 그대로 전쟁터입니다. 최근 나오는 대부분의 드마라와 영화가 웹툰의 실사화 ㅡ비중이 높습니다. 실화 과정의 캐스팅부터 , 웹툰이 가졌던 문제를 고스란히 복기하는 영상작업에 대한 우려까지 우리는 웹툰이라는 문화의 영향 아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저자는 이렇게 밝힙니다.
"이 책의 관점은 문화전쟁의 전선에서 내가 취한 정치적 입장이라 해도 될 것이다, 여기 있는 글들은 조금도 중립적이며 않으며, 종종 특정 대상이나 담론에 대해서는 공격적인 입장을 숨기지 않는다."(p.10)
.웹툰의 독자는 아니지만, 청소년들과 많은 이들이 웹툰의 영향 아래 있음을 알고 있기에 이 책은 저에게 의미를 가집니다.

책은 2015년 웹툰을 중심으로 벌어진 이슈들이 어떻게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웹툰에서 표현의 자유, 창작의 자유라는 미영 아래 혐오와 차별을 재생산하는지 면밀히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웹툰 작가의 노동 환경에 대해서도 놓치지 않습니다. 수차례 불거진 쟁점에서 저자는 "혐오 표현의 해악에 대한 비판적 논의와 창작의 자유는 결코 대립하지 않으며, 오히려 권력의 부당한 개입에 맞설 문화적 차원의 권위를 위햐서라도 우리에겐 더 나은 논의가 필요하다."(p.72)라고 반복해 주장하는데요. 논의가 필요하다는 논의만 오랫동안 우리는 반복하고 있는 건 어닌지 생각해 봅니다.

온라인 상의 혐오가 '엽기' 문화에서 시작점을 찾는 저자의 입장은 한창 엽기 토끼가 유행이었을 때를 떠올리게 합니다. "즉 엽기 코드를 비롯한 온라인의 탈권위적 유머는 부당한 권위에 저항하고 해체하는 쾌감을 주기도 하지만, 이러한 문화는 유머를 발화하는 이들이 져야할 도덕적 부담감을 너무 쉽게 감면해준다. 이 지점에서 탈도덕은 매우 쉽게 반도덕적인 방향으로 넘어갈 수 있다."(p.89)

"작품과 독자가 서로의 정당성을 보중하는 공생 관계 속에서 작품은 혐오 대상에 대한 징벌 서사를 주저함없이 진행하며, 독자 역시 자기변명조차 없이 혐오할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이 쾌감의 본질은 도덕적 절제로부터의 해방감이다. 문명은 제약일 뿐이다."(p.108)

저자는 웹툰을 소비하는 독자와 그것을 탄생시키는 작가, 그리고 플랫폼의 면면을 들여다 봅니다. 지금, 우리에게 남는 것은 창작의 영역인 웹툰이 혐오의 거대한 전쟁터를 벗어날 수 있느냐는 질문이겠지요.
"작품의 동시대성이란 그 시대 통념의 재현일까, 동시대의 모순으로부터 새로운 윤리를 고민하는 것일까, 동시대의 반영에 민감한 웹툰이라는 장르에서, 당대의 인기를 넘어서는 예술적 인장을 남기는 건 결국 후자일 것이다."(p.234)

자본주의를 살면서 돈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이 정당한 일일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역사를 통해 응징과 복수 외에 다른 방법이 있음을 , 그래서 인류가 망하지 않았음을 아는 우리에게는 다른 대안들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듯 합니다. 그것이 앞으로 웹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저자는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 가장 꼴도 보기 싫을 때조차 사랑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일이다. 이 책을 쓰는 일이 그러했다. 상대가 반갑게 환대해주지 않을지언정 쉬지 않고 문을 두드리고 그 두드림이 울림이 되어 전해지길 바라며." (p.263)

#추천책
#웹툰을둘러싼논쟁적순간들
#웹툰비평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저 하루치의 낙담
박선영 지음 / 반비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저하루치의낙담(@banbibooks
'못 할 것 같다'는 낙담은 영원할 것 같지만, 이 책은 말합니다. 그저 하루만 낙담해 보자고.
책을 읽으며 나와 닮은 마음을 만나고, 다른 삶 앞에서는 잠시 멈춰 서게 됩니다. 누군가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반갑습니다.

