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 - 용인술의 대왕
장야신 지음, 박한나 옮김 / 휘닉스드림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용인술의 대왕 조조

삼국통일의 위업을 달성한 위나라를 우리는 조조의 나라라고 말한다. 후대에 들어서 통일을 이루었지만 통일의 바탕은 조조의 업적임을 부인하지는 못할 것이다. 내가 기억하는 조조는 지략과 처세술의 달인(?) 정도로 이해되었고 삼국지의 모든 판도는 유비형제의 활약에 맞추어져 있다. 그리고 어릴 적부터 암암리에 박혀 온 선과 악의 이분법 논리에 따라 교활함과 잔인함으로 대변되어온 조조는 악의 부류로 분류되어 내 기억의 한편에 자리를 하고 있었다. 과거의 역사를 재해석하고 평가해야 하는 것은 우리 후대의 몫이지만 한 시대의 인물과 왕조를 건들기는 쉽지 않은가 보다. 어쩜 우리는 승자와 기록자의 입장을 중심으로 기술된 역사이기에 우리의 그 시대의 진실성과 인물의 진면목을 놓치고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조조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것보다 조조의 왜곡된 시각을 바로 잡게 하는데 기여를 했다고 본다. 난세영웅쯤으로 이해할 것이 아니라 당시의 개혁자였으며 미래지향적 현실 정치가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사람을 등용하고 품고 이용하는 정치적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볼 수 있다. 사람을 보는 눈이 정확하고 적재적소에 투입하는 용인술이 난세에 뛰어난 정치가의 면모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그리고 원칙에 충실하면서 현실을 정확히 읽고 과감히 버릴 줄도 아는 결단력이 현실 속에 우리 정치인과 경영인이 배워야 할 덕목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
이 책을 통해 지연과 학연에 의지하여 줄서기가 성행하는 요즘 정치 문화에 쓴 소리를 간접적으로 내뱉고 있다. 선거 때마다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자기 사람 찾기에 급급하고 아무 대책 없이 사람을 쓰고 당선 후 일정 정도의 논공행상이 펼쳐지고 결국 집권 말기에 온갖 비리에 연루되어 씁씁한 뒷맛을 남기는 정치인의 모습이 다반사이다. 올바른 정치 철학도 없고 도덕성마저 저버린 이러한 정치 세태에 반드시 필요한 정치 모델을 제시하고 있으며 정치 교과서로서 가치를 드러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200여 페이지의 방대한 분량만큼 조조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삶과 철학, 문학, 지성까지... 삼국지처럼 드라마틱한 장면도 제시되지 않는다. 그리고 사실주의 입장에 충실한 역사서 한 편을 큰맘 먹고 읽지 않으면 도파가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생동감 있고 충실하게 제시된 삶의 흔적들을 다시 곱씹으며 읽어보는 것도 좋을 성 싶고 옛 시대를 살았지만 현실 속에서 조조의 모습을 찾아보는 것도 썩 재미있는 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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