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에 투자하라 - 코로나 팬데믹이 불러온 부의 대이동
가메이 고이치로 지음, 현승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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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이 오면 너도 나도 말한다. “금을 사놔야 하나?”

금융, 귀금속 애널리스트인 저자가 ‘마지막 은신처’ 라고까지 지칭하는 금의 존재는 기실 불황이든 호황이든 항상 우위에 있다. 비상수단인 동시에 투자가치로서 금은 불변하다.

어린시절 즐겨 본 서부영화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장면을 떠올려보면 물 한 방울보다 더 쓸모없이 느껴지는 광산의 금을 등장인물들은 목말라 죽을지언정 포기하지 않는다.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가치가 있는 것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자연스레 각인된 금의 가치는 오랜 세월 축적된 ‘공동환상’임에 분명하다. 일상생활에서 훨씬 더 많이 소용되는 지폐 역시 마찬가지지만 상황에 따라 발행액을 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코로나 팬데믹이 불러온 부의 대이동’ 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이 책은 지금이야말로 금에 투자할 적기라고 말하고 있다. 경제활동이 활발하지 않으니 고정 지출이 나갈 일이 없고 지원대책으로 통화량이 늘어나니 그에 따른 화폐하락은 금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채굴할 수 있는 광산 수명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사실도 주의할만하다. 한때 주요 생산국인 남아프리카는 산출량이 현저히 줄어 중국, 미국 등에 추월당해 8위라고 한다. AI를 이용한 첨단기술로 생산효율은 배로 늘이고 새로운 광맥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금 자체의 불변과는 달리 광산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어느 나라가 전쟁태세만 갖춰도 역시 금은 상승한다. 하지만 오래 가지 않고 리스크도 크지 않다는 것은 새롭게 알게 된 부분이다. 예측 불가능한 전시는 한때는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지속적일 수 없다는 것이다. 전쟁이 길어서 좋을 게 뭐가 있겠는가. 저자는 무엇보다 금가격의 장기적인 방향은 달러의 앞날을 살피는 것과 같아야 한다고 하는데 달러가 기축통화(국제간의 결제나 금융거래의 기본이 되는 통화)이기 때문임은 자명하다. 어디서나 통용되는 화폐의 가치는 금의 가치와 비등하다고 나름 생각한다.

주식, 부동산, 비트코인 등 투자처는 많지만 고정적이면서도 유동적인 금은 상승 잠재력이 다양하다.

‘돈의 난을 돈으로 제압하는 흐름’속에서 금에 투자하라는 저자의 의도가 잘 읽힌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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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란 무엇인가
이인화 지음 / 스토리프렌즈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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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들어 가장 많이들은 단어가 ‘메타버스’다. 이른바 MZ 세대가 아니고 보니 생소한 단어가 귀에 들리면 십중팔구 인터넷용어나 게임용어가 분명하다. 아예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정통으로 아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에서, 비약하는 온라인 세계는 따라잡기 버겁다.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 바람결에 들은 게 전부라서 좀 더 정확하게 알고 싶어 책을 펴들었다. 이화여대의 교수를 역임한 저자는 작가로써도 인지도가 있는데 <리니지2>로 게임폐인의 세계에 입문했다는 소개가 우스우면서도 왠지 누구보다 더 ‘메타버스’에 대해 잘 알 것 같다는 믿음을 준다. 함께 <헬게이트 런던>을 하면서 안면을 텄다는 ‘아는 동생’의 게임으로 인한 흥망성쇠가 실제적으로 느껴지는 것을 보면 이론보다 경험은 역시 중요하다.

“궁극적으로 이 책이 제시하려는 명제는 윌리엄 워즈워스가<무지개>에서 말했던 진리,‘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다.’가 될 것이다.”

3살짜리도 스마트폰을 조작할 줄 아는 시대에 저자의 이 한 문장은 메타버스를 정의하는데 매우 적절하다. 온라인상에서 활약하는데 연령이 무슨 상관일까 싶지만 메타버스에서는 13세가 주도적이며 그 이하(8~12)와 이상(13~19)을 연결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이미 만들어진 캐릭터와 규칙 속에서 고급아이템으로 레벨을 올리는데 집중하는 기존의 게임과 달리 아바타를 이용한 가상세계에서 자신만의 콘텐츠로 개발자가 되어야 하는 특성상 주사용자가 어린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원칙이 없고 규제가 없고 제한이 없는 무한대의 상상만으로 충분하다. 아름다웠지만 킬러의 시대는 가버렸다는 저자의 비유는 비정하기까지 하다. 무엇보다 킬러의 시대에 그들은 현실도피로 온라인게임을 택한 면이 없지 않아 있다. 게임에 몰입함으로서 가정, 학교, 직장과의 분리를 원했지만 메타버스는 정반대다. 메타버스에는 현실에서 존재하는 모든 것이 다 구현된다. 학생이라면 가기 싫은 학교를 가상세계에서 또 간다.대신 3가지가 있어야 한다. 재미, 의미, 보상. 저자는 메타버스에서 취득한 아이템의 확실한 소유권을 주장하며 가상자산의 안정성이 완벽한 디지털 전환사회를 가져온다고 역설한다.

