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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날엔 꽃떡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ㅣ 책고래마을 37
김바다 지음, 이은선 그림 / 책고래 / 2021년 4월
평점 :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 라는 말이 있다. 눈에 예뻐 보이는 것은 맛도 좋고 쓰임새도 좋고 여러모로 좋다. 라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이 그림책의 제목과 표지만 봐도 침이 고이고 입가가 저절로 올라가는 이유와 같다.
떡에 관한 속담도 많고 특정한 날엔 떡을 돌리며 자축하거나 축하를 한다. 비록 옛날만큼은 아니지만 나는 얼마 전까지도 자격증 시험을 칠 때나 개업한 가게에서나 새로 이사 온 옆집에서 주는 떡을 받아봤다. 너도 나도 제빵사가 되겠다고 하지만 떡 만드는 법을 배워서 떡가게를 하겠다는 사람도 많다. 여전히 좋은 날엔 떡이 제격이라고 여긴다. 거기다가 꽃이 들어간다니 정말 꽃떡맛은 어떤 맛인지 궁금하다. 그 맛이 어떤지는 꽃별 씨가 어떤 마음으로 떡을 만들어 주위 사람들에게 떡을 나눠주는가에 따라 더 특별한 맛을 내는 게 아닌가 한다.
색깔조차 딸기, 치자, 단호박, 오미자, 시금치 가루에서 내어 매화, 장미, 모란, 카네이션 모양으로 빚은 꽃떡을 만들어 꽃별 씨는 이웃들을 초대한다. 이웃들은 먹기 아까워하며 조금씩 깨물어먹는다. 아이 때처럼 정말 맛있는 음식은 아껴가며 먹듯 말이다. 꽃떡을 먹으면 행복하고 좋은 일이 생긴다는 소문이 퍼져 방방곡곡에서 사람들이 몰려온다. 꽃별 씨는 슬픔에 빠진 사람들을 찾아가 꽃떡을 나눠주며 위로하기도 한다. 혼자 외로운 아가씨에게는 쟈스민꽃떡을 사진을 보며 그리움에 잠긴 할아버지에게는 카네이션꽃떡을, 창가에 앉아 눈물 흘리고 있는 아주머니에게는 장미꽃떡을. 꽃별 씨의 꽃떡을 먹으면 기쁨도, 행복도, 즐거움도 두 배라며 사람들은 꽃떡가게를 열기를 원하며 푯말까지 만들어 온다. ‘좋은 날엔 꽃떡’ 가게 옆으로 또 다른 꽃떡가게들이 생기고 휑했던 마을은 꽃들이 만발하며 북적거리기 시작한다. 이젠 마을사람들도 꽃별 씨와 함께 슬픔에 빠진 사람들에게 꽃떡을 나눠주기 위해 찾아간다. 예쁘고 맛있는 꽃떡으로 인해 기쁨이 두 배로 커진 만큼 슬픔이 조금은 작아지길 바라며.
향기로운 꽃과 맛있는 떡과 행복에 겨운 사람들이 모인 꽃떡마을.
꽃별씨 한 사람이 꽃떡 한 접시 한 접시로 만들어진 마을은 한편으로는 사람들의 따뜻해진 마음이 모여 만들어지기도 한 것이다. 누가 뭐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꽃떡을 먹으러 찾으러 오고, 배우고 이웃에게 나누어주고. 강요하지 않고 떠밀리지 않고 순순하게 마음이 일어 만들어진 것이다. 폭신하고 부드러운 빵도 맛있지만 쫄깃쫄깃하고 달달한 고물이 잔뜩 들어간 떡의 고유한 맛은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기기에 충분하다.
보기도 좋고 맛도 좋은 꽃떡 그림과 함께 분홍빛이 도는 말랑한 송편이 생각이 나는 책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