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읽는 힘, 사기열전 - 2천 년 전 고전에서 배우는 70가지 인생 수업
김태현 지음, 사마천 원작 / 리텍콘텐츠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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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열전은 사마천이 지은 사기의 일부분이다. 전체 편수중 절반이 넘는 70편의 열전 내용을 저자는 야망과 처세: 판을 읽고 기회를 자는 방법, 권력의 민낯: 부귀영화와 뒤틀린 욕망의 끝, 리더쉽과 용인: 사람을 얻고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 신념과 의리: 시대를 거스르는 불멸의 가치, 전략과 통찰: 난세를 돌파하는 자유의 함, 경계인의 초상: 외면받은 영웅과 시대의 이면, 인생과 허무: 인간 존재의 본질과 마주하기라는 7개의 파트로 나누어 이야기하고 있다. 사마천은 흉노에 항복한 장군 이릉을 변호하다가 황제의 노여움을 사 궁형을 받고 사내로써 치욕적인 모습이 되었지만 사기를 만들게 되었고 그래서인지 사기의 내용에는 권력자를 향한 찬양만 있는게 아닌 비판적인 내용도 들어가 있게 되었다고 한다. 열전에 있어서도 성공한 인물들만이 아닌 성공과 실패로 나누지 않고 다양한 인물들의 모습들을 다루었다. 이 책은 인간관계와 처세, 성공과 실패를 역사 속 인물들의 삶을 통해 설명하며,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이 인생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하지만 현재에 이르러서 어떤게 올바른 선택인가는 어려운 문제이다.

우리는 흔히 정직하고 유능한 사람이 성공하고, 부정한 사람은 결국 실패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사마천은 그러한 믿음에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한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세상이 결코 정의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사마천이 기록한 인물들 가운데는 충성을 다하고 옳은 말을 하며 뛰어난 능력을 보인 사람들도 많았지만 그들이 반드시 행복한 결말을 맞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뛰어난 재능과 높은 도덕성을 갖추고도 억울하게 죽거나 몰락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사마천은 바로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았다. 그는 성공한 사람보다 실패한 사람들을 더 깊이 들여다보았으며, 영웅의 승리보다 인간의 비극을 통해 세상의 본질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래서 사기열전은 역사서인 동시에 인간학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두영이다. 그는 한나라의 외척이었지만 권력에 영합하기보다 옳다고 믿는 말을 하는 사람이었다. 황위 계승 문제에서도 소신을 굽히지 않았고, 그 때문에 두태후의 노여움을 사 관직을 잃고 궁궐 출입조차 금지되었다. 그러나 오초칠국의 난이 발생하자 그는 과거의 모욕과 서운함을 잊고 국가를 위해 대장군으로 나서 난을 평정하였다. 그의 충성과 군사적 역량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그의 말로는 비참했다. 무제 때 권력을 장악한 외척 전분은 과거 자신이 형처럼 모시던 두영과 대립하게 되었고, 결국 정치적 모함 끝에 두영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두영은 옳은 말을 했고, 능력도 있었으며, 자신때문에 처형되는 관부에 대한 의리도 있었다. 그야말로 영웅호걸이지만 그럼에도 살아남지 못했다. 이 대목에서 사마천은 세상이 반드시 공정하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냉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급암 역시 마찬가지다. 급암은 황제 앞에서도 거리낌 없이 직언을 하던 신하였다. 그는 권력자의 비위를 맞추기보다 백성과 국가를 위해 필요한 말을 하는 것을 자신의 임무라고 생각했다. 황제조차 그의 강직함과 충성심을 인정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정은 점차 황제의 뜻을 거스르지 않는 공손홍과 같은 인물들을 선호하게 된다. 결국 급암은 설 자리를 잃는다.

흥미로운 점은 사마천이 급암을 매우 높게 평가하면서도 그의 방식이 현실 정치에서는 한계를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옳은 말을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말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환경과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는 능력 역시 중요하다. 이는 단순한 아첨과는 다른 차원의 처세술이다.

