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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아인슈타인
아이오나 레인즐리 지음, 데이비드 타지만 그림, 허진 옮김 / 위니더북 / 2023년 8월
평점 :
유년시절 기와집에서 살 때 집 지킬 요량으로 개를 한 마리 키웠다.
뒷마당이 정말 좁았지만 빨강지붕의 통나무집에 이름까지 새기고 훈련을 시킨다며 동생과 매우 분주했었다. 그 때 한창 액션배우로 인기 있던 중국배우의 영어이름으로 이름을 지었는데 용맹하고 날쌨으면 하는 마음에 고르고 골라서 지었던 생각이 난다.
다섯 살에 ⌜샘과 돼지⌟를 쓴 후 줄곧 작가가 되기를 소원했다는 저자가 책 속의 펭귄 이름을 아인슈타인으로 지은 이유는 그래서 두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똑똑하고 용감하고 모험심이 넘치는 펭귄에게 어울리는 이름임을 책을 읽을수록 실감하게 된다.
“저기, 펭귄씨, 우리집은 언제나 펭귄을 환영하니까 오고 싶을 때 언제든지 와도 된단다.”
시드니 동물원에서 쇠푸른펭귄 아인슈타인은 스튜어트 가족을 만나고 엄마의 작별인사에 그들의 집을 찾아온다. 제집처럼 서슴없는 아인슈타인의 행복한 모습에 이모젠과 아서는 다시 동물원에 보내기가 싫고 부모님은 당분간 데리고 있기로 한다. 파란색 작은 배낭에서 호주 시드니를 거쳐 런던의 곳곳을 찍은 아인슈타인의 사진을 보고 평소 버킷경감이 나오는 탐정물을 즐겨 읽는 이모젠은 금세 사건의 전말을 유추해내고, 아서는 몰래 아인슈타인을 가방에 넣고 등교를 하다가 테오라는 친구도 사귀게 된다.
여느 평범한 동물이 아닌 펭귄이었기 때문에 스튜어트 가족도 보통과는 다른 방식으로 아인슈타인을 대하는 모습이 간간이 웃음을 자아낸다. 삽화로도 알 수 있듯 아인슈타인은 아주 작은 몸집의 펭귄이다. 그 작은 몸에 배낭까지 메고 스튜어트 가족과 좌충우돌 뛰어다니는 이야기가 단순하면서도 경쾌해 보이는 펜화와 어우러져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함께 지내다가 갑자기 헤어진 친구 바위뛰기펭귄 아이삭을 보기 위해 과감히 동물원을 탈출한 아인슈타인의 바람은 단 한 가지였다. 그저 아이삭이 다른 동물원에서 잘 지내고 있는지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말 하지 못하는 동물이지만 그런 아인슈타인의 간절함을 알고 모험의 길에 동행한 스튜어트가족의 따뜻한 마음이 크리스마스 시즌의 배경과도 잘 어울린다.
한 여름날의 펭귄 탈출소동도 나름 재미있겠지만 제목만큼이나 완벽한 이야기에는 이 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 같은 동화이다.
쇠푸른펭귄이나 바위뛰기펭귄이 어떻게 생겼는지, 어디서 서식하고 어떤 먹이를 먹는지 궁금해서 찾아보게 만드는 것은 덤이다. 스튜어트 가족들이 아이삭을 한눈에 찾는 장면을 보면 저절로 알고 싶어진다. 많고 많은 펭귄중에 아인슈타인과 아이삭을 탄생시킨 작가의 의도를 수긍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