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어스 라이프
맥스 루가비어 지음, 정지현 옮김, 정가영 감수 / 니들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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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는 이미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자잘한 정보와 조건을 알만큼은 안다.

책, 미디어, 혹은 입에서 입으로, 모르려야 모를 수가 없는 시대다.

중요한 것은 모르는 것은 아닌데 또 그렇다고 정확하게 아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건강한 습관을 위해서는 행동이 필요한데 쉬우면서도 명확한 정보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 편으로 자신의 몸이 어딘가 이상하다고 느끼는 시점은 항상 어느 정도 병이 진전된 후이기도 하다. 당장 통증이 느껴지니 알게 되는 것은 당연한데 아프기 전에 예방을 하면 좋으련만 그게 영 여의치가 않다. 저자가 병으로 어머니를 잃고 나서야 건강 습관의 전문가가 되었듯이 말이다. 어린시절에 맞은 예방주사의 효력을 생각하며 매우 신중하게 읽은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저자는 생활습관의 개선을 크게 6가지로 분류했는데 영양, 수면, 스트레스, 운동, 해독, 정신 이다. 인위적으로 채우거나 비워낼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자연친화적인 방법의 유용성을 강조한다. 햇빛을 하루 30분은 꼭 쬐고 굳이 헬스장을 안가더라도 집안에서의 소소한 움직임으로 시작해도 되며 가능한 한 유기농으로 음식을 만들고, 규칙적인 수면시간을 유지하라고 말한다. 이름도 외우기 어려운 영양성분을 따지는 것도 중요하고, 비싼 비용을 써가며 몸 관리를 하는 것도 나름 성취욕을 자극하겠지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실리’에 있다는 것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어떤 획기적인 새로운 방안을 제시한 것은 아니지만 왜 그래야만 하는지를 명확한 수치와 연구과정의 결과로 쉽게 풀이해줘서 맹신하듯 그냥 따라하다가 포기도 재빠른 뭇사람의 이해도를 높여준 것도 이 책의 장점인 것 같다. 아울러 어쩔 수 없이 대기오염과 미세먼지와 각종 플라스틱 같은 유해물질과 동고동락해야 하는 도시인들에게 건강한 건강습관을 길러주는 지침서가 되어줄 것임도 분명해 보인다.

“몸이 어떤 장소에 있느냐도 무엇을 먹는지만큼이나 중요하다.”

도시에도 햇빛이 쏟아지고 뒷산에는 신선한 바람이 분다. 하루30분, 일주일에 하루. 발걸음을 옮기자, 몸을 움직이자.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건강법의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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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심 연습 - 심아진 짧은 소설
심아진 지음 / 나무옆의자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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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을 즐겨 읽었었다. 단편소설은 왠지 미완성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작가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다 썼겠지만 말이다.

나이가 들어가매 ‘촌철살인’이 빛을 발하는 소설집에 자꾸 손이 가는 것은 세상의 빠른 변화와도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긴 소설을 조용히 사유하며 읽을 여유가 없다.

단편소설도 길다고 요즘은 스마트소설이라고 해서 그야말로 짧은 소설도 많이 나오는데 이 책은 그 짧은 소설의 정석같이 느껴진다. 서너 장의 분량 속에 반전이 있고 웃음이 있고, 감동이 있다.

제목이 무관심 연습이라기에 세상사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자기애를 발휘하는 내용인줄 알았는데 그 반대였다. 자기 자신에게 무관심하면 바깥을 보는 시선이 좀 더 깊고 냉철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나는 그렇게 이해했다.

만남, 어긋남, 얽힘, 열림, 던져짐. 다섯 가지로 분류된 책의 차례만 봐도 인생의 변화무쌍함이 한 눈에 들어온다. 아니, 순서라고 해야 되나. 만남 뒤에 오는 악연과 인연들, 용서와 망각, 혼자 남거나 사라지는.

<섬의 여우>의 ‘여자’는 뒤뜰에 나타난 여우의 밥을 챙겨주는 일이 중요한 일과인데 나중에는 그 일에 매우 골몰하게 된다.

자신이 여우를 못볼까봐가 아니라 여우가 자신을 못볼까봐 양치질도 주방에서 하고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참는 ‘여자’의 모습에서 도시에서 섬으로 떠나왔지만 여전히 완전한 고립을 원하지 않는 인간의 외로움을 보았다.

