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도 습관입니까? - 무기력을 날려버린 엄마의 아작 습관
지수경 지음 / 바이북스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 살 버릇 여든 간다.’ 라는 말은 진리다.

그만큼 한 번 형성된 버릇, 습관, 성격을 바꾸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나쁜 습관 버리기보다 좋은 습관 하나 만드는 게 더 나은 방법이라는 걸 오래전에 깨달았지만 그것도 용의하지는 않다. 나쁘다거나 좋다거나 하는 것도 상대적인 것이다.

한창 주위에서 미라클 모닝을 할 때 혼자 미라클 애프터눈을 하면서 자괴감에 빠졌다.

별 계획 없이 무조건 일찍 일어나려니 몸도 마음도 힘이 들었다.

습관에 대한 책을 세권이나 쓴 저자가 목표보다 목적을 이야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누구나 다 하는, 해야 한다는 습관 말고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쉬운 습관을 먼저 만들기를 역설한다. 허점만 많아 보이는 자신의 인생을 단번에 바꿔줄 획기적이고 거창한 습관이 아닌 오늘 하루를 잘 보낼 수 있는 작은 습관 하나면 된다고 말이다.

오늘 하루가 내일이 되고 한 달이 되고 1년이 된다. 눈으로 잴 수 있는 결과가 아닌 과정을 즐기는 것으로 지속가능한 습관이 되고 인생을 좌우하는 습관이 될 수 있음을 누누이 강조한다.

물 두 잔에서 시작된 실행으로 더 큰 목표를 실현시킬 수도 있겠구나 하는 자기효능감을 언급하는 대목에서는 당장 팔굽혀 펴기 한번, 책장 한번 넘기게 만든다.

‘작은 성공이 큰 성공을 이룬다.’ 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나의 경우 기상과 함께 침상을 정리하는 오래된 습관이 있다.

방을 깨끗하고 정돈돼 보이게 만드는 것이 침대라고 생각한 뒤로 침상 하나만이라도 정리정돈 해보고자 했다. 한두 시간 뒤에 다시 눕더라도 낮잠을 자더라도 일어나면 무조건 정리를 하는 나 자신이 내심 자랑스럽다. 하지만 꾸준한 습관이 그것 하나뿐이라는 사실은 실망스럽기도 하다. 날씨가 안 좋아도 몸이 아파도 할 수 있는 대체습관과 본래 하던 습관 앞뒤로 다른 습관을 이어서 하는 연동습관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이 수긍이 간다.

작고 쉬운 습관 하나를 꾸준히 오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좋은 습관을 늘여가는 것도 중요한 것이다.

무기력한 본인의 모습을 따라하는 딸을 보고 변화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저자의 아작 습관은 딸의 성장과 함께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것도 습관이냐고 쉽게 말하지만 어떤 행위를 반복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하라는 이 한마디가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책의 전부이자 핵심인 이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예술, 가지다
주연화 지음 / 학고재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술전시회를 꾸준히 다녔다.

그림은 물론이고 공예, 조각, 판화, 유물을 전시한 박물관도 열심히 관람했는데 어떤 안목이 있다기보다 그저 손으로 창조한 작품을 보면서 감탄하는 즐거움이 전부였다.

수십 년 전 초기 국제아트페어의 미술품의 가격은 그리 비싸지 않았다.

연차가 어느 정도 된 직장인의 월급으로 충분히 살 수 있는 미술품이 많았는데 나는 굳이 살 이유를 못 느꼈다. 전시회에 출품할 정도의 작품을 걸어두기에 내 방은 어울리지도 않고 투자가치품으로는 더더욱 생각할 수 없었다. 되돌아보고 후회하는 그림이 많은걸 보면 역시 안목은 중요하다.

문화예술경영대학의 교수인 저자도 미술을 아우르는 예술의 가치를 높이는데 안목을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정확히 말하면 작가를 발굴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갤러리들의 안목과 애정을 말이다. 17세기 가치보증시스템이라는 살롱에서 낙선한 마티스와 세잔, 신예 피카소의 전시를 처음 열어준 볼라르 같은 화상이 여러 방면으로 그들을 후원했다는 사실은 오늘날 활발한 갤러리의 역할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단지 보고 감상하고 종교적인 색체가 다분한 작품을 프롤로그에서도 언급한 의미가 좋고 보기도 좋고 투자도 되는 다변화 시장으로 만든 것이다. 아니 그런 순서로 나아가는 노력과 자성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금전적 가치만을 바라보는 맹목적인 투자는 어느 분야에서나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 부동산이나 주식과는 달리 예술의 세계에서는 작가와 갤러리, 순수한 일반 고객까지 피해를 입을 확률이 크다.

