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꼬땡감 마음이 커지는 그림책 13
석인수 글, 전병준 그림 / 을파소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똥꼬 땡감
석인수 글, 전병준 그림, 2011|32p.|을파소, 이용대상 : 저학년


혼자서는 부끄럽고 무서워 못하던 일들도 어떤 순간에는 자기도 모르게 힘들이지 않고 뚝딱 해치울 때가 있다. 기쁨, 두근거림, 인생에서의 새로운 첫 경험의 환희, 약간의 죄책감을 동반한 뿌듯함. 언젠가 한 번은 해보고 싶었지만 감히 자신이 그런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꿈에도 생각지 못한 일을 해낼 때는 언제일까? 그건 바로 친구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다. 어린 시절, 소꿉동무들과, 개구쟁이 친구들과 같이 한 짓궂은 장난들, 청소년 때 부모님 몰래, 선생님 눈을 피해 난생 처음 도전했던 수많은 일들이 모여 우리 인생의 ‘추억’이 된다.

감서리로 유명한 ‘삼총사’는 씨 없는 감으로 유명한 시골 동네에 산다. 어느 날 삼총사는 동네에서 제일 달고 맛나기로 소문난 기차할배네 감나무를 서리하러가기로 한다. 셋이 모이면 겁나는 것이 없지만 이 날만은 쭈뼛쭈뼛 발걸음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기차할배에게 잘못 걸리면 작대기로 개 패듯 맞을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용기를 짜내어 살금살금 가 익지도 않은 땡감 세 개를 따왔는데, 한 친구가 그만 땡감을 먹고 똥꼬가 막혀버렸다. 친구의 똥꼬를 작대기로 파내고 기뻐하는 삼총사, 첫 눈이 내리는 날 다시 감따기에 도전하는데 감을 따려는 순간 방문이 벌컥 열리더니 할배가 나오신다. 잽싸게 매미채만 내려놓고 담장밖에 숨었는데 할배가 방에 들어가고 나서 보니 매미채 속에 꿀맛 같은 빠알간 홍시 세 개가 들어있다. 이 빨간 홍시는 어떻게 매미채 속에 들어가 있었던 걸까?

얼마 전 개봉한 영화 ‘써니’도 가슴 뭉클한 추억이 만들어낸 영화다. 이제는 중년이 되어 남편과 아이 속에 자신의 삶을 묻어버린 중년의 여인들이 꿈 많던 어린 시절의 동무들과 재회하며 현재의 자신을 찾아간다는 이야기다. 그들에게서 잃어버린 옛 시절의 나를 찾고자 하는 수많은 중년 관객들 때문에 화려한 스타하나 등장하지 않은 이 영화가 대박이 났다. 세상에 소중한 것들이 많이 있지만 정말 소중한 것은 오래 시간이 흘러도 잘 잊혀 지지 않는 것들이다. 지금 우리 아이가 공부는 잘 하는지, 학원은 잘 가는지만 점검하지 말고 친구들과 재미있게 잘 놀고 있는지도 가끔씩 점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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