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만화 구두 3
박윤영 지음 / 애니북스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예뻐요. 근데, 그렇게 안 꾸며도 원래 예뻐요."(p67)

어우. 진짜 오대리의 이 대사에 지후만 넋이 나간게 아니다. 나도 나간다. 그리고 자각하는 순간 손발이 오글어져서 툭툭 떨어져나간다. 오그리토그리. 꺄악.

여튼 이런 대사도 오갈 만큼 점점 깊어져가는 지후와 오대리. 지후가 눈물이 많아서 무슨 일만 있으면 우니, 오대리와 함께 나도 어쩔 줄을 모르겠다. 우리 울보, 어쩌면 좋아. 오대리가 안 울려야 될텐데.

그런데도 이 남자, 거침없다.

"니 말대로 지후씨가 나 좋아해서, 너 같은 놈한테 뺏기기 싫어서 홧김에 사귄 거 맞거든. 근데 너 같은 놈 좋아하느라 남자를 하나도 모르잖아. 알아? 내가 손만 잡아도 얼굴이 빨개진다니까. 스물여덟 나이에. 너 같은 놈도 감이 온다는 나한테 무슨 환상이 있는 건지. 내 얼굴만 봐도 설레어하고 안아주면 떠는 게 다 느껴진다고." (p200-202)

지후의 집 앞에서 연호와 만난 오태수(오대리)는 위와 같은 말을 하고 지후가 듣게 된다.

이 대사를 보면서, 앞서 던졌던 달콤한 대사도, 행동도 전부 싸그리 식어들었다. 그것도 지후가 듣고 있는데, 이런 말을 하는 건 도대체 뭐야?

게다가 더 어이가 없는 건 화도 내지 않고 오대리 감싸는 모습에 정말이지 놀라버렸다.

하지만 오대리가 화내는 것도 이해가 가는 것이, 자기를 좋아한다면서 연호에게 아직도 미지근한 태도를 취하는 지후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저건 아니잖아? 물론 들으라고 한 소리는 아니었고 우연히 듣게 된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사귀고 있고 자기도 마음 있으면서 저렇게 말하다니.

거기다가 저렇게 말하고 지후에게는 아주 쐐기를 박는다.

"지후씨 나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 근데 왜 그 새끼 앞에서 그런 표정인데? 앞으로 단 1분도 그놈 때문에 괴로워하지 말고 고민도 하지 말고 깨끗이 마음 정리해. 안 그러면 나랑 헤어지든가. 아니면 우린 답 없는 거야. 시작도 하기 전에 답이 없는 거라고. 알겠어?" (209-210)

진짜 나쁜 놈이다. 말도 참 예쁘게 한다. 밤에 서럽게 우는 지후 모습에, 달래주는 임주임님 모습에 눈물이 나려고 한 건 나뿐일까.

이제 마지막 4권만 남았다. 3권 중간까지는 분명 잘 되겠다 싶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정말 4권도 읽지 않을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 1~4권 표지 중에서 3권이 제일 좋다. 아, 보기만 해도 오대리를 향한 지후의 애틋한 마음이 느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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