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혀진 세노의 과거

죽도 사무라이 4
에이후쿠 잇세이 원작, 마츠모토 타이요 지음, 김완 옮김 / 애니북스 / 2010년 11월

 에이후쿠 잇세이 원작, 마츠모토 타이요 만화의 <죽도 사무라이> 4권에서는 드디어 지금까지 베일에 휩싸여 있던 세노 소이치로의 과거가 밝혀진다. 오오. 역시 비범한 행동과 얼굴답게 출생과 과거 역시 비범했다. 좀 비범한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자신의 목을 노리며 다가오는 적들이 많은 것도 이해가 될 정도였다. 세노의 과거는 시나노 타에이시 령의 티키 가 차석 가로인 오무라사키 주조가 들려준다. 과거와 현실이 교차하는 가운데 세노가 부모님과 살았고 또 그의 부모님이 살해당한 시나노의 깊은 산 속으로 직접 찾아가면서 그 박차를 더 가한다. 불에 타 지금은 앙상하게 형태만 남은 집터를 둘러보며 밝혀지는 세노의 과거는 놀랍기만 하다. 그리고 적자로 태어난 운명과 그로 인해 부모님이 살해당한 것 그리고 지금의 생활 역시 여전히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정작 핵심 인물인 자신은 내버려두고 죽음을 앞둔 주군 옆에 붙은 가신들끼리 다음 후계자를 두고 싸우는 꼴이란, 어느 나라의 역사든 매한가지 인가보다. 세노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갈지 참 궁금해진다. 3권에서 키쿠치가 관아로 잡혀 들어가고 세노의 일상이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오무라사키 주조의 부하인 모리 삿사타로가 이번엔 세노의 목을 가지러 시나노로부터 에도에 당도한다. 서당에서 아이를 가르치는 세노의 모습에 오니처럼 무서운 사내를 상상했던 모리는 세노를 얕잡아 보며 다가간다. 술도 같이 마시게 되는데, 키쿠치와는 달리 어딘가 신사 사무라이 같은 느낌의 모리였다. 물론 세노에게는 모리라는 대신 하야시라는 가명을 쓰긴 했다. 술 주정이 대단했는데, 이미지 완전 깨는구나 싶었다. 그래도 지금까지의 근엄한 모습과는 달라 그것도 나름대로 인간미 느껴지긴 했다. 하지만 계속 세노를 얕잡아 보다간 큰 코 다칠텐데. 한편 감옥에 갇힌 키쿠치는 육척(180cm) 정도 되는 강도단의 두목인 비이도로를 목을 비틀어 죽여 같은 감옥의 죄수들에게도 공포감을 주었지만 정작 자신은 비오도로의 눈에서 나온 유리 구슬을 보며 즐거워한다. 정말 밥과 함께 있는 키쿠치는 어딘가 어린아이 같은 면이 있다. 계속 궁금했던 세노의 과거를 알게 되어서 계속 가려웠던 부분은 긁어주었지만, 앞으로의 일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러다가 점점 더 스케일이 커지는 건 아닌지. 배후 세력이 정말 거대하다. 5권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