한편으로 코로나19의 여파로 물리적 공간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미술계도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데 메타버스를 위시한 가상, 증강현실을 아우른 NFT 아트가 대세다.

디지털로 제작한 작품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토큰화해서 거래하는 디지털드로잉이다.

사람의 손을 거치기보다 아이디어와 디지털의 결합이라는 형태인데 자신만이 소유할 수 있다는 고유성은 획기적이나 예술작품으로써의 가치는 불문명한 것 같다.

저자는 미술품의 금전적 가치와 더불어 감상적, 장식적, 사회적, 역사적, 미학적 가치를 누누이 강조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사회에 대한 개념 있는 메시지가 담긴 작품이 현대미술이 추구해야 하는 방향이라고 말한다.

어느 때보다 미술시장에 대한 관심과 호응이 뜨겁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작품을 구상하고 시장성을 확대해 나가야겠지만 기본적인 가치들은 염두에 두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나는 너무 오래 따뜻하지 않았다
차현숙 지음 / 나무옆의자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의 이력에 쓰인 오래전에 읽었던 소설의 제목이 솔직히 반가웠다.

작가의 이름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제목이 기억이 나다니. 그만큼 인상 깊게 읽었다는 반증이다. 2년 전 정신의학과가 있는 층수를 누르면 엘리베이터안에 있는 사람들이 다 쳐다본다는 어느 주부의 에세이를 읽었는데 14년 전에 나온 그 소설은 온통 우울증에 관한 우울한 이야기로 가득 차있어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도 있구나 싶다.

여전히 사람들은 감정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기분장애를 금기시한다. 당장 나조차도 가족이 공황장애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운전할 때마다 손에 땀이 나고 가슴이 뛴다는 증상뿐인데 갑자기 받아든 병명 앞에서 서로 시선을 피하기에 급급했었다.

허구로만 생각하던 내용이 사실은 저자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것을 이 에세이집을 읽고 알았다. 유명한 연예인의 가족이라는 것도. 그때는 소설로 표현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지금이라고 해서 크게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지만 우울과 무기력함에 잠식되어 헤어 나올 수 없다는 저자에게는 적기인지도 모르겠다.

저자가 그토록 바라는 ‘열정’ 역시 언제 발현되는지 시기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혹자는 우울증이 유전이라는 발언에 이의를 제기하지만 저자의 유년시절을 들여다보면 가족들이 처한 환경이 전염의 성격을 뛴다는 것은 자명하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상처는 치료할 여지를 주지 않으니 점점 더 커지고 우울이라는 형태로 가족 내에서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재혼한 엄마를 따라온 언니들과의 불화, 만나적도 없는 큰언니와 잘 살줄로만 알았던 조카들의 사고 같은 죽음은 저자에게 불안의 씨앗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우리는 흘러간 자신의 과거에 대해 관대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아침을 맞이하고 현재를 살 수 있다. 또 그래야만 미래에 대한 불안한 생각도 자리 잡지 못한다.”

저자는 우울증의 기저에 원망과 억울함을 떨쳐 내버리지 못한 불행했던 지난시절이 자리 잡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한때 글쓰기가 인생의 구원이었지만 또다시 과거의 그림자에 사로잡혀 꽤 오랫동안 침잠해 있다가 가족의 비밀을 털어놓듯 글을 쓴 이유는 그래서 납득이 간다.

과거를 털어버리는 일이 우울을 털어 내버리는 일이고, 다시 글쓰기에 대한 열정을 가져올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누구나 조금의 우울과 매일의 불안에 시달린다. 그런 시간을 길게 끌고 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살면서 나쁜 기억만 있었던 것은 아닐 테니 좋은 기억을 떠올려보면 그런 시간은 금방 지나 갈 것이다.

열정을 다해 쓴 글이 분명한 저자의 다음소설이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여름방학
양이경 지음 / 포춘쿠키 / 2022년 9월
평점 :
품절


제목다운 시를 기대했다.

유년시절 여름방학만큼 기대와 설렘이 가득한 날들이 또 있을까.

되돌아볼 여지가 많은 시들이 있으리라 기대를 하고 시집을 열었지만 낯선 시인의 이름만큼 낯선 시들로 가득해서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으레 ‘시’라고 하면 조금은 뜬구름 같은 단어의 나열을 자의적으로 해석해가며 읽는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여타의 시들과 다른 현실적이고 직설적인 시들이 생소하게 다가왔다.

제목과 내용이 상반되어서 시 한편을 다 읽을 때쯤에는 추리소설에서나 봄 직한 반전이 느껴진다. 시인의 개인사와 현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두루 잘 내포되어있어 별 다른 정보가 없는 시인의 이력을 짐작하게 하는 것은 글이 곧 자신임을 표현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준다.

