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교수의 엽기 연구실
오카다 준 지음, 이혜진 옮김 / 거북이북스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오카다 준의 <P교수의 엽기 연구실>은 한 바닥이나 두 바닥에 걸쳐서 P교수의 엽기적인 연구 사례들을 보여준다. 대게 주인공은 P교수와 그의 조수로 간간히 그의 아내와 아들도 출연한다. 엽기 실험은 작아지는 약과 커지는 약을 준비했는데, 작아지는 약을 먹고 작아져서 커지는 약을 먹으려하니 약이 너무 커서 먹을 수가 없고 음식에서 인간에게 해가 되는 것들만 빨아들이는 청소기는 조수의 실수로 P교수를 빨아들이고 유리판을 긁어서 소리를 내는 이상한 장치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미래에서 온 P교수와 조수는 각각 자신을 만난 뒤, 앞으로 50년이나 더 살 수 있다고 하는 P교수와 50년이 지나도 조수라며 한탄하는 현재 조수의 모습 등이 코믹하게 그려져있다. 책꽂이에 꽂아두고 심심하거나 우울할때 언제든지 펼쳐서 아무페이지나 보면 어이가 없어서 웃기도 하고 공감하면서 웃기도 하고 가끔은 이해는 잘 안 되는데 웃기도 한다. 원고 마감 때문에 현실 도피를 하는 작가의 모습이 드러나기도 하는 한편, 아내와의 이야기는 아무리봐도 너무나 현실감을 띄고 있어서, 이거 작가의 이야기가 아닌가라고 의심이 되기도 한다. 아내와 P교수의 엽기 실험은 특히나 재미있는데, 한 예로는 '사람에게 상냥하게' 대할 기분이 들게 하는 약편이다. 아내와 다툰(다퉜다기 보단 일방적으로 혼이 났다는 것이 옳은데, 이를 얻어 맞은 것처럼 표현해놓았다. 실제로 때렸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상상 할 수 밖에.) P교수는 사람에게 상냥하게 대할 기분이 들게 하는 약을 만들지만 또 다시 아내에 혼이 난다. 그래서 다시 만드는 P교수를 보고 묻는 조수의 말에 나를 '사람'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약을 만들고 있다고 P교수는 대답한다. 푸하하. 이 외에도 서로가 원하는 부부상을 로봇으로 만든 이야기도 있고, 아들과 놀아줘야 하는데 난감해 하는 P교수의 모습 등도 있다. 도라에몽의 도구같은 발명품들이 엽기적으로 변하는 건 역시 '사용자'가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그 사용자 덕에 잔뜩 웃었다. <P교수의 엽기 연구실>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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