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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야옹이가 요괴일 리 없어!
키즈키 케이코 지음, 조은하 옮김 / 애니북스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사람이 나이 서른이면 뜻을 세우고, 고양이 나이 서른이면 요괴가 된다는 띠지 문구에 걸맞게 30년 이상을 살아 꼬리가 두개로 갈라지면서 요괴 '네코마타'가 된 고양이의 일상을 아기자기하고 재미있게 다루고 있다. 인간세계와 요괴세계를 오가며 이야기를 다루는데, 네코마타 이외에도 여우 ,너구리, 갓파, 쿠로, 타타리가미, 스네코스리, 카마이타치 삼형제등 네코마타의 요괴친구들이 나온다.
요괴 친구들이 나오는 에피소드 중에 기억에 남는 건 타타리가미라는 재앙의 신과 관련된 이야기다. 타타리가미는 인간들에게 벌을 주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것과 관련해서 이야기할 대상이 요괴세계에는 없어 외로워하는 차에 인간세계와 요괴세계를 오가는 네코마타와 이야기가 잘 통하게 되어 고구마를 먹으면서 친해지게 된다. 그리고 고구마를 먹으면서 지금까지 벌 준 사람들을 기록한 종이를 산처럼 쌓아서 네코마타에게 보여주자, 네코마타는 그 종이로 고구마 구워먹어도 되냐며 묻고 타타리가미는 괜찮다며 흔쾌히 말하는데, 속으로 지금까지 이런걸 이야기할 대상이 없어서 기록해놓았다는 말에 짠해졌다. 재앙 신이라고 해서 무섭기만 한 건 아니네! 무엇보다 타타리가미 비쥬얼이 좋아. (웃음)
그 다음 에피소드로는 카마이타치 삼형제가 나오는 에피소드인데, 이 형제들은 미용사로 요괴세계에서 패션의 선두를 달린다. 네코마타 역시 그렇다고 자부하기에 카마이타치 삼형제에게 가서 이발을 받는데, 기간 한정으로 해주는 패티큐어를 받고 너무나 좋아한다. 그런데 손톱이 자라면 나무에 벅벅 긁어서 갈아야하는 것이 바로 고양이의 본능! 그 본능을 억누르면서까지 인간세계로 넘어와 잠을 청하는 네코마타의 손을 가족들이 더럽다며 닦고 잘라버리는데, 다음날 일어난 네코마타는 좌절하고 만다. 패티큐어 예쁘게 했했다고 자랑하고 싶었는데!
그리고 자기를 길러주는, 그러니까 하인 중의 한 명인 엄마가 감기에 걸려 앓아눕자 간호하는 편에서 나온 '네코마타 특제 계란주'. 모든 요괴에게 효과가 있는 술과 사람 얼굴 모양의 계란을 준비하면 끝이라는 이 술은 도대체 어떤 맛이기에 네코마타가 이렇게 정신을 못 차리는가! 은근하게 애주가인 나로써는 이 계란주, 꼭 한 번 맞보고 싶다. 네코마타랑 한잔 마시면서 인간들 험담이나 잔뜩 하면 재밌으려나. 타타리가미도 함께 (웃음)
이야기 끝에는 <우리집 냥이는 인간이다옹~>이라고 해서 인간을 닮은 고양이들 사진을 실어두었는데, 네코마타의 실제 모델이 된 고양이도 등장해서 신기! 그 외에도 정말 인간보다 더 인간같은 고양이들도 있어서 미소짓게 만들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봐야 할 책이고, 요괴 좋아하시는 분들도 체크, 귀엽고 아기자기하고 소소한 일상 이야기 좋아하시는 분들도 체크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