협객열전의 곽해는 더욱 비극적이다. 그는 협객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따랐다. 그러나 그의 높은 명성은 결국 무제의 의심을 불러왔다. 곽해는 수도로 강제 이주되었고, 나중에는 자신과 무관한 살인 사건에 연루되어 처형당한다. 심지어 일족까지 멸문지화를 당한다.

사마천은 곽해를 통해 역설적인 질문을 던진다. 높은 영향력과 명성이 과연 축복이기만 한가? 권력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존재는 때때로 권력자에게 위협이 된다. 곽해의 죄는 실제 죄목이 아니라 그의 명성 자체였다고 할 수 있다.

사마양저의 삶 또한 비슷하다. 그는 군의 기강을 확립하고 큰 전공을 세운 명장이었지만 결국 간신들의 모함과 군주의 변심으로 인해 병을 얻고 쓸쓸히 죽는다. 더 나아가 그의 후손들까지 화를 입게 된다. 여기서도 능력과 충성은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다.

반대로 혹리열전에 등장하는 장탕과 의종은 흔히 악덕 관리로만 볼 수 없는 복잡한 인물들이다. 이들은 사리사욕을 채우지 않았으며 법을 누구보다 엄정하게 집행했다. 문제는 그 엄정함이 너무 날카로웠다는 데 있었다. 법을 칼처럼 휘두르다 보니 수많은 원한과 적을 만들었고, 결국 자신들 역시 모함과 함정에 빠져 몰락한다. 장탕은 자결하고 의종 또한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사마천은 혹리들을 비판하면서도 일정 부분 존중한다. 그들 역시 자신의 신념에 충실했던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법만으로는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고 말한다. 권력과 강제력은 질서를 만들 수는 있어도 존경을 만들지는 못한다.

이와 대비되는 인물들이 순리열전의 손숙오와 자산이다. 손숙오는 백성들을 억압하기보다 잘못된 제도를 개선하고 자연스럽게 교화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자산은 법을 공개하여 백성들이 법을 알고 따르게 만들었다. 법을 모르는 상태에서 처벌받지 않도록 한 것이다.

혹리가 두려움으로 질서를 세웠다면 순리는 신뢰를 통해 질서를 만들었다. 사마천이 순리들을 높이 평가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백성을 통치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보았기 때문이다.

성공한 인물들 가운데 범저는 특히 인상적이다. 그는 억울한 일을 당하고 죽음 직전까지 몰렸지만 결국 복수에 성공하고 진나라의 재상이 된다. 그러나 진정한 그의 장점은 출세가 아니었다. 범저는 자신의 권력이 위험해질 수 있음을 깨닫자 채택의 충고를 받아들여 미련 없이 물러난다.

이는 여불위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여불위는 상인으로 시작하여 천하의 권력을 손에 넣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진왕 정의 시대가 되었음에도 권력을 놓지 못했다. 결국 유배당하고, 몰락한 뒤에도 자신의 세력을 과시하다가 자결로 생을 마감한다.

상앙 역시 비슷하다. 그는 진나라를 개혁하여 강국으로 만들었지만 조량이 "이제 물러나 고향에서 여생을 보내라"고 조언했을 때 이를 무시한다. 결국 반역죄로 몰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이 만든 법에 의해 처형된다.

이들을 보며 성공의 핵심은 권력을 얻는 것이 아니라 버릴 때 버릴 줄 아는 것임을 알게 된다. 성공보다 어려운 것은 성공 이후의 삶이다. 반면 유경과 숙손통은 전혀 다른 처세를 보여준다. 그들은 급암처럼 정면으로 충돌하지도 않았고, 공손홍처럼 무조건 영합하지도 않았다. 가장 적절한 시점을 기다렸다가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말을 했다. 상대를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는 유연한 소통의 달인이었다.