비록 저자는 위태한 상황의 ‘여자’를 살리는 것이 관심을 주고 돌봐주는 여우 한 마리면 충분하다는 의도였겠지만 그랬다면 여우의 밥만 챙겨줘도 되는 일이 아니었겠는가. ‘여자’가 원한 것은 여우와 마주보는 것이었다.

이 이야기만이 아니라 다른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얼마간의 거리를 둘 때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부대끼면 문제가 생긴다. 선의의 거짓말도 하게 되고<두 자매>, 공포를 일으키기도 하고<낙차>, 죽음에 이르기까지 한다<개와 개>.

어느 정도의 무관심은 자신에게나 타인에게나 유용하다는 것을 이 짧은 소설들이 말해주고 있다. 짧지만 내용만은 장편 못지않은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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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만지다 - 삶이 물리학을 만나는 순간들
권재술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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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대선투표를 했다는 뉴스를 보니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어린시절 시내극장에서 ‘스타워즈’를 보며 머릿속 상상을 영화로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는데 이제는 달을 넘어 우주를 넘나드는 시대가 온 것이다.

별을 보며 달을 꿈꾸고, 은하수를 건너 우주를 항해하는 그 모든 처음에 물리학이 있음을 알게 된 것 또한 새로운 발견이다.

 

물리학을 전공한 과학교육 박사인 저자는 딱딱할 것만 같은 우주 물리학 책을 반짝이는 우주 문학책으로 글을 풀어 썼다. 복잡한 숫자의 향연 속에서도 부록처럼 달려있는 한 편의 시 덕분에 한결 편안하게 읽었던 것 같다.

‘인류의 문명이 별을 보면서 시작되었고 과학 또한 그러하다’는 서론을 읽으면서 시선이 절로 창밖을 향했다. 주로 밤에 독서를 하는 편이므로 하늘은 어두웠지만 도시의 야경이 별보다 더 찬란했다. 과학이 별을 앞서간 게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별은 보기보다 멀리 있다.

지구상의 어떤 것에도 뒤쳐질 수 없다. 저자도 단언한다. “돈이 현실이라면 별은 이상이다.” 이상이 현실을 만드는 매개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원자와 분자, 다윈의 진화론, 유전자, 만유인력, 상대론, 물리학을 말할 때 쓰는 용어지만 사람과의 관계형성에 맞춰서도 얼마든지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십분 느꼈다. 역시 이상과 현실은 삶의 화두다. 이토록 오랜 세월 우주를 향한 염원이 끊임이 없는 것은 인간의 본성인 것 같고 말이다. 저자는 ‘원초적 방랑벽’ 때문이 아닐까 하고 말하는데 그런 것도 같다.

무엇보다 지구의 자전축이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계절이 생겼다는 사실에 새삼 감동했다.

지구가 평면일수도 있고 똑바를 수도 있었는데 둥글기 때문에 밤과 낮이 있고, 삐딱하기 때문에 사계절을 만끽할 수 있다니, 우리는 정말 지구에게 큰 혜택을 받은 것이다.

물리학으로 별과 달, 지구를 측정하고 관찰하는 것이 미지의 세상에 대한 탐구심도 있겠지만 우리가 얼마나 많은 혜택을 받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칼 세이건이 지칭한 ‘이 창백한 푸른 점’ 이 나와 우주적 인연으로 맺어진 사이임을 자각한 것도 이 책을 읽고 얻은 덤 이다.

오늘따라 별이 더 가깝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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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모 있는 클래식 잡학사전 ㅣ 클래식 잡학사전 1
정은주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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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드라마에 빠졌다.

클래식 음악학도들의 꿈과 사랑에 관한 내용인데 두 남녀 주인공들의 고민이 상반된다.

한 명은 재능은 없지만 바이올린을 잘하고 싶고, 한 명은 재능은 있지만 피아노가 즐겁지 않다. 하고 싶은 일과 타고난 재능의 괴리는 모든 사람들의 ‘숙제’인 것 같다.

아는 곡만 알고 모르는 곡은 전혀 모르는 클래식에 관해 호기심이 생긴 것도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쉽사리 손을 놓지 못하고 매달리게 하는지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계절이 계절인 만큼 악기들의 선율도 귓가에 계속 맴돌기도 하고.

 

클래식 칼럼니스트라는 직업이 있는지 이 책을 읽고 처음 알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일을 한다는 것의 즐거움과 기쁨이 곳곳에 배어있어, 연신 유쾌한 기분으로 글을 읽었다. 덕업일치를 이룬 저자가 참 부러울 뿐이다.