누구나 여름방학을 맞이해 물놀이를 갔던 추억 하나쯤은 있다.

‘나’는 처음으로 놀러간 바닷가에서 밀려온 파도에 한순간 정신을 잃는다.

“너까지 잃어버리는 줄 알았잖아.” 눈앞에 나타난 일그러진 표정의 엄마는 ‘나’를 끌어안고 울먹인다. “나, 아빠를 봤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는 말이 없고 손등으로 아이스크림은 흘러내리고, 여름이 지나간다.

누구나 물놀이가 즐거운 추억만으로 채워져 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튜브를 끼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물살에 밀려 둥둥 떠내려갔던 아찔한 기억이 있다. 해수욕장에서 미아가 될 뻔한 적도 있다. 팔목에 천막번호가 적혀있었기에 망정이지.

‘나’가 그 찰나의 순간 이미 잃어버린 아빠를 보고, 엄마는 또 가족을 잃어버릴까 가슴 철렁하는 장면이 생생하게 느껴진 이유다.

시집에는 보이지 않는 이면에 존재하는 상황을 애매하면서도 한편으로 선명한 이미지를 앞뒤로 배치해 꿈인지 생시인지, 상상인지 경험인지 경계가 모호한 시들이 다수다.

산문과 달라야 한다는 운문의 정의는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제목답지 않게 서늘한 시집 한권을 읽으니 본격적인 겨울이다.

사계절에 자유로운 시의 매력이 새롭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핀치 오브 매직 3 : 펜들윅의 마녀들 ㅣ 핀치 오브 매직 3
미셀 해리슨 지음, 김래경 옮김 / 위니더북 / 2022년 10월
평점 :
품절


저자는 영국 데번에 있는 오래된 집에 밀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직접 찾아가보기도 하면서 비밀의 방이 책을 쓰는데 좋은 소재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모험과 도전이 가득한 이야기에 빠질 수 없는 장소며 그야말로 상상속 마법의 세계를 열어주는 곳으로 적절하다.

특히 새집의 옷장 안 밀실은 어느 나라 어느 때에 상관없이 흥미를 유발하며 두려움을 넘어서게 만드는 매개가 된다.

오랫동안 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던 까마귀바위섬을 떠나 펜들윅이라는 마을로 이사를 오면서 플리스, 베티, 찰리가 한층 더 성장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익숙한 곳을 떠나 낯선 곳으로 오게 된 자매들은 왠지 음울한 기운이 감도는 새집과 마을의 필윙스와 라이트윙 자매에게도 알 수 없는 위압감을 느낀다.

“불안한 것들은 못 들어오도록 막을 때 쓰는 방법이야. 사람들은 무언가를 지키는데 소금을 썼어. 나쁜 것은 소금을 못 넘거든”

‘검은 새 오두막’을 둘러싼 소금을 본 할머니의 한 마디는 앞으로 일어날 일들의 서막을 예고하고, 동서고금을 막론하는 소금의 효용은 새삼스럽다.

모든 면에서 자신보다 돋보이는 언니를 내심 부러워한 베티가 제일 먼저 그런 수상쩍고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것은 왕성한 호기심과 모험심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가족들에 대한 사랑이 바탕에 깔려있음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

마녀라는 의심을 받고 사라져버린 이들의 이야기는 베티의 의구심을 키우고 방안의 옷장 속 밀실에서 몇 년 전 그 집에 살았던 아이비 벨의 초상화와 일기를 통해 사건의 전말을 유추해가는 와중에 이미 마을사람들과 플리스는 마녀자매의 주술에 걸리고 만다. 베티와 찰리, 그리고 마녀에 의해 노파의 모습을 하고 잡혀있던 아이비의 필사의 탈출이 시작된다.

자매들에게 타인의 눈에는 자신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지만 서로는 볼 수 있는 마술 같은 힘을 가진 마트료시카 인형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젊음을 유지하고 싶어한 사악한 마녀들의 온갖 술수에도 굴하지 않고 함정을 피해 달아나기에 때로 용기와 지혜만으로는 부족할 때가 있는 법이다.

하지만 마녀들이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주술을 사용할 수 있었던 반면에 자매들이 한 가지 마법만으로 그들을 물리칠 수 있었던 이면에는 역시 언니 플리스와 가족을 비롯한 마을사람들을 구하고자 하는 정의로운 마음이 원동력이 된 것은 분명하다.

단지 마법 한 줌 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밀고 나간 용기 한 줌만으로 마을을 구한 자매들의 활약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생생함과 재미를 안겨준 책읽기 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