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쿠스틱 라이프 1 어쿠스틱 라이프 1
난다 글 그림 / 애니북스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동생과 나는 웹툰을 즐겨 보는데(초록색 로고가 눈에 띄는 모 사이트다), 둘 다 꽤나 스토리물을 즐겨본다. 일단 공통되는 점으로는 월요웹툰인 God의 탑과 화요웹툰인 오블리제 등이 있고 그 외에도 겹치는 것들이 꽤 많은데 주로 스토리물임은 여기서 드러난다. 만화책은 간간이 동생도 보곤 했지만 웹툰은 원래는 혼자 즐겨보았는데, 어느날 동생이 웹툰 추천 할 거 없냐고 갑자기 물어와서 당황(평소 대화가 거의 없다;), 며칠 뒤 친구들로부터 추천 받아왔다면서 나보고 평소와 달리 이것저것 이야기를 걸더라. 며칠 전에 물었던 걸 기억하고 있던 나는 곰곰이 내가 좋아하는 웹툰들에 대해서 생각해두었었고, 동생과 함께 이것이 재밌다는 둥, 이것은 꼭 보라는 둥 그런 말을 했었다. 이렇게 스토리물을 즐겨보는 우리 남매가 관심을 보인 것이 있었으니, 옴니버스 물인 '어쿠스틱 라이프'!  

 동생이야 모르겠지만, 나는 옴니버스 개그물을 그다지 즐겨보지 않는다. 특히 그 허무함과 썰렁함이 절여진 웹툰이랄까, 몇 번 본 적이 있지만 스토리물처럼 매주 챙겨보며 열광할 수는 없는, 그 정도였다. 그런데 이 어쿠스틱라이프는 중요한 거사를 앞두고 새벽잠을 아끼며 읽을 정도로 재밌었던 것! 으앗! 담담하고 차분하게 얘기하는데, 어딘가 웃기다. 소소한 웃음을 자아내는 그런 점이 너무나 좋다. 게다가 작화도 섬세해보이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자세히 보면 인물들 표정하나하나가 어찌나 섬세한지, 내용만큼이나 디테일하다!   

 

 

  

   이야기는 주로 만화가인 부인과 게이머인 남편이 일상의 중심이 된다. 신혼 부부 이야기인데, 부부의 부자도 모르는 무슨 재미로 보냐고 묻는다면, 부부가 아니라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점을 말하고 싶다. 어딘가 모르게 자꾸만 공감이 가고 웃음이 나고 속이 쓰리는데, 그것은 굳이 부부가 아닌 솔로도 웃길 수 있는 그런 감성이랄까. :) 어젠 물건 사고 사인을 하는데, 어쿠스틱라이프에서 남편이 사인 할 때마다 작품을 그린다는 것이 생각나서 나도 모르게 서명 전에 멈칫하며 그려볼까라는 유혹을 받았더랬다. 푸핫.

 위의 사진은 프로게이머인 남편이 한정게임판을 사기 위해 대기타고 있는 장면이다. 그것도 부인까지 끌어들여서! 난 물론 게임은 잘 하지 않지만, 예전에 꽤 했었던 바 있고 상품의 '한정판'이 주는 그 쾌감은 지금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이상하게 한정판이라던가 초회한정판이라던가, 초회호화판이라던가, 이런거 보면 가격에 상관없이 일단 설레지 않는가?!  

    

 

 

  남편 외의 등장인물은 토깽이라 불리는 부인의 남동생이다. 패션과 뷰티에 관심이 많다는 토깽이(이 애칭 너무 귀여운 것 같다! 입에 척척 달라 붙는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재미가 있고 신기하지 않을까? 요즘 남자들이 패션과 뷰티에 많이 관심을 가지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주변에 그런 사람이 흔치 않다는 점과 별로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에서 말이다. 하지만 내 동생도 남동생인데 내가 팩 해준다고 하면 쪼르르 달려와서 얼굴을 들이대기도 하고, 자기가 때론 직접하기도 하며, 코팩은 사다두면 자기가 하나씩 써버린다. :) 그런데 웃긴건 이 놈은 스킨이랑 로션은 제대로 바르지 않는다는 것! 팩은 열심히 하면서 이상하다. 여튼 남자도 가꿔야된다고 생각하는 나로썬 자연스럽게, 오히려 저런 남동생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화장품이나 이런저런 미용에 시간 쏟는 것도 귀찮고 아까운 나로써는 저렇게 동생이 잘 알고 있으면 좋을텐데라는 생각을 했다. 필요할 때마다 물어보면 되고 :)  

 

 

  

  그리고 책장 덮으며 나를 즐겁게 해주셨던, 어머니편! 서민 DNA라는 제목이 붙었는데, 서민 디엔에이라기보단 엄청나게 재기넘치는 아이디어와 재활용의 그 실생활을 보여준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런 융통성은 정말! 신기한건 저렇게 어이없어하던 부인은 나중에 주부가 되어서 똑같이 저런걸 자랑하며 뿌듯해하는 장면이 뒤이어 나온다. 푸핫. 우리 어머니도 가끔 뭔갈 기발한 걸 만드시거나 뭔가 새로 사오셔서 제 손으로 해놓으시면 자랑을 하시곤 하는데, 나도 저런 반응이다. :) 자세히 보면 엄청 놀라운데도 이상하게 그게 현실이 되고 우리 어머니가 되면 왜 저런걸로..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여튼, 어머니편 2권에서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바라고 있다.  

  그 외에도 생활원포인트와 생일왕 쿠폰 10종 세트가 들어 있었는데, 생활원포인트 중 가스레인지 관리법을 어머니께 알려드렸더니, 오호하면서 듣고 가시더라. 해보셨을지의 여부는 알 수 없다. 생일왕 쿠폰 10종 세트는 정말 귀엽고 예쁜데, 이걸 언제쯤 쓸 수 있을까나.  뭐, 꼭 남편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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