만석군 석분은 또 다른 의미에서 성공한 사람이다. 그는 화려한 업적보다 절제와 겸손으로 가문을 지켰다. 자신뿐 아니라 자손들까지 존경받는 집안을 만들었다. 장석지 역시 법의 엄정함만을 내세우지 않고 신중함과 후덕함으로 사람들을 대했다.

흥미로운 것은 사마천이 직언만을 최고의 덕목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장석지와 풍당은 직언으로 이름을 남겼지만, 그들의 간언은 군주가 받아들일 그릇을 갖추었기에 가능했다. 반면 순우곤·우맹·우전은 익살과 해학, 재치를 통해 군주 스스로 깨닫게 만들었다. 상대를 정면으로 부딪쳐 설득하기보다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방식이었다. 어쩌면 이들이야말로 가장 뛰어난 소통의 달인이 아니었을까. 옳은 말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가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드는 것은 더 어려운 능력이다.

결국 사마천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한 성공학이 아니다. 그는 인간의 능력과 도덕성만으로는 세상을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한다. 세상에는 권력의 논리와 시대의 흐름, 인간의 욕망이 존재한다. 따라서 인생에서 필요한 것은 재능만도, 정의감만도 아니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 때를 아는 지혜, 물러날 줄 아는 절제, 그리고 상황에 맞게 자신을 조절하는 처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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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한번은 오디세이아 - 삶이 흔들릴 때 나를 지키는 고전 수업
샘 아크바 지음, 박미경 옮김 / 부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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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최초의 오디세이아 기억은 애니메이션이다. 우주선장 율리시스. 율리시스는 오디세우스의 영어식 표현이라고 한다. 아무튼 이 애니는 우주를 배경으로 트로이 행성에서 지구로 오디세이호를 타고 가다가 신과 엮여서 하데스의 왕국으로, 마지막으로 지구를 향하는 모험을 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엄청 재미나게 본건 아니지만 그럭저럭 재밌게 봤던거 같다. 다음으로는 영화 트로이가 개봉했을 때 나는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읽어보려고 했었는데 일리아스만 읽고 오디세이아는 읽지 못했었다. 최근에는 오디세이 영화가 개봉한다고 한다. 원작과는 어떻게 다를 것인가?

오디세이아는 트로이의 영웅 오디세우스가 자신의 집인 왕국이 있는 이티카로 귀환하는 과정을 그린 고대의 서사시다. 그 과정에서 오디세우스와 부하들은 불가항력적인 신들의 안배로 괴물들을 만나거나 여신과 마녀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그것은 영웅담이자 모험담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 인생에 한 번은 오디세이아는 고대 서사시를 인간의 삶과 내면을 이해하는 하나의 심리학적 텍스트로 읽을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이 책은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장의 작은 챕터들마다 연습문제라는 부분이 있어 오디세이아에서 보여지는 심리학적인 부분들을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도와주는 문제들을 내놓는다.

