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찮아지느니 불편한 사람이 되기로 했다
차희연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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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보다 먼저 한 발짝 나아가지는 못할망정 두 발짝은 늦는 성향으로 직장생활이 항상 힘들었다. 일은 서툴러도 사람은 좋다, 는 말을 들음으로써 그 힘듦을 상쇄하려고 했다.

저자의 표현대로 할 말도 못하면서 관계를 끊지도 못하는 나쁜 관계를 유지하면서 말이다.

꼼꼼하게 하느라 일이 조금 늦을 뿐인데 왜 그렇게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면서 나 자신을 낮추어가며 상대방만 높여주었는지 모를 일이다.

심리학자로서의 저자는 주도적인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여러 가지 예를 들어 말하지만 수십 년 직장생활을 포함한 사회적 경험을 한 나에게는 크게 두 가지가 마음에 와 닿았다.

첫 번째는 누가 뭐라 해도 내가 가장 믿고 편들고 친절하게 대해야 할 사람은 나 자신이라는 것이다. 모든 상황이 나에게서 비롯된다. 내가 참으면 동네북이 되는 것이고 상대방의 화를 받아주면 만만한 사람이 된다는 저자의 말처럼 내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진다. 항상 역지사지를 생각하며 공감하려고 노력했지만 나는 상대방이 아니고 될 수도 없다. 애초에 될 필요도 없었다. 그냥 나로서 할 말은 했어야 했다.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면 상대방에게 자존심 굽혀가며 에둘러 말할 필요도 없어지리라.

두 번째는 업무로 만난 공적인 관계는 난로처럼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까이 가면 너무 뜨겁고, 멀리 떨어지면 따뜻한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뜻이라는데 저자가 지향하는 바를 압축적으로 표현한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장 안과 바깥은 공간은 다른데 감정적으로는 보이지 않는 선을 제멋대로 넘나들어 관계조차 제멋대로가 되어간다.

듣는 사람인 내가 들어서 불편하다면 그 사실을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선을 넘었다는 것을 나도 알고 너도 알아서 기본적인 예의를 지킴으로써 관계를 오래 가져 가는 게 서로에게 득일 테다.

 

자신감에 차서 직설적인 날 것 그대로인 언어로 쓰인 책을 덮은 그 자리에 착한 사람이고자 하는 그래서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소리만 듣고 싶은 자존감 낮은 가 있음을 자각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나쁜 소리를 들을지언정 자존감 높은 가 되는데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책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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