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하면서 책 정리하다가 등의 눈 안 읽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늘 다시 펼쳐들었는데, 아아.

미치오 슈스케님 작품을 내가 안 읽었을리가 없었다.

 

등의 눈은 등 뒤에 사람의 눈이 나타난 사람들이 자살하는 일과 어느 한 마을에서 카미카쿠시처럼 실종된 남자 아이들의 일을 영 '탐구'(연구가 아닌)가와 그의 조수 그리고 소설가가 사건의 전말을 밝혀내는 내용이다.

 

각자 개인 스토리는 대강 짐작할 정도로만 만화에서는 다루고 있고, 주로 사건 위주로 흘러가 주인공들의 개성이 다소 두드러지지 않았던 점이 아쉽지만 스토리 라인 자체를 충실하게 따라가고 있어 재미가 있다. 특히 소설가 캐릭터가 인상깊다. 사건을 영 탐구가에게 의뢰하면서 사건의 발단을 제기하고 그가 한 말로 인해 또다른 살인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사실 그 외에는 딱히 역할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을만큼 어쩐지 캐릭터의 힘이 약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역할이 없는 것도 아니다. 교고쿠 나츠히코님의 교고쿠도 시리즈 중에서 소설가가 맡은 역할처럼 작품 내에 존재하면서 별스럽지 않은 사건을 미스터리하고 괴기하게 보이게 하는 능력이 있다. 그런의미에서 이것도 그가 맡은 역할이라면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여하튼 주인공은 이 소설가라기보단 영 탐구가 쪽에 확실히 쏠려있다. 그런데 이 영 탐구가의 개인적인 일에 대해서는 또 자세히 다루지 않아, 이것은 원작을 봐야 할듯하다. 물론 원작이 아직 국내에 번역되지 않아서 만화와 얼만큼 다른지 알 수가 없어 비교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현재 심정.

 

이래뵈도 일단은 미스터리이고 살인 사건이 있고 그 범인이 있다는 점에서 스토리를 얘기하면 스포일러가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자제. 한가지 말할 수 있는 건 아, 이 사람 수상해, 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범인이었다는 정도. 대개 범인이 소설에 등장하지 않는 사람이 아닐 확률은 거의 없지 않았던가.

 

작화면에서는 우수하다. 공포스럽고 스산한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보다가 섬뜩할 정도로.

 

여하튼 원작이 하도 안 나와서 본 책인데, 원작도 얼른 출간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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