책 본문의 첫 부분에서 고대 서사시든, 오늘날의 삶이든 위험한 여정에는 통상적으로 붕괴, 혼란, 저항, 수용, 적응, 통합이라는 여섯단계를 거친다고 이야기하고있다. 오디세우스의 모험적 여정 역시도 이 단계를 거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을 수용하고 적응하여 통합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오디세우스뿐만 아니라 아들인 텔레마코스나 아내인 페넬로페 역시도 각자의 상황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테나 여신이 변한 아버지 친우의 도움으로 아버지를 찾아나서는 텔레마코스, 구혼자들을 달래고 지혜롭게 수의를 이용하는 페넬로페. 오디세우스 역시도 키르케나 칼립소의 유혹이나 세이렌의 현혹을 벗어나거나, 스킬라와 카리브디스에서는 최선의 선택을 강요받기도 한다. 키클롭스 폴리페무스와의 만남에서는 기지를 발휘하기도 하지만 오만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 신들의 뜻이나 오디세우스 몰래 선원들의 실수들은 오디세우스가 선택할 수 있는게 아니므로 결국 이를 받아들이고 그 상황들에서 최선을 만들기위한 노력을 추구해야 한다. 오디세우스는 긴 여정 속에서 왕이라는 지위도, 영웅이라는 명예도 여러 번 잃는다. 때로는 거지로 변장하고, 때로는 이름조차 숨기며 살아간다. 그러나 외적인 역할이 바뀌더라도 그는 자신의 목적과 신념을 잃지 않는다. 오디세우스는 많은 유혹과 갈림길 같은 환경의 변화 속에서도 자기 자신을 잃지 않는 인물이었다. 우리는 즉각적인 만족을 주는 선택과 장기적인 목표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한다. 결국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더 중요한 가치를 선택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오디세우스의 여정을 통해 알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우리삶의 하나의 목표를 이티카로 설명할 수 있고 그 목표를 향해가는 여정을 오디세이아와 겹쳐볼 수도 있다. 하지만 오디세이아에서도 그렇고 우리의 인생에서도 이티카에 도착하는게 모든게 끝나는게 아니고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고 우리인생은 계속되는 오디세이아의 연속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 여정은 결코 쉽지도, 곧게 뻗어있지도 않다는걸 미리 생각한다면 어려움이 있어도 극복하려고 노력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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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압축 조선사 - 500년 역사가 단숨에 읽히는 ㅣ 지식의 본질만을 압축하다, 초압축 시리즈
로빈의 역사 기록 지음, 유정호 옮김 / 믹스커피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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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조선사를 그다지 좋아하는건 아니라서 한국사 전체를 다룬 통사들에서 조선파트는 있었지만 조선사만 다룬 책은 거의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이번에 초압축 조선사는 어떻게 조선을 알려줄지 기대되었다.


이렇게 책의 대강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있다.

해시태그와 도표, 지도, 밑줄이 표기되었고 이외에도 사진자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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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로빈의 역사 기록은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다. 아래에 qr코드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나도 역사 유튜브를 몇개 보긴하지만 이 분은 보던 분은 아니었다. 하지만 메가스터디와 책을 출간했고 동아출판과 제휴하여 교수 학습 플랫폼에 영상을 제공한다고 한다.


이렇게 약간 노란색으로 중요한 부분에 마치 공부하며 형광펜으로 색칠해놓은듯 되어 있었다.


도표와 그림들로 알기 쉽게 보여주었다.


마지막 부분에는 주제와 핵심케워드, 각부분을 다룬 페이지가 어디인지를 표기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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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크게 1부 조선의 역사, 2부 조선의 정치• 경제 • 사회 • 문화로 이루어져 있다. 1부 조선의 역사에서는 조선의 건국부터 세도정치기까지의 주요한 역사적 사건들을 다루어서 필요한 부분들만 알려주고 있는데 나는 특히 붕당과 사화, 탕평으로 이어지는 흐름속에서 붕당의 변화나 사화의 원인, 탕평의 종류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어서 그 부분이 좋다고 생각했다. 다만 아쉬운 부분도 1부인데 아마도 전근대와 근현대를 나눈건지 세도정치부분에서 끝난다는 점이다. 조선사라는 이름답게 대한제국 이전까지 다루어주었다면 더 좋았을거 같았다.

2부 조선의 정치• 경제 • 사회 • 문화는 조선의 각종 조직과 제도, 과학, 농업, 수공업, 광업, 상업, 신분제, 건축, 예술, 가족, 교육, 성리학, 동학, 서학, 사상, 서양문물과 서민문화 등을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는데 비변사의 변화나 전세, 공납, 군역의 수취체제 변화 등을 알기쉽게 설명해주는 부분들이 좋았다.