1990년 대학을 다닌 X세대인 저자가 신문기자로 살아오며 치열하게 고민하고 분투한 기록이자, 책으로 향하는 안내서이기도 합니다.
"세상을 나의 속도로, 작지만 깊게. 천천히 오래 들여다보며 살고 싶다."

크지 않은 바람 같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17년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근속기념여행을 퇴사기념여행으로 바꾼 저자의 선택이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저자가 선택한 삶의 많은 장면은 저는 미리 포기했거나 선택지에조차 올려놓지 않았던 것들입니다. 그럼에도 삶의 무대에서 고민하는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윤리적 허영과 도덕적 용기, 그리고 자기직시를 통해 문제를 마주하는 태도가 깊은 울림을 줍니다.

"부끄러움이란 이 간악한 인간종에게 얼마나 필수불가결한 훌륭한 교사란 말인가." (p.51)

"존재의 진면목이란 그가 한 일만큼이나 하지 않은 일에서 또렷하게 드러나는 법이니까." (p.55)

특히 「우리가 멀어질 때」를 오래 붙잡았습니다.
"멀어지고 있지만, 나는 너희들을 사랑하고 있어."
관계에도 이기고 지는 것이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저는 어쩌면 늘 지는 사람일지 모르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멀어졌더라도 그 시절의 사랑만은 오래 기억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아이의 사춘기와 저자의 성장기, 그리고 평범한 일상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들이 따뜻했습니다. 나를 넘어 다른 세계로 데려가는 글, 진실한 글. 말한 것과 말하지 않은 것 사이에서 부끄러움을 품고 자신을 겸허히 드러내는 이 책이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

#추천에세이
#박선영작가에세이
#낙담한다는것은생을사랑하고있다는증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의 상처는 사적이지 않다 - 국가 폭력과 사회적 참사가 새긴 트라우마의 차근한 회복을 위하여
정찬영 지음 / 잠비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신의상처는사적이지않다 는 서울제대로도서전에 참여한 소년의서(@boysbookshop ) 책방지기의 추천으로 산 책입니다.
"국가 폭력과 사회적 참사가
새긴 트라우마의 차근한 회복을 위하여"라는 부제에서 드러나듯 1980년 5월18일 광주를 비롯해,세월호,제주 항공 여객기 참사등 사회적 참사 피해자들 곁에서 증언 치유를 해온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정찬영의 기록입니다

저자는 학교 폭력의 피해 당사자,탈 성매매 여성 등 사회적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이들의 사례를 통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사회적 자본'으로서의 회복탄력성을 제안합니다.'증언 기록이 아닌, 심리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풀어 쓴 이 책을 통해,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고통에 공감하고 서로를 연결하는 동안,
집단 트라우마에 기인한 분열과 갈등은 서서히 통합되어 갈 것이다.민주주의로 가는
느리지만 단단한 길이다. 기억이 재구성되고, 시민들이 연결되는 동안 과거가 현재를 돕고, 현재는 미래를 도울 것이라 확신한다."(p.9)

1부 ' 우리 곁의 나르시시스트들'과
2부 '정치인 나르시시스트와 영적 나르시시스트'는 인상적이었습니다.
해당하는 여러 리더들을'떠올릴 수 있는데요.이들 정치인 나르시시스트를 대처하기 위해, "사회 전체의 구조적. 문화적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p.(182)는 저자의 주장은 새겨야겠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노력의 핵심은 '타인과의 연결'을 회복하는 것이다. 즉. 건강한 상호주관성과 협력이 작동하는 가정, 학교,직장,사회를 만들어야 한다."(p.182)

책은 최근 조사와 증언이 진행된 5.18 성폭력'피해자들의 증언도 실려 있습니다. 페이지를 넘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고통으로 괴롭지만 증언한 분들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읽고 기억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겠지요. 피해와 고통의
시간을 기억하고 관심가져야겠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 지 알려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