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가지다
주연화 지음 / 학고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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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전시회를 꾸준히 다녔다.

그림은 물론이고 공예, 조각, 판화, 유물을 전시한 박물관도 열심히 관람했는데 어떤 안목이 있다기보다 그저 손으로 창조한 작품을 보면서 감탄하는 즐거움이 전부였다.

수십 년 전 초기 국제아트페어의 미술품의 가격은 그리 비싸지 않았다.

연차가 어느 정도 된 직장인의 월급으로 충분히 살 수 있는 미술품이 많았는데 나는 굳이 살 이유를 못 느꼈다. 전시회에 출품할 정도의 작품을 걸어두기에 내 방은 어울리지도 않고 투자가치품으로는 더더욱 생각할 수 없었다. 되돌아보고 후회하는 그림이 많은걸 보면 역시 안목은 중요하다.

문화예술경영대학의 교수인 저자도 미술을 아우르는 예술의 가치를 높이는데 안목을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정확히 말하면 작가를 발굴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갤러리들의 안목과 애정을 말이다. 17세기 가치보증시스템이라는 살롱에서 낙선한 마티스와 세잔, 신예 피카소의 전시를 처음 열어준 볼라르 같은 화상이 여러 방면으로 그들을 후원했다는 사실은 오늘날 활발한 갤러리의 역할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단지 보고 감상하고 종교적인 색체가 다분한 작품을 프롤로그에서도 언급한 의미가 좋고 보기도 좋고 투자도 되는 다변화 시장으로 만든 것이다. 아니 그런 순서로 나아가는 노력과 자성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금전적 가치만을 바라보는 맹목적인 투자는 어느 분야에서나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 부동산이나 주식과는 달리 예술의 세계에서는 작가와 갤러리, 순수한 일반 고객까지 피해를 입을 확률이 크다.

한편으로 코로나19의 여파로 물리적 공간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미술계도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데 메타버스를 위시한 가상, 증강현실을 아우른 NFT 아트가 대세다.

디지털로 제작한 작품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토큰화해서 거래하는 디지털드로잉이다.

사람의 손을 거치기보다 아이디어와 디지털의 결합이라는 형태인데 자신만이 소유할 수 있다는 고유성은 획기적이나 예술작품으로써의 가치는 불문명한 것 같다.

저자는 미술품의 금전적 가치와 더불어 감상적, 장식적, 사회적, 역사적, 미학적 가치를 누누이 강조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사회에 대한 개념 있는 메시지가 담긴 작품이 현대미술이 추구해야 하는 방향이라고 말한다.

어느 때보다 미술시장에 대한 관심과 호응이 뜨겁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작품을 구상하고 시장성을 확대해 나가야겠지만 기본적인 가치들은 염두에 두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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