조선에 대하여 흐름을 전체적으로 알고 싶은 사람이나 시험을 위해 주요한 내용들을 알고 싶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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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 인생 공부 - 오만과 냉정 사이, 천하를 가른 심리전 ㅣ 인생공부 시리즈
김태현 지음, 사마천 원작 / PASCAL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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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는 장기의 배경이자 춘추전국시대 이후 중국을 처음 통일한 진나라가 무너지고 한나라가 다시 통일하기까지의 이야기다.

이번 책 표지의 인물은 누구일까? 책속에 따로 정보는 없었지만 출판사의 소개글을 통해서 항우, 한신, 유방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사실 한신, 유방, 항우인줄;ㅋ) 그리고 어두워서 표지에 보이지 않지만 가운데 아래쪽에 한자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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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발산혜기개세 (力拔山兮氣蓋世)

시불리혜추불서 (時不利兮騅不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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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은 산을 뽑고 기운은 세상을 덮으나

때가 나를 돕지 않으니 추마도 나아가지 못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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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항우본기에 나오는 해하가(垓下歌)의 일부였다. 항우를 표현하는게 가장 유명한 역발산 기개세가 나오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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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반적인 초한지 소설이 아닌 사마천의 사기와 명나라 대의 종성이 지은 소설 서한연의를 바탕으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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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나라는 천하를 통일했지만 진나라의 법은 너무 가혹했다. 진승과 오광 역시 병사를 징발해 도착지에 가야했지만 폭우로 인해 기한을 지킬 수 없게 되자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있는가! 하며 난을 일으키게 된다.

진시황은 죽었어도 진나라의 힘은 아직 강했고 결국 진승과 오광의 난은 실패로 끝나게 된다. 하지만 이들이 처음 일어남으로써 여러 군웅들이 진나라에 반기를 들고 일어나게 되고 초나라의 항우나 패공 유방 역시도 봉기를 일으켜 일어나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항우의 장단점과 유방의 장단점 그리고 항우가 왜 실패했고 유방은 어떻게 성공했는지를 다루며 항우의 책사 범증, 유방의 신하였던 장량, 소하, 역이기한신의 활약 등을 보여준다.

해하전투 이후 항우가 죽고 유방이 한고조로 즉위한 이후에는 한신, 진평, 조참, 주발, 장량 그리고 영포와 팽월 등이 어떻게 몰락하거나 살아남았는지에 대한 내용들이 이어진다.

저자는 심리학적인 부분들을 적용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나는 두 가지를 주목했다. 하나는 변화다. 진승도, 항우도, 유방도 최고 권력자가 되자 변하였다. 그에 따라서 주변의 사람들도 누군가는 변화에 적응하고 누군가는 변화하지 못하고 또 누군가는 변하였지만 제대로 대처하지는 못하여 몰락하기도 하였다.

두번째는 사회화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최근에 사회화된 I, 사회화된 T, 사회화된 사이코패스 같이 사회화라는 말을 사용한다. 여기서의 사회화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상대방과 어울릴 수 있는 모습을 말한다.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상대의 요구를 일정부분 들어주고, 상대방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일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사실 유방도 건달로 재물과 여자를 좋아하고 막놀고 싶어하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책사인 장량이나 수하들의 조언을 듣고는 이를 참아내고 이른바 사회화된 모습을 보이는데 이것이 유방이 천하를 통일하게된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되었다. 변화에 대처하는 것과 사회화는 같은 것이라고도 보인다. 결국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어가 몰락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렇다.

다만 변화에 대한 방법들은 다 달랐다. 누구는 군말없이 묵묵히 윗사람의 말을 따랐고 누구는 여론에 민감하게 대응해 위기를 만들지 않았고 또 누구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은거하기도 한다.

