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이이치로의 낭패 아 아이이치로 시리즈
아와사카 쓰마오 지음, 권영주 옮김 / 시공사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이 출간된 것이 2010년 7월 1일이다. 벌써 해가 두 번이나 바뀌었다.

 

 처음 이 책이 출간 되었을 당시 무척이나 끌리는 제목과 표지에 사보려고 했으나 어째 들쑥날쑥한 평점과 리뷰 덕에 고민하고는 다른 책 사느라 정신이 팔려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리고 우연히 올 초에 읽게 되었는데, 역시 리뷰란 건 자기가 읽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것이구나, 라고 새삼 느꼈다.

 

 <아 아이이치로의 낭패>는 연작 단편소설로 아 아이이치로라는 미남이지만 어딘가 덜렁대는 부분이 있는, 구름이나 곤충등을 찍는 사진가가 탐정으로 활약해버리게 되는 상황에 처해지곤 하는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그러니까 이 사진가는 본의 아니게 매번 사건에 휘말려서 사건을 풀어버리는 것이다. 이야기는 사건과 관련된 화자의 시점으로 진행되며 아 아이이치로는 중간에 등장해 사건의 전말을 듣고 끝에 가서 어떻게 되었는지 알려준다. 그러니까 '몽크(Monk)'라는 미드의 주인공 몽크처럼 사건이 일어나면 사건의 현장이나 인물들의 말을 쭈욱 살핀 다음 마지막에 사람들을 다 불러놓고 사건의 전말을 밝히는 것이다. 하지만 '멘탈리스트(The Mentalist)'라는 미드의 주인공 제인Jane처럼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람의 행동이나 마음을 읽어내는 모습도 보이기도 한다. 특히 'DL 2호기 사건', 이 편이 특히나 제인을 떠오르게 했다.

 

 번역가도 그렇고 '요즘 이야기' 같지 않다고 말하는데, 나 같은 경우는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야기 정도라면 확실히 요즘 이야기 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는다. 팔묘촌이나 이누가미가의 일가 같은 이야기는 인물들의 가치관자체가 현대와 많이 다른 부분이 있어, 그 점에서 오래되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그 오래됨은 단점이 아니라 장점으로, 실제로 그 오래된 부분에서 오는 재미가 상당하지 않은가. 하지만 아 아이이치로의 이야기는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야기처럼 오래되었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출간년도를 의식하지 않고 읽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역으로 의식하고 읽은 사람도), 이야기자체는 특유의 낡음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미야베 미유키와 같은 요즘스러움은 또 없지만, 그건 이야기 내용 자체가 사회파가 아닌 탓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살인미수나 살인이 나와도 '무겁지 않으며', 트릭을 푸는 과정에서 '재기가 넘친다'. 게다가 곳곳에 묻어나는 은근한 유머스러움(때로는 대놓고 우습기도 하다)은 주인공탓도 있겠지만 이야기자체를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개인적으로(물론 항상 개인적이게 될 수 밖에 없지만) 굉장히 재밌게 읽었고 후속편으로 <아 아이이치로의 전도>와 <아 아이이이치로의 도망>이 남았다고 하니, 꼭 보고 싶다. 시공사에서 이렇게 또 예쁘게 책을 만들어서 출간해주면 좋겠다. 물론 나도 후속권이 나올 수 있도록 책의 판매량에도 영향을 주도록 해야겠지만.

 

 여하튼 너무 무겁지 않고 마지막에 가서 사건의 트릭과 전말을 밝혀주는 재기넘치는 연작 단편 탐정 소설을 보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아 아이이치로라는 탐정의 개인적인 무언가에 대해서 기대하시는 분들이라면 실망하실지도. 철저히 사건 위주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 점 유의하기 바란다. (아마 탐정의 사적인 내용은 후속편에서 조금씩 드러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데 어떨지 모르겠다.)

 

 

 평점 : 4.8

 느낌 : 후속작을 보고 싶다. 이 책 소장용으로 하나 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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