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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향인 1
카라사와 치아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만화에 있어서 아무래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그림. 책을 처음보고 느낀 건 무척이나 선이 가늘고 예쁜 그림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안을 보니 가는 선과 멋진 남정네들이 잔뜩 나오고 시노부를 남자로 알고 있는 가정부는 가끔 니오우미아와 시노부가 있는 것을 보며 놀라는 것도 깨알같이 재밌었다. 게다가 얼마나 남정네들을 색기 넘치게 그리시는지 (특히 니오우미아 백작! 눈매가 너무 좋아요 ><))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입가에 웃음이..:)
나는 시대물을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환상향인은 무려 다이쇼시대다! (이것만으로도 격조!) 다이쇼시대의 건물, 옷, 관습 등 그 소재만으로도 이미 기분이 들뜬다. 거기다 내가 좋아하는 미스터리까지! 무려 미스터리 다이쇼 로망이라고 작가가 밝혔다. :) 게다가 어느시대든 인기있는 소재인 듯 남장이 등장하는데, 어째 시노부의 남장 모습이 너무 잘 어울려서 위화감이 없다고 할까. 하핫. 그만큼 작화가 훌륭하는 것이겠지?
본 이야기는 옴니버스 식으로, 1권에는 총 4개의 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그 모든 사건은 향도의 당주이자 향수 회사의 사장인 니오우미아 백작과 남장을 하고 그의 서생으로 들어간 시노부가 해결한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니오우미아 백작이 사건을 물색해놓고 범인을 찾아내는 찰나, 시노부가 조금 더 앞서가 일을 잔뜩 벌여놓고는 위험에 처하는 등의 결정적인 상황에 니오우미아 백작이 나타나 향수를 이용 해 사건을 해결한다는 게 진실. 시노부는 항상 그 타이밍에 기절을 하곤 하는데,어째서?! 개인적으로 시노부와 니오우미아가 같이 해결하지 않고 니오우미아 백작이 막판에 사건을 정리해버린다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런 핀잔도 쏘옥 들어가게 만들어버리는 막판 작화때문에 그냥 이것도 조...좋은데.라고 생각해버리고 만다. :)
1화에서는 시노부의 오빠와 관련된 사건, 2화에서는 카오루(백작이름)를 늙게 해버려서 죄송하다며 청춘을 되돌려 드리겠다고 교복을 친히 그리시는 김에 학원 비밀조직과 관련된 사건을, 3화에서는 대향회와 관련된 니오우미아의 친척과의 일을, 4화에서는 카오루의 친구, 미나미 진주(양식이다) 사장 싱고와의 사건을 다루고 있다.
어디하나 지나치지 않고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건, 시노부가 남장한 것을 알면서도 눈감아 주고 일정선을 지키는 니오우미아 백작, 즉 카오루의 모습 때문이 아니었나한다. 게다가 이야기가 너무 무거워지지 않게 적당히 섞인 개그적인 요소들은 분위기의 밸런스를 맞춰주었고 이야기를 진행하는 동안 쉼을 주었다. 시노부의 넓다 못해 아주 태평양을 헤쳐나갈 것만 같은 마음도 사건을 진척시키는데 한 몫을 했고 백작이 활약할 기회를 줘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
무엇보다 백작에게 기대지 않고 홀로 서려는 시노부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늘고 깨질것 같은 여자의 모습이 아니라 심지가 굳고 올바른 여자의 모습으로 있을 수 있어서, 남장여자로써 꽤나 잘 어울렸던게 아닌가 한다. 그래도 이미 백작은 눈치챘다고 :) 또 소재면에서 아주 신선했던 건 '향수'였다. 향수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건 무척이나 신선해서 보는 내내 설레였다.
1권에서는 사건 위주로 이야기가 흘러가 백작에 관한 이야기나 여러가지 뒷 이야기를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그건 지면상 어쩔 수 없으니.:) 아마 다음권에서 백작이 남기는 표식의 의미와 그의 집안, 그리고 백작의 그림자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을까한다. 물론 사건은 계속 될 예정!
사건이 끝나갈 무렵의 작화. 너무 예뻐서 둘이 같이 사건 해결하지 않아도 괜찮아라고 생각해버리게 만든다. :)
깨알같은 개그. 일명 '가정부는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