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다큐프라임 기억력의 비밀 - 내 안에 잠든 슈퍼 기억력을 깨워라
EBS 기억력의 비밀 제작진 지음, 신민섭.김붕년 감수 / 북폴리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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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2009년 7월 20일~22일 방영된 3부작 다큐멘터리 <기억력의 비밀>이 북폴리오를 통해 책으로 출간되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본 책은 <기억력의 비밀>을 다루고 있는데, 읽으면 마치 심리학개론 서적을 읽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기억이라는 것은 결국 인간의 심리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심리와는 어떻게 관련이 있는 것일까?

 본 책에서는 총 4가지의 챕터로 나늬어져 있다. 챕터 1에서는 인간의 기억력을 주제로 하여 기억력과 관련 된 사례, 뇌와 기억의 관계, 나이와 기억력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사례에서는 달력과 같이 모든 것을 기억하는 질 프라이스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잊고 싶은 기억도 잊지 못하는 평범하지 못한 기억력의 단점과 '얼굴실인증'과 '물체실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자신의 소중한 사람도 기억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이야기하고 있다. 뒤이어 두뇌의 구조와 기능을 통해 뇌가 어떻게 정보를 받아들이고 기억을 하는지 심리학적인 용어를 통해 이해하기 쉽게 풀어놓았다. 특이한 점은 후두엽에 시각중추가 있어 얼굴중추도 여기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람에 대한 시각적 인지는 측두엽에서만 일어난다. 앞의 사례에 얼굴인식불능증에 걸린 사람은 이 부분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기억의 핵심인 해마에서 감각기억, 단기기억, 장기기억을 통해 기억이 저장되는 과정을 예시와 함께 설명하고 있으며 마무리로는 뇌가 저장하기 좋아하는 정보, 즉 어떻게 하면 기억력을 상승 시킬 수 있는지 말하고 있다. 학습과 관련된 기억력 상승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디선가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들로, 반복, 소리, 다양한 감각 이용, 감정, 기존 정보와의 연결,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챕터 1의 마지막장에서는 인간과 침팬지의 기억력을 비교하는 사례를 제시하며 아기의 기억력부터 노년의 기억력까지의 비밀을 다루고 있다. 청소년기에는 직접 만지고 느끼고 판단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쌓도록 해야한다고 하는데, 7~12세 사이, 즉 초등학교 때를 잘 보내야한다고 한다. 한참 전에 초등학생에서 멀어진 나로써는 어쩐지 씁쓸한 대목이었다. 하지만 그런 씁쓸함을 가지게 하는 것이 '뇌 알통 이론'이다. 뇌의 유연성으로 인해 뇌 이론상 뇌 발달은 끝났지만 유용한 자극과 훈련을 통해 뇌세포 수가 증가하고 뇌세포 간의 연결고리가 늘어난다는 사실이다. 성인을 물론 고령의 노인에게까지 일어나는 일이라고 하니, 나이가 들어 기억력이 나빠진다고 탓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다. 모든 건 훈련과 자극에 의해 개선 될 수 있고, 오히려 더 나아질수도 있다는 것이다.

 챕터2에서는 슈퍼 기억력을 가진 사람들을 주제로 슈퍼 기억력을 가진 사람의 사례와 지능, 지식지수, 그리고 기억력과의 관계, 슈퍼 기억력을 가진 사람들이 쓰는 기억법을 소개하고 있다. 사례로는 대학에서 F학점을 받고 퇴학당한 슈퍼 기억력의 소유자 로니의 이야기를 한다. 그를 보면 기억력이란 끊없는 노력과 훈련 그리고 반복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억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었다. 뒤이어 보통 사람들이 기억 할 수 있는 매직 넘버 7과 관련된 이야기와 외부에서 주어지는 정보를 저장하는 속도와 용량에 관한 두뇌의 능력을 수치로 표현한 지식지수(KQ, Knowledge Quotient)과 기억력의 관계를 밝히고 있는데, 이 지식지수가 높은 사람이 기억력이 높다고 한다. 그리고 뒤이어 서번트 증후군에 대한 여러가지 사례가 나오는데, 아무리 천재적인 재능을 지니고 있어도 평범한 일상을 즐길 수 없는 그들을 무턱대고 부러워 할 수만도 없었다. 슈퍼 기억력을 지닌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기억력 증진 방법은 연상하기, 이야기 만들기다. 여기서 '여정기억법'이라는 것이 나오는데, 이것은 사물을 보고 연상을 해 특징을 기억한 다음, 잘 아는 장소에 따라 이야기를 만들어 가며 기억해야 할 것을 연결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장소법이라는 것도 나중에 뒤에서 소개되는데, 장소법은 익숙한 장소를 떠올려 곳곳에 기억해야 할 단어를 배치하는 것이 핵심인 방법으로 이야기를 만드는 여정기억법과는 조금 다르다. 마지막으로 챕터 2에서는 어른이 되어도 신경세포는 증가하며, 기억력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지라고 말한다. 이 '기억하려는 의지'는 본 책의 가장 핵심이자 기억력을 증진시키는데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다.

