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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승자의 법칙 - 디지털 전환시대 경영 레볼루션 전략
홍기영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6월
평점 :
한 달 여전 지인의 결혼식을 다녀왔다. 오랜만에 높은 구두를 신고 하루 종일 서 있었더니 발에 탈이 났다. 바닥에 발을 대기가 무서울 정도라, 바깥을 나설 엄두가 나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뭐든지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보고 들어보며 소비하던 생활패턴이 바뀌는 건 한 순간이었다. 발패드까지 온라인 주문을 했다. 습관이란 무섭다.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부터는 결제까지 5분도 걸리지 않았다.
경제학 박사인 저자는 코로나19 이후 세계경제를 지배할 트렌드 세가지중 첫째로 디지털 전환을 꼽았다. 영원히 아날로그적 생활을 영위할 것만 같았던 내 행동의 변화가 사실을 뒷받침해준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보다 당장 움직이기 불편한 신체가 디지털 전환의 시작임을 온 몸으로 느끼며 읽어서 그런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에도 불구하고 책장은 잘 넘어갔다.
오랫동안 IT 4대천왕으로 불리던 마이크로 소프트,애플,구글,아마존은 팬데믹 상황에서 더 힘을 받는 모양새다. 자율 주행, 드론, 인공지능등 전 방위적인 체제를 가동중인데, 거기다 비대면을 전제로 한 생활에 있어서 손가락 하나로 주문, 결제, 배송까지 모든 시스템을 완비한 플랫폼을 갖추었으니 승승장구는 당연한 결과다.
외국뿐만 아니라 한국도 마찬가지다. 유통업계가 배달천하로 탈바꿈했다는 저자의 말만큼 적당한 표현이 있을까. 대표적인 배달의 민족은 본업도 아닌 부업삼아 시작한 사업이 4조 7.500에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인수될 만큼 커졌다. 대한민국의 대화법을 바꿨다는 카카오는 어떤가. 뉴스, 음악, 모바일 콘텐츠, 운송, 금융까지. 몇 여 년 전 친구가 카카오 주식을 샀다는 말을 그냥 흘려들은 게 안타깝다.
이들의 성공비결에도 탄탄한 플랫폼운영 능력이 밑바탕이 되었다. 승합차 호출서비스업인 타다 와 공유사무실 서비스로 부상한 위워크의 몰락이 무엇보다도 플랫폼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혁신기술에 막혔거나 빠졌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말에 동감한다.
반면 플랫폼의 발달이 N번방이라는 초유의 디지털 성범죄를 야기한 사건은 기업인의 윤리적, 사회적 책임감을 부각시킨다. 또한 “범죄 시스템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 것도 죄악에 해당된다” 고 말한 미국의 정치학자 한나 아렌트의 지적처럼 소비자의 입장인 우리는 공범이 아니라 고발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5G 기술인 4차 산업혁명의 활성화 분야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이라고 한다. 지금도 온통 말 한마디로 집 안의 모든 기기를 움직일 수 있는데 앞으로는 실제인지 가상인지도 모를 공간에서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세계를 체험할 수 있다는 말이다.
디지털시대의 변화의 끝이 어디인지 정말 가늠할 수 가 없다.
이것이 플랫폼 운영의 다변화를 지속적으로 전략적으로 알아야 할 이유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