한신을 시작으로 유방과 여후의 토사구팽 공신숙청은 쓰임을 다하면 버리는 배은망덕한 모습같기도 하지만 사실은 유방 자신이 항우의 천하에 굴복하여 한왕이 되었음에도 초 의제의 죽음을 명분으로 항우에 맞선 모양새이기때문에 자신도 공신들에게 똑같이 당할 수 있다는 걱정때문이 아니었을까 한다. 여기서도 유방은 항우처럼 오만하게 주변 부하들에게 왕작과 봉토만 내린게 아니라 제국을 유지하기 위한 제도정비와 더블어 공신들이 중앙과 서로간 연결되지 못하게 고립시킴으로써 한제국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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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천재 고려 - 최강대국에 맞선 작은 나라의 생존 전략
이익주 지음 / 김영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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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일본 우리나라를 둘러싼 강대국들은 옛날부터 지금까지 있어왔고 지금도 그 틈바구니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국가를 유지하며 살아오고 있다. 거기에 교통과 통신의 발달은 세계 여러나라와의 관계를 더 가깝게 만들어 그야말로 다원적 외교를 해야하는 세상이 되었다. 이전의 조선왕조는 다원적인 외교를 하지 않았다. 그들은 물론 왜나 유구 등과 교류가 없지는 않았지만 중국의 명이나 청나라와의 외교를 중시하는 일원적인 외교를 한 것으로 저자는 보았다. 하지만 조선 이전의 고려에서는 송으로 대표되는 한족의 중국왕조와 함께 북방민족들의 나라인 요, 금, 원과의 다원적인 외교가 있었다는 것이다.

비교적 최근에 조명받은, 이 책에도 나오는 광해군의 중립외교 이전에 우리 역사에서 대표적으로 외교하면 떠오르는건 바로 고려시대 서희의 담판과 그로인해 얻게 된 강동6주였다. 여기서 우리가 배울 점은 첫 번째로 외교에서도 명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소손녕이 고려를 신라에서 시작된 나라니까 고구려가 가진 땅을 발해를 멸망시킨 거란의 요나라가 가져가겠다는 주장을 서희는 고구려의 후예가 고려이고 국명에서도 보인다는 명분으로써 막아내는 것이다. 실리는 중요하지만 명분없는 실리는 무법과 같은 것이라 모두가 명분없이 실리만 차릴 수는 없다.

두 번째로는 힘이다. 거란의 3차 침입이 계속되었지만 강감찬 장군은 귀주대첩으로 승리한다. 하지만 이후에 고려는 먼저 거란에 사신을 보내 책봉-조공관계를 이루게 된다. 거란의 침입을 물리치기는 했지만 이렇게 외교관계를 이루지 않았다면 고려는 거란의 침입을 계속 받아서 국력이 쇠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고려가 거란의 침입을 물리치는 힘을 보여줌으로써 거란으로 하여금 고려가 만만한 나라가 아니라는 생각을 심어주었을 것이다.

여진의 금나라 시기에 내용은 좀 다른 생각이다. 윤관의 동북9성을 돌려준 것을 고려가 외교를 잘한 것처럼 포장했지만 실제로 남쪽에서 몇만호를 이주 시켰고 많은 투자가 있었을 것인데 결국 여진의 등쌀 못이겨 실패한 정책이었을 뿐이지만 그것을 마치 고려가 여진이 강해질걸 예측해서 돌려준 것처럼 말하는건 좀 아닌거 같았다. 단지 그 땅을 돌려주어 여진족이 고려에게 억하심정을 덜 드러낼 수는 있겠지만 결과론으로만 본 내용이다. 책봉되는 과정에 긴장감은 있었지만 별탈없이 형제관계, 군신관계로 넘어가는 과정이 보여진다. 사실 외왕내제의 고려가 번국으로 삼던 여진족인데 상국으로 모시는건 흑역사일 수도 있다. 고려의 외교가 정말 뛰어났다면 거란을 끌어들여 함께 강해지는 여진족을 치는게 좋았을 것이다.