 챕터3에서는 잠자는 뇌를 깨워라라는 주제로, 우유, 낮잠, 의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가장 완벽한 식품인 우유 한 잔이 불러온 뇌와 기억력의 변화의 사례가 등장하고 그 외에도 두뇌를 건강하게 만드는 식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우수한 기억력은 건강한 두뇌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이어서 수면 부족을 이겨내기 위해 카페인이 든 커피보다 낮잠을 자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 말하며 20분(2단계), 60분(3~4단계), 90분(5단계)씩 자는 낮잠의 효과와 낮잠 이후 오는 긍정적인 변화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수면단계별로 나누어 설명했는데, 1,2단계의 수면은 주의 집중하여 단기기억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하며, 3,4,5단계는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저장하는데에 필요하다고 한다. 이는 시험공부를 할 때 밤샘을 하면 공부한 것들이 단기기억으로도 넘어가지 못해 시험에 있어서 그다지 많은 효과를 낼 수 없음을 말하고 있는 듯하다. 앞서서도 말한 기억력에 있어서 가장 핵심인 의지에 관한 내용이 챕터3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변화맹이라는 어떤 한 곳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보면 눈앞에 일어난 큰 변화조차 보지 못하는 현상과 함께 기억력을 높이고 싶다면 만나게 되는 사물이나 펼쳐지는 상황에 주의 집중하는 훈련을 해야한다고 말한다. 또한 운동과 공부를 통해 기억력이 증진되는 것을 이야기하며 운동으로 뇌기능 전체가 향상되었을 때 공부를 하면 더 효율적이라고 말한다. 그 외에도 독와 일기나 편지 등의 글쓰기, 외국어 회화 등이 기억력 증진을 도우며, 이와 관련되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알려준다.

 챕터4는 기억력 실전 트레이닝으로 말 그대로 기억력을 증진하는 훈련법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이 부분은 이 책의 가장 핵심인데, 실생활에서 훈련 해 볼수 있도록 친절히 설명해두었다. 기본적인 기억력 증진 훈련부터, 사람을 잘 기억하고 싶을 때와 학습 능률을 올리고 싶을 때의 훈련 그리고 그 외의 효과적인 기억력 증진법을 소개해두었고 기억력을 높이는 생활습관에 대해서도 자세히 풀어놓았다. 어디선가 들어보았고 또 알고 있었지만 그 동안 간과해온 많은 사실들을 보면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나 기억력을 증진 시킬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은데, 지금까지 나이탓이나 좋은 기억력을 타고나지 못했다고 탓해왔다. 그러나 중요한 건 기억하고자 하는 의지 이전에, 기억력을 증진시키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어디서 들어 본 흔한 내용들 그러모아 만든 책이라 생각하고 책장을 그대로 덮어버린다면 그 사람은 기억력을 증진시키고자 하는 마음도 없는 것이다. 알고보면 언제나 해답들은 주변에 있고 귀찮아 보이는 것들도 사실은 자신의 노력와 의지만 있다면 모든지 충분히 개선되는 것이다. 일부 훈련은 다소 혼자 하기 무리인 것도 있고, 아무리봐도 시간 낭비처럼 느껴지는 훈련들이 있지만 나 역시 해보기 전에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다. 성격상 거창하게 잡으면 제 풀에 지쳐 포기해버리므로, 아주 사소한 것부터 시작 할 수 있도록 군데군데 책에 조언을 해놓았다. 예를 들면 학습과 관련된 훈련 중, 내가 해볼만 한건 '단어를 거꾸로 말하는 것' 정도다. 이 정도면 버스 기다리는 시간이나 이동 중에 별다른 준비 없이 되뇌기만 하면 되니 크게 힘들지도 않다. 그 외에도 간단한 계산을 암산해보거나 친구의 제법 긴 이야기를 듣고, 기억 나는 것을 되짚어 보는 것등의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훈련이 나와 있다. 무엇보다 친구의 긴 이야기를 되짚어 보는 것은 비단 기억력 뿐만이 아니라 인간관계와도 관련이 있지 않은가. 친구는 자신의 이야기를 잘 기억하고 있는 나를 보며 놀라워하면서도 내심 자신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어주어 기쁘고 고마울 것이다. 생활습관에서 가장 반성해야 할 점은 역시 디지털 기계에 너무 의존성이다. 전화번호도 가족과 집밖에 모르고 계산 할 때도 늘 계산기를 이용하는 나는 이런 부분에 있어서 머리를 쓰도록 노력해야겠다. 이런 사소한 것들이 얼마나 많은 변화를 불러 올지는 모르겠지만, 뇌를 쓰지 않으면 쓰지 않는 부분의 신경회로는 사라져 버리는 상상이 무서워서라도 가만히 사라지는 걸 보고 있을 수 만은 없다. 그 외에도 일상 생활에서 응용 해 볼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나와있어서 하나하나 습관에 들 때까지 시작해볼 생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일단 정리정돈을 시작해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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