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계사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는가 - 격변하는 현대 사회의 다섯 가지 위기
마르쿠스 가브리엘 지음, 오노 가즈모토 엮음, 김윤경 옮김 / 타인의사유 / 2021년 4월
평점 :
절판


민주주의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기이다. 민주주의를 쟁취하려는 국가들의 사투를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자유를 억압하면 자유를 갈망하게 되어있다. 하지만 또 너무 넘쳐흐르면 조금은 억제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억제하면 그 작은 규제마저 답답해한다. 진정한 민주주의가 어려운 이유이며 옛날이 좋았다는 푸념이 늘어나는 이유다.

이 책의 저자는 독일의 철학자로 현대철학에 새로운 반향을 일으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한다. 200여 페이지의 작고 가벼운 외적인 무게 속에 내용은 크고 묵직해서 그가 제창했다는 신실재론과도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신실재론이란 말 그대로 눈앞에 보이는 실질적인 것, 존재하는 것에 의미를 둬야한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의 실사구시론과 비슷한 개념인 것 같기도 하다. 정확한 논리와 진실을 바탕으로 옳고 그름의 가치판단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말이다. 저자가 현대사회를 위기에 빠뜨리는 요소로 가치, 민주주의, 자본주의, 테크놀로지, 표상(이미지)을 꼽으며 세세히 설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온전한 하나의 국가를 완성하는데 꼭 필요한 요소들이 모두 위기에 봉착했다. 선과 악으로만 구분 짓고 중립을 모른다. 민주주의사회에 사는데 왜 원하는 걸 다 들어주지 않느냐고 불평불만이 가득하다. 불투명한 시스템으로 인한 불공정함으로 윤리자본주의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생긴 여유시간을 다시 인터넷에 허비하며 인간관계의 부재와 원활하지 않은 소비활동으로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다. 보이는 그대로보다 보여주고자 하는 이미지로 우월성을 포장하고 결과적으로 착각에 빠진다.

5가지 위기가 내포하고 있는 내용의 핵심은 도덕진실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자본주의의 위기에서 도덕적 기업을 특히 강조하는데 환경위기를 해결하는 기업이 22세기를 이끌 수도 있다는 말로 도덕의 진보를 추구 하고 있다. 당장 눈앞의 편리를 위한 무분별한 산업발달로 인한 기후변화와 안전과 기본권을 무시한 노동력의 착취는 온 세계의 당면과제다. 팩트체크 없이 범람하는 정보는 무엇이 참이고 거짓인지 분간하기가 어려워 일반여론이 흘러가는 방향대로 돛대도 없이 그냥 휩쓸려 갈 우려가 있다. 자신의 주장도 신념도 없는 개개인들이야말로 한 나라의 위기가 될 공산이 크다. 인간의 도리와 상생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의 말대로 끊임없는 자기물음에 해답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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