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삭이는 자 1 속삭이는 자
도나토 카리시 지음, 이승재 옮김 / 시공사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에 본 책의 제목을 보고 아련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달콤쌉싸름함을 느꼈다. 귓가에 속삭일 때의 그 속삭임, 귓속말을 나누던 유년 시절의 속삭임 등 어딘가 모르게 감성적인 제목에 인상이 깊었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속삭이는 자는 연쇄 살인범을 나누는 부류인 망상가, 선교자, 권력 추구형, 쾌락 추구형에 이어서 다섯번째로 나오는 '잠재의식 속의 연쇄살인범'의 또다른 이름이었던 것이다. 심신이 미약한 자들의 귓가에 속삭여 그들을 교묘히 조정하는 살인범들을 '속삭이는 자'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렇게 속삭이는 자는 제목에서부터 어떠한 내용이 전개 될지 이미 선포하고 시작한다. 이야기는 어린 아이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6개의 왼쪽 팔이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법의학적 검사 결과, 다섯명은 이미 죽었으나 여섯번째 아이는 살아 있을 가능성이 제시된다. 여섯번째 아이가 살아 있는 이유는 범인이 그 아이를 천천히 죽게 해 그 고통을 즐기려고 함에 있다고 하였다. 하지만 범인의 진짜 의도는 범인은 천천히 죽이기 위함이 아니라, 그 아이를 살려놓기 위함이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사건은 순식간에 살인사건과 납치사건, 두 사건이 함께 발생하게 되고 아동납치 전문가인 밀라가 수사에 참가하게 된다. 

 행동범죄 수사팀의 고란 게블러는 범죄학자로, 로시 경감을 제치고 확고부동한 팀의 대장이다. 보리스는 누구에게나 자백을 받아낼 수 있는 뛰어난 심문수사관이며, 로사는 컴퓨터에 있어서만은 최고다. 그리고 스턴은 정보 수집력이 굉장한 수사원이다. 그리고 밀라가 이 수사팀에 합류하게 되면서 사건은 한발짝씩 더 나아가게 된다. 하지만 밀라의 합류는 순탄치 않았다. 로사는 외부인인 밀라의 합류에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고 팀원들 역시 어느정도의 거리를 두고 그녀를 대했다. 하지만 보리스는 밀라에게 관심을 보이며 따스하게 대해주었고 밀라는 게블러 박사가 신경이 쓰였다. 하지만 밀라의 뛰어난 직감과 그녀의 수사력에 로사를 제외한 팀원들은 그녀를 차즘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처음에는 수사팀으로부터 거리감을 느끼며 팀원이라 느끼지 못했던 밀라는 서서히 팀원과 일체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한 일체감을 제공한 사건들은 앨버트라 명칭된 연쇄살인범의 악마와 같은 속삭임에 넘어간 버먼, 로널드, 펠더로 이어진다. 버먼은 소아성애자로, 그들 특유의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까지 써서 끝까지 입을 다물었다. 로널드는 무너져가는 옛 고아원이었던 성당의 신부로, 어린시절 같은 고아원의 빌리라는 아이를 죽인 적이 있었다. 펠더는 로널드와 같은 고아원 출신으로, 어느 최고급 빌라 단지에서 한 일가를 몰살했다. 버먼은 첫번째 살해당한 아이를 차 트렁크에 싣고 있다가 잡혔으며, 로널드는 그의 성당에서 두번째 아이가 발견되었다. 펠터는 세번째 아이로 인해 덜미가 붙잡혔다. 이렇게 차례차례 범인이 그려놓은 큰 그림에 의해 발견되는 왼쪽팔이 없는 아이들의 시체. 하지만 수사관들은 자신들을 한발짝씩 앞서가는 범인의 그림자만 쫓기에 바쁠 뿐이었다.   

 시간은 속수무책으로 흘러가기만 한다. 살해당한 아이들과 함께 범인들은 줄줄이 엮어 나오지만 누구하나 살아남지 못한다. 버먼은 자살, 로널드는 밀라의 몸싸움끝에 종루에서 떨어져 즉사, 펠터는 경찰관들에 의해 포위되어 사살당한다. 하지만 이들도 진정한 범인은 아니었다. 진짜 범인은 이 배후에서 절대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수사관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게임을 원하는, '속삭이는 자' 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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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야 2011-05-09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앞으로 읽을 책이라 나중에 리뷰 보러 올게요. ^^ 엄청 기대중입니다.

2011-05-10 00:27   좋아요 0 | URL
엄청 기대하셔도 되요! 이거 굉장히 재밌게 봤습니다! 미국 스릴러는 안 맞았는데, 유럽계는 어쩌면 잘 맞을지도 모른다는, 유럽계 추리에 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준 소설입니다.
게다가 리뷰 다 쓰고 나서도, 아, 이런부분 더 적을걸이라면서 자꾸만 되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예요.
올해나 내년에 다시 한번더 읽어보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