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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 사무라이 5
에이후쿠 잇세이 원작, 마츠모토 타이요 지음, 김완 옮김 / 애니북스 / 201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에이후쿠 잇세이 원작, 마츠모토 타이요 만화인 <죽도 사무라이> 5권에서는 4권에서 세노의 목을 가지러 고향 시나노에서 올라온 모리 삿사타로가 드디어 세노와 부딪혀 보고는 자신의 한계를 깨닫는다. 사람들의 시선도 아랑콧 않고 우는 모리를 보니, 어쩐지 씁쓸하기도 했지만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기 힘들다며 솔직하게 말하는 모습은 인상깊었다. '집광集光'이라는 편에서는 키쿠치가 4권에서 죽인 비오도로의 눈에서 나온 유리구슬로 감옥에 불을 낸다. 즉 감옥 창문으로 들어온 빛을 모아 불을 내었던 것. 휩싸인 불길 안에 드리운 키쿠치의 그림자는 그야말로 요괴가 따로 없었다. 그렇게 감옥에서 탈출한 키쿠치는 자신을 관아에 고발한 오무라사키 주조의 부하들을 살해하고 모리 삿사타로는 키쿠치로부터 살해당하는 것을 막겠다며 소리친다. 하지만 키쿠치를 실제로 만난 바 있는 야마모토 공이 두려워하는 모습에 키쿠치가 어떠한 인물인지 모리는 감을 잡게 된다. 하지만 그게 잘 될까. 틀림없이 모리는 키쿠치의 손에 죽게 될 것이다. 이번권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편은 '하타모토, 삼남, 그의 꿈은'이라는 제목의 이야기다. 홍역을 앓은 미코시의 병문안을 간 세노는 그로부터 여러가지 이야기를 듣게 된다. 자신을 돌봐주던 유모 오우메도 죽고 자신의 창받이 종자인 겐지도 다른 남자가 생겼다. 가문 내에서 자신의 입지가 점점 줄어든다며 우는 미코시의 모습에 어쩐지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는 이런 태평성대에 칼날 밑을 드나드는 것처럼 살아가는 세노의 모습을 부러워하며 자신은 무사로 태어났으니 전쟁터에서 스러지고 싶다고, 자신을 위해 주군을 위해 목숨을 받치는 삶을 살고 싶다고 한다. 즉 그는 진정한 사무라이로써의 삶을 살고 싶다는 것이다. 물론 등 따뜻하고 배 부르니 칼 싸움이나 하고 싶은 거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책을 보면 도저히 그런 식으로 생각 할 수 없다. 게다가 사람의 이상과 꿈은 각기 다르며 사무라이로써의 삶을 지향하는 미코시의 모습은 오히려 아무 것도 없는 사람보다 멋지다. 태평천하에 배고픔 없이 살아가는 것도 좋지만, 그는 세노와 자신의 피에 흐르는 그것은 거부 할 수 없다고 한다. 미코시 멋지다! 1권에서부터 줄기차게 등장하며 가끔식 고개를 내밀던 쿠니후사가 이번권에도 역시 등장했는데, 그녀는 일전에 미코시가 손에 넣었다. 자신의 꿈에 쿠니후사가 나타난다고 세노에게 말하는 미코시를 세노는 알면서도 모른척하며 그저 웃는다. 세노가 가고 그날 밤도 꿈을 미코시의 꿈 실사판을 보게 되었는데, 꿈 속에서 변형된 미코시의 얼굴에 그만 웃어버렸다. 하하. <죽도 사무라이> 6권도 얼른 만나보고 싶다. 기다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