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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컨스피러시 ㅣ 뫼비우스 서재
스코트 마리아니 지음, 이정임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모차르트 컨스피러시는 제목 그대로 모차르트에 관련된 음모를 다루고 있다. 그러면 모차르트에 관련된 어떤 음모를 다루고 있는가가 궁금해지는데, 이는 현재까지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모차르트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이 주가 되어 벌어진다. 모차르트의 죽음에는 이상한 점이 많아 그의 죽음에 관한 여러가지 가설이 존재하는데 작가인 스코트 마리아니는 여러가지 가설 중 모차르트가 오페라 <마술피리>를 통해 프리메이슨을 대중화하여 그들에 의해 살해당했을지도 모른다는 가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모차르트에 대해서 관심이 많고 그의 죽음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띠지에 적힌 문구 "살리에르는 모차르트를 죽이지 않았다!"라고 적힌 것을 통해 작가가 선택한 이 가설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는 사람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주인공인 벤 호프의 친구인 올리버 루일렌은 모차르트의 죽음과 관련된 편지를 한 장을 통해 현재까지 존속되고 있는 프리메이슨의 꼬리를 붙잡게 된다. 하지만 그 일로 그는 살해당하고 진실은 묻히지만 올리버가 그의 여동생인 리 루엘린에게 남긴 모차르트의 편지로 인해 생명에 위협을 받게 되고 그녀는 자신의 옛 연인이자 오빠의 친구였던 벤 호프에게 연락을 해 도움을 구한다.
'제임스 본드'와 '다빈치 코드'의 완벽한 만남이라고 적혀있으나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든다. 다빈치 코드에서는 주인공이 교수내지 학자로 본 사건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에 정통한 사람이었으나 모차르트 컨스피러시에서는 주인공이 SAS요원으로 모차르트에 대한 접점은 오직 그녀의 옛 연인 리 루엘린에 의한 것이었다. 그러하다보니, 머리로 해결하기보단 액션에 훨씬 더 무게를 두고 진행하게 된다. 팩션이지만 지적인 유희를 즐기기엔 다소 부족했다. 하지만 오히려 액션 스릴러면에서는 많은 점수를 주고 싶을 정도로 긴장감과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장면에 혀를 내둘렀다.
책을 보는 중에도, 보고 나서도 느꼈지만 영화처럼 펼쳐지는 전개에 이건 깜짝 놀랐다. 영화화를 노린 작품은 아닐까라는 의구심도 살짝 든다. 무척이나 자세하게 적어놓은, 소설 같은 시놉시스의 느낌도 조금 약간 있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로 만들어지면 재밌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장르는 물론 액션 스릴러로. 책을 통해 느꼈던 그 쫓고 쫓기며 생사를 넘나드는 그 긴장감과 속도감을 떠올리니 무척이나 즐겁다.
짧게 호흡함으로써 긴장감과 속도감을 늦추지 않고 고개를 돌리면 바뀌는 장소, 사건, 인물들에 제대로 읽지 않으면 금새 흐름을 놓치고 만다. 하지만 흐름을 놓치지 않고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도록 흡인력 있게 전개해 나간다. 긴장을 늦출 여유도 없이 휘몰아 치는 생사의 위협 속에서 여기저기 던져진 단서를 쫓아 추척해나가며 등장인물들의 행동을 예측해나가는 것은 다빈치 코드에서 발견하지 못한, 스코트 마리아니만의 재미가 있다.
본 작품에서는 인물들의 생사를 통해 반전을 꽤하고 있는데, 이거 작가한테 좀 미안해질정도로 전부 맞춰버려서 조금 아쉬웠다. 뒷통수치는 반전을 기대하고 읽은 것이 아니라 실망을 하진 않았지만 속아넘어갔더라면 훨씬 놀라면서 재밌게 읽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런 부분들도 메꿔줄 깜짝 등장들이 기다리고 있어 실망할 틈도 없었다.
무엇보다 주인공이 꽤나 매력적이다. SAS 요원이라는 이 벤 호프는 성별을 떠나 누가 봐도 '괜찮다'부터 시작해 '멋있다'소리까지 나올정도로 매력적인 인물이다. 전체적으로 개성이 뚜렷한 인물들이 여럿 등장했지만 작가가 벤 호프만 돋보이게 하려고 한 것인지 벤 호프만큼 눈길을 끄는 인물은 없었다.
다빈치 코드를 읽을 때 버겁고 진도가 잘 안 나가고 힘들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게 좋을 듯 하다. 쓸데없이 디테일한 묘사에 머릿속에 잘 그려지지 않는 것도 아니며 잘 알지 못하는 예술관련된 용어나 역사적 사실이 잔뜩 등장해 책장 넘기기를 막지도 않는다. 시선의 이동에 맞춰 딱딱 필요한 정확한 묘사와 사건과 관련된 적적한 역사적 사실을 적절한 위치에 간략하고 쉽게 풀어놓아 책의 두께가 무색해지게 만든다.
처음에는 띠지나 소개문구를 보고 좀 더 팩션스러운 이야기를 기대하며 읽었지만 이런 액션 스릴러도 새삼 나쁘지 않았다. 기대치와는 다른 원치 않던 방향으로 흘러갔지만 오히려 생각보다 재미있게 읽어 스스로도 조금 놀랐다. SAS 벤 호프의 다음 시리즈가 살짝 기다려질정도. 지적 유희를 쫓아 가는 즐거움 보다는 긴장감과 스릴 넘치는 액션 속에서 지적 유희를 찾아 떠나는 즐거움을 원하는 분에게는 권하고 싶은 책이다.
책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 하자면 책이 크고 두꺼운데 굉장히 가볍다. 손에 들고 읽기도 좋았고 가방에 넣어도 많은 무게감이 없어서 무척이나 좋았다. 살짝만 눌러도 책이 잘 펴지기도 했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나니 반양장이 되어 있는 겉표지 안쪽의 속지-붉은 종이-가 반쯤 뜯겨나갔다. 다른 건 다 좋았는데 제본 부분에서 조금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