코로나 팬데믹이 이미 오래전에 만들어졌다 시들해졌던 메타버스의 부활을 불러왔다. 비대면의 시대에 온라인상에서의 경제시스템은 중요하다. 창의력의 대가는 정당해야 한다고 나름 생각한다. 실질적으로 어떻게 프로그램하고 조작하는지는 아직 직접 해보지 않아서 자세하게 잘 모르겠지만 메타버스의 이점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고 싶은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하게 되는 것은 역시 경험에서 나오는 진실성이라는 생각이 든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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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책 읽는 가게입니다
아쿠쓰 다카시 지음, 김단비 옮김 / 앨리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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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가 취미인 사람들에게는 눈이 번쩍 뜨이는 제목이다. 도서관이나 북카페와는 전혀 다른 개념의 가게라는 것은 한 눈에 알 수 있다. 저자가 책에서 누누이 말한 바와 같이 기존의 장소는 책이 있다는 공통점 말고는 책을 읽는다는 행위에 대한 ‘태도’에 중점을 두는 곳은 아니기 때문이다. 몰입하는 독서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한 번 쯤은 생각해봤을 듯한 ‘책 읽는 가게’만의 특별함은 무엇인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총 3부로 구성된 책의 1부는 저자의 책 읽는 장소를 찾기 위한 순례기다. 어떤 도구나 특정한 공간이 필요하지 않은 책 읽기는 사실 장소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시간과 금전적인 부분이 일상생활에 많은 지장을 주는 것도 아니라서 독서가 취미인 사람들은 여러모로 운이 좋다고 나름 생각한다. 요즘은 전자책으로도 나오니 IT시대에 뒤떨어지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 곳에서 아무렇게나 독서를 할 수는 없다. 크기는 작아도 무한한 세계가 들어있는데 어떻게 가볍게 치부할 수 있겠나. 독서가 숙제가 아니라 유쾌하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최고의 취미이기 때문에 더욱 기쁘고 즐겁고 알차게 누리고 싶다는 저자의 마음을 십분 공감한다.

집, 도서관, 북카페, 바, 펍, 커피 체인점까지 적합한 곳을 찾기 위한 공들임은 진정한 독서인들을 대변하는 것 같다. 여러 곳에서 책을 읽어보고 파악한 문제점 역시 독서인들만이 이해함직하다. 저마다 목적을 갖고 바쁜 사이에서 혼자 책을 읽고 있는 이질적인 행위, 차를 시켜놓았지만 오랜 시간을 보내기에 괜한 눈치 보이기, 몰입을 방해하는 주위의 소음과 너무 어둡거나 너무 밝은 조명.

공간이 주는 분위기와 그 공간을 공유하는 사람들 간의 유대, 지속가능한 가게운영을 위한 길고 긴 규칙을 내세운 ‘후즈쿠에’라는 책 읽는 가게를 연 저자의 목적은 단순하고 명료하다. ‘책 읽는 가게는 책을 실컷 읽으려고 벼르고 오신 분에게 최상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설계, 운영되고 있습니다.’ 안내문에 쓰인 문구가 가게를 연 전부다. 가게의 안내문과 메뉴가 열두 페이지나 되는 것도 오롯이 몰입하는 독서, 존중받는 독서, 나아가 손님과 가게 모두 손해를 보지 않아야 함으로써 오랫동안 책 읽는 가게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저자의 의지인 것이다.

독서가 취미여서 나 역시 기쁘고 즐겁고 자부심마저 느낀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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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 지성의 이야기
정아은 지음 / 문예출판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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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이 없는 시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들은 비상식적인 언동을 마음 내키는 대로 행한다. 애초에 상식과 비상식의 경계를 모르거나 ‘실수’라고 가볍게 여길 여지도 있다. 결과적으로 그에 따른 처벌이 법적으로 미비하다 생각되면 사회적 매장 수순으로 넘어간다. 보통사람보다 미디어에 많이 노출되는 ‘공인’에게는 치명적이다.

최근 가장 많이 듣는 법적 용어가 ‘무고죄’인 걸 보면 저자의 의도는 매우 현실적이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직설적이다. 당사자가 아니면 진실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며, 설사 진실이 밝혀진다고 해도 한 번 달린 꼬리표 떼기는 결코 용이하지 않다.

