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기 리로드 10
미네쿠라 카즈야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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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이지 최유기 리로드 10권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 그것도 책으로, 정발본으로! 

 9권에선 걸레가 된 삼장이 포인트였다면, 10권에서는 무시무시한 비밀을 품고 있었던 헤이젤과 얼굴이 피범벅이 된 오곡이 포인트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삼장 일행이 다시 뭉쳤다는게 가장 핵심이겠지. 그 동안 삼장이 헤이젤 무리랑 다니면서 이야기가 진행 될 때 어찌나 씁쓸하던지, 하루라도 빨리 다시 뭉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바람대로 이루어지기는 했다만, 정말 오곡 말대로 절묘하게 등장했다. 타이밍한 번 끝내주는구려.
 삼장은 이미 걸레가 되어서 전투능력 상실 상태고 오공과 팔계, 사오정이 오곡과 싸우기 시작한다. 하지만 오곡은 간사하게도 헤이젤의 비밀을 들춰내서 삼장 일행과의 전투에서 한발 짝 멀리 떨어져 보는 것이다. 하지만 말빨로 상대 할 수 없는 사람이 삼장일행에도 있었다. 그건 바로 팔계! 삼장의 힌트로 팔계는 역으로 헤이젤을 자극하고 다시 전투는 오곡으로 초점이 맞춰진다. 정말 그 무시무시한 마천경문의 힘은 어떻게 당할 도리가 없다. 오곡이 여유로운 것도 자기 힘에 충분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서겠지. 그의 여유로움 역시 좋아하는 나지만, 역시 한편으론 여유를 잃고 궁지에 몰린 것도 보고 싶달까. 아아. 정말 그런 건 상상만 해도 선덕선덕한다.
 이미 본편에서 오곡의 법의 등장으로 읽는 내내 선덕선덕했던 나. 앞으로도 계속 법의만 입어주시면 좋겠어요!라고 간곡히 바란다, 정말로. 법의는 진리다. 삼장의 법의와는 또 다른 요염함이랄까, 묘하게 관능적이랄까, 그런게 느껴진다. 음, 나만 그런가. 사실 오곡은 악역이라 싫어하는 분들도 많겠지만, 이상하게 어릴 때부터 악역을 좋아해왔던 나로썬 악역이라서 싫지는 않다. '바람의 검심'때도 지금 이름은 잊어버렸지만 붕대를 칭칭 감고 있던 보스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그 어린나이에 그 보스가 질 걸 알면서도 응원했던 기억이 있다. 동생은 누나는 악역만 좋아한다면서 이상한 눈으로 보았지만, 별 수 없다. 이것도 타고났는 걸. 
 전투가 마무리 될 쯤, 삼장이 있는 기력을 모아 오곡의 관자놀이에 총을 쏘았지만, 오곡은 그 민첩함으로 피했다. 하지만 얼굴은 피투성이가 되었고 다음번 '밤'을 기대하겠다며 사라진다. 이건 리로드 이후의 이야기가 또 있다는 것이겠지. 사실 여기서 오곡을 물리치기엔 삼장 일행이 무력면에서 밀린다고 할까.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오합지졸인 삼장 일행이 서로를 의식해가며 신뢰를 쌓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 자기 나름대로 정의를 내리며 해온 여행이었다. 물론 그 과정에 격돌도 있어, 전투력도 증가했는지 모르겠지만 오곡을 상대하기엔 아직 역부족이다. 그래도 마지막에 오곡에게 상처를 내다니, 그것만으로도 어쩐지 자랑스럽다. 전투가 끝나고 피투성이가 된 4명이 웃으며 시덥잖은 이야기를 하는데, 이게 또 어찌나 감동이던지. 정말이지 이런 장면, 너무나 그리웠다. 최유기는 역시 이런 말도 안 되는 걸로 다투는 4인방이 없으면 안 된다. 그나저나 가위바위보는 누가 이겼을까? 누가 삼장을 업었을지 이거 은근 궁금하다.
 뒤에 사라진 오곡이 나무에 기대서 웃으며 이미 예전에 세상을 떠나신 광명을 상징하는 달을 손으로 움겨 잡으며 말을 거는데, 역시 이 사람 이런 이상한 점도 다 좋다! 피투성이 된 얼굴로 소리내서 웃는 점도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도(이 단어 남용하는 기분) 이미 죽은 광명을 매회 떠올리며 곱씹고, 삼장을 보며 또 되새기는 걸 보면 정말이지, 사실 오곡은 광명을 좋아하는 거라면서 혼자서 실실 웃는다. 최유기 별전이라고 정도로 보이는 '이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블라스트는 리로드 다음편에 해당한다.), 거기서 광명과 오곡의 옛 이야기가 나온다. 얼른 그것도 출간되고, 외전도 출간되면 좋겠는데 말이다.
 뒷 마무리는 오랜만에 등장하신 관세음보살님이 깔끔하게 마무리 해주셨다. 그야말로 최유기 리로드가 있어야 했던 이유 자체를 한마디로 요약해주신 분이다. 가슴 설레었던 리로드가 끝이나서 아쉬움도 잠시, 또 이야기는 이어지겠지. 마지막 페이지를 보니 아직 만나서 인사 나눠야 할 상대들이 잔뜩 있다. 앞으로 이 세 사람과 삼장일행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겠지. 개인적으로 나탁의 등장이 무척이나 기대된다. 정말 한 컷이지만 어찌나 반가운지! 자, 이제 재장전(리로드)는 끝났다. 쏘기만 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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