몽골의 침입이 시작되면서 고려의 외교력이 보여진다. 공물의 양이나 인질요구, 국왕의 친조요구 등에서 몽골의 침입을 버티면서 조건들 하나하나를 분리하여 완화시키는 협상력을 보인 것이다. 결국 국왕의 친조는 태자가 가는 것으로 완화되었고 훗날 원종이 되는 태자는 몽골로 갔다가 몽골의 몽케 칸이 죽고 그 동생들인 아릭부케와 쿠빌라이가 대립하는 와중에 쿠빌라이와 만나게 된다. 태자가 쿠빌라이쪽에 붙는 것은 우연일 수도 있고 태자의 선택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쿠빌라이가 몽골의 칸이 되면서 대박을 터트리게 된다.

쿠빌라이칸은 고려에 풍속을 유지시켜주었으며 고려의 태자와 몽골의 공주를 결혼 시켜 고려가 몽골의 부마국이 되게 되었고 고려의 국왕은 몽골의 부마로써 몽골의 정치에도 개입이 가능하게 되었다. 쿠빌라이와의 합의는 '세조구제'라는 이름으로 고려의 국체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다루가치의 설치는 막아도 고려국왕 책봉을 막지는 못하여 이후에도 몽골에 의해 고려의 국왕이 폐위되거나 복위하는 일이 벌어진다. 특히 충선왕은 고려에 개혁정치를 하려하고 원나라에서도 권력자가 되었지만 세조구제의 고려의 제도를 원나라식으로 고치려하는 등의 일도하고 원나라 내에서의 권력다툼으로 고려국왕은 자주 폐위와 복위가 되거나 고려를 원나라에 넣으려는 입성책동 등의 일이 벌어지기도 하여 명암이 있었다고 하였다.

고려에 원나라와 가까운 자들이 생겨나면서 친원파라는 원나라의 위세를 업고 나라를 어지럽히는 세력이 나타났다. 고려 출신으로 원나라의 2황후가 된 기황후와 그 일족이 친원파로써 횡포를 부리고 있었는데 당시 원나라의 부마로 왕위에 오른 공민왕은 한족 농민반란 등의 소식을 접하고 친원파를 처단하여 원나라에 반기를 들게 된다. 이후 고려의 관제를 복구하고 세조구제를 폐기하여 원의 간섭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러나 홍건적의 침입으로 고려는 다시 원에게 손을 내밀지만 원은 고려 국왕을 교체하고 기황후의 일족을 원자로 세우려 하는 위기를 맞이한다. 그러나 고려는 이를 거부하고 원나라가 보낸 군대를 최영과 이성계가 격파하여 원나라 황제의 사과를 받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명나라가 들어서면서 고려는 원과 단절하고 명나라와 책봉 조공 관계를 맺지만 이는 명나라가 고려를 얕잡아보고 무리한 요구를 하게 만들고 고려는 이에 끌려다니게 되었다고 한다. 공민왕이 피살되고 우왕 때 고려가 북원과 책봉 조공관계를 회복하려하자 명나라도 우화적인 모습을 보이고 다시 고려는 명과의 관계개선에만 매달리게 된다. 저자는 고려의 이런 외교를 신진사대부가 실리가 아닌 명분에 입각한 가치외교와 한족 사대주의로 이루어진 실패한 외교로 보았다. 공민왕이나 신진사대부가 원나라로부터 벗어나려고 한 것은 이해가 가지만 명나라에 너무 목맨 것은 확실히 명분이 실리를 잡아먹은 셈으로 보인다. 이게 고려 말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내내 이어졌다는게 더 문제같다. 책에 잠시 언급된 광해군시기와 호란시기에도 성리학자들이 명분가치만 생각하지 않았다면 적어도 호란을 두번이나 겪지는 않지않았을까 싶다.

이처럼 지금과 비슷한 다원적 세계에서 외교를 했던 고려 외교의 성공과 실패의 모습을 통해서 우리는 현재 어떻게 외교관계를 이어가야하는지 생각할 수 있던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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