문학평론가인 지성은 근래 정치평론을 하면서부터 문화평론가로 불리고 시간강사이지만 교수라고 불리기도 한다. 자신조차 정체성이 모호한 와중에 갑자기 ‘기억의 오류’가 난무하는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정권의 부정부패를 역설하며 친구에게 쓴소리 하다가 배신자로 찍혀 안팎으로 심란한데 술을 마신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떠보니 낯선 여자와 함께 있다. 오랜 동료이자 후배인 시인 민주는 하룻밤 지성과 보낸 후 고백을 하지만 지성이 거절하자 제 삼자를 통한 ‘미투’ 고발을 하고 얼마 뒤 죽음에 이른다. 순식간에 별거상태인 아내의 상습구타범이 되고 함께 일했던 편집자와 작가지망생에게서 미투선언이 연달아 올라오면서 모든 사회적 고리가 끊어지기 시작한다. 중요한 것은 지성이 그 모든 일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허위사실 유포죄로 가능한 한 많이 고소하십시오.” 변호사를 찾아가 상담하는 지성은 당당함 반, 체념 반의 심정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기억이 없고 이제껏 누릴 만큼 누렸다는 자포자기에 그래도 누명은 벗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미련이 남는다.

반전의 반전이 있는 결과 역시 진실 반, 거짓 반이다. 허울뿐인 겉모습만으로 어떻게 타인을 속속들이 이해할 수 있겠는가. 처음부터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 한다면 상대방이 오해하지 않게끔 말하고 행동했어야 하는 것이다. 지레짐작이 무고를 양산하는 듯하다.

지성도 마찬가지다. 기억이 나지 않지만 혼자 있는 것보다는 좋으니 전혀 모르는 여자와 함께 생활하고 기억이 나지 않지만 민주가 그렇다고 하니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다. 자신이 오해할만한 행동을 먼저 해 놓고 유야무야 하니 상대방은 상처받고 혼자 아파한다. 오랫동안.

전문작가인 저자가 자신이 체험한 작가들의 세계를 배경으로 말하고자 한 것이 어떤 이슈 단 한 가지는 아닐 것이다. 우리 모두가 당사자가 될 수도 있고 구경꾼이 될 수도 있고 토론자도 될 수 있으니 항상 깨어있는 시각으로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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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의 진상 - 인생의 비밀을 시로 묻고 에세이로 답하는 엉뚱한 단어사전
최성일 지음 / 성안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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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단어에 대한 사유는 지극히 주관적이다. 각자가 겪은 경험이 다르니 고유어로써는 같아도 연상되는 내용은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시점에 이르러서는 세상사가 엇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별 특별할 것도, 아주 아닌 것도 아니라는.

TV프로듀서인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세상을 어느 정도 살았으므로 이제 단어들에 숨은 진상을 캐내보려고 한다고 말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진상보다는 공감이 더 어울린다. 일종의 연대의식조차 느껴지는 것은 역시 어느 정도 살았다는 전제가 매우 일리 있게 여겨지는 것과 같다.

제목이 빠진 시 한편에서 유추한 단어를 다음 장에서 확장된 에세이로 읽는 형식은 수수께끼를 푸는 재미를 선사한다. 틀리면 틀리는 대로 맞히면 맞히는 대로 수긍하게 하는 것도 단어 하나에 여러 가지 뜻이 내포되어 있다는 또 다른 의미의 진상일 수 있겠다.

어디서나 눈앞에 존재하는 사물의 진상, 일상에서 부대끼는 생활의 진상, 희로애락을 말하는 인생의 진상. 저자가 분류한 3가지 단어의 진상에서 정답을 맞힐 확률이 가장 높은 분류는 무엇일까. 시를 먼저 읽으면 사물이고 에세이를 먼저 읽으면 인생이지 않을까.

너는 결코 나를 속일 수 없다며 숫자를 나열하는 저울, 인생은 다 그렇게 쓰다는 커피, 환상적인 효능이 가장 고귀한 거짓말이 된 박카스’ 등, 사물은 일관적인 면이 다분하다.

반면에 멍하니 혼자 밤하늘을 바라본다거나, 바람결에 떠나보내는 끈적한 이야기 하나가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금방 감을 잡기가 어렵다. “그래도 인생 살 만하셨죠?” 라며 소회를 묻는 대상자가 누구인지 특정하기에 조금은 긴 이야기가 필요하다.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주안점을 둔 생활은 소주에는 비가 어울리는 듯 하고, 젖은 몸 뒤척이며 울 때는 자신이 빨래 같이 느껴지며, 누구에게나 이번 생은 처음이라 서투를 수 있다는 586세대를 위로한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시와 에세이, 더불어 위트가 넘치는 일러스트까지 단어의 진상을 넘어 삶에 대한 진심이 느껴지는 독서였다. 어느 날 문득 글이 쓰고 싶어졌다는 저자의 바람이라고 확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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