소위 예술을 한다면 그 중에서도 클래식을 한다고 하면 ‘재능’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클래식의 거장이라 불리는 음악가들에게 그 재능은 정말 타고난 소질이라는 것을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느꼈다.

헨델,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바흐. 하지만 저마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인생이었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사랑에 아파하고 우정에 기대어서 자신을 불태워 음악가의 삶을 끝까지 걸어간 그들의 희로애락은 범인과는 다른 점이 있었다.

‘바람과 하늘 그리고 바다를 노래할 수 있는 자유로운 예술이 음악’ 이라는 드뷔시의 믿음이 그 사실을 뒷받침 해 준다. 누군가에게는 불륜이 될 수 있고 괴벽이 될 수도 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적인 그 마음만큼은 진심이라고 생각한다. 경제적으로,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음악을 놓은 이들은 없었기에.

세상을 아우르는 모든 것이 음악이라고 생각했던 그들의 믿음이야말로 클래식을 지금까지 유지시켜온 원동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클래식 잡학사전답게 음악가뿐만 아니라 그들의 무기나 다름 아닌 악기들의 종류와 명칭, 역사도 흥미로웠다. 오케스트라의 어우러짐의 미학이 어디서 오는지 어렴풋이나마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누구나 어린시절 피아노 학원을 한 번쯤은 기웃거려보았을 것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귀를 기울이게 되고 마음이 따라가게 되는 것. 클래식이 가진 은근한 힘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준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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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X 미국 대선, 그 이후의 세계
김준형 지음, 문정인 추천 / 평단(평단문화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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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 내 총기 판매가 급증하는 이유로 코로나 19와 인종 차별에 이어, 대선에 대한 우려도 포함된다는 인터넷 뉴스를 보았다. 트럼프나 바이든 어느 쪽이 이기든 폭동은 자명하다고 생각하는 미국인들이 많다는 것이다. 2020년 미국대선의 향방은 이렇듯 자국 내에서조차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국제정치학 교수이자 국립외교원장인 저자는 그 어느 때보다 지금의 대선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쓴 것 같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코로나19와 인종차별이 맞물린 틈새에 새로운 대통령의 역할이 앞으로의 미국이나 나아가 세계 여러 나라에 직간접적으로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재선이 기존의 정책을 유지하는 쪽으로 나아간다면 무슨 변화가 있겠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미국의 상황을 보면 변화는 필수불가결 하다.

무엇보다 트럼프 자신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으니 만약 재선이 된다면 다른 방향의 정치노선을 걸을 수도 있다. 이러나저러나 예측할 수 없는 미국의 대선은 한미동맹의 우리나라에도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의료체계의 민영화로 미국과 유럽 몇몇의 방역실패로 선진국의 민낯을 본 이 시점에 저자는 제3의 대안을 내놓는다. 운송과 통신의 발달이 필수적인 글로벌 가치사슬이은 지속되기 어렵고, 나라간의 각자도생은 악화일로일 뿐이니, 지리적으로 가까운 지역적 국제협력을 바탕으로 한 지역 가치사슬의 구축이 그것이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눈치 볼 필요 없이 서로의 능력과 신뢰를 가진 중추적 국가들 간의 연대는 정치에 문외한인 나도 고개가 끄덕여질만큼 합당해 보인다.

오랫동안 미국정치에 대해 공부한 저자의 통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의 선거역사와 치르는 방식에 대해서 자세히 알게 된 것도 좋았다. 11월의 대선 이유가 농업국이었을 때 농번기가 지나고 겨울이 오기 전에 치르기 위해서라는 것이나, 완전 직선제도 아니고 선거인단을 통한 간접선거도 포함된 복잡한 선거제도라는 것을 인지하게 되니 갑자기 시야가 폭넓어진 느낌도 들었다.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선거제도나 방식도 알고 싶어졌다. 저자도 코로나 19로 인해 세계가 서로 문을 꽁꽁 닫는 것보다 좀 더 유연한 대처방식을 고안해내서 안전한 무역과 교류를 원한다.

미국의 정세를 자세히 쓴 것은 대표적일 뿐이지 그 외의 나라에 대해서도 알아야만  하는게 아닐까. 한 나라의 구심점을 뽑는 선거의 중요함을 새삼 느낀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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