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닿기를 11
시이나 카루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정말 이렇게나 순정만화스러운 순정만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고교생, 우정, 사랑....  정말 순정만화의 클래식 그 자체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근래 들어서 이렇게 100% 순정만화는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서 기분이 묘하다. 11권까지 한번에 읽고 느낀건 예전같았으면 좀 더 만화책에 빠져서 읽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물론 읽으면서 둔한 사와코때문에 답답해하기도 하고 귀엽고 다정한 카제하야의 미소에 나도 덩달아 웃기도 했고 요시노와 야노, 사와코를 보면서 멋진 콤비라는 생각도 했다. 게다가 순정만화에서 빠져서는 안되는 악역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한 쿠루미 역시 처음에는 밉상이었다가 점점 호감형으로, 사와코에 의해 변해가는 모습이 좋았다.  

 하지만 정말 그냥 그정도였다. 만화캐릭터들과 같이 호흡하면서 보는 것이 아니라, 정말 제 3자로써 멀찍히 떨어져서 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결국 읽고 나서 내린 결론은 '이런 고교생활은 정말 로망 그 자체가 아닐까.'라는 것이었다.  

 순정만화는 순정만화이기에 로맨스에 대한 그 나름의 환상을 그린다. 있을 법한 일, 일어났으면 하는 일, 생각만으로도 내가 기분이 좋아지는 일.. 그야말로 여성들의 로망을 그대로 재현해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로망은 로망. 그저 내게는 감정이입 되지 않는 남의 일로밖에 보이지 않고 비현실 그자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순진한 고교생들은 있을까. 이렇게 엇갈리고 엇갈리면서 이루어지는 건 정말 있을까. 왜 이렇게나 작위적으로 느껴지는 걸까. 어째서 단순한 책장 넘기는 행위에 지나치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걸까. 읽고 나서 느낀 건 그저 회의적인 자신의 감상뿐이었다. 정말 만화는 만화였다.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으니까 이러고 싶다라는 간절한 소망이 드러나보였다.  역시 로망은 로망 그자체로 남겨둘때야만 아름다워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순정만화로서의 구성요소를 다 갖추고 있고 누구나 소녀틱한 로맨스를 꿈 꾼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사와코와 카제하야를 비롯한 <너에게 닿기를>에 나오는 인물들과 같이 호흡하며 걸을 수 있을것이다. 굳이 소녀틱하지 않다 해도 충분히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오랜만에 이렇게나 순정만화의 극치를 달리는 작품에 낯설어서 이렇게나 회의적인지 이미 로맨스에 대한 환상은 더 이상 없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순정만화를 좋아하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해가며 나아가는 풋풋하고 달달한 고교 생활의 사랑이야기를 보고 싶다면 이 작품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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