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숨어 있던 의문이 솟아났다. 그의 애인은 그가 만든 참은 눈물 앞에서 감동한 것이 아니라 다만 불편하고 불쾌했던 것이 아닐까. 그의 애인은, 그가 만든 참은 눈물에 설득당해서가 아니라 다만 불편하고 불쾌해서 떠난 것이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Be kind always. Everyone you meet is fighting a battle you know nothing about.

그들처럼 이 파수꾼들도, 인간이란 이 정도로 타인에게 무관심할 수 있구나 하고 느끼게 하는 그런 소리로 웃기도 하고 지껄이기도 했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도둑질을 한다거나 거짓말을 하는 그런 것이 죄가 아니었다. 죄란, 인간이 또 한 인간의 인 생을 통과하면서 자신이 거기에 남긴 흔적을 망각하는 데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태양은 떠오르고 태양은 지고, 제자리로 되돌아가도다. 바람은 남에서 불고, 또 북으로 옮아가, 돌고 도는 그 흐름은 끝이 없도다. 강물이 모두 흘러들어도 바다는 넘쳐흐르는 일 없다. 모든 것은 이제 나른하도다. 이미 일어났던 일은 또 일어나리. 이미 행하여졌던 일은 또다시 행하여지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빵을 나누듯 공포도 서로 나누었다는 것은 가치관과 목표가 같은 사람과 함께한다는 생각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런 사람과 함께 있다고 생각하면 기쁨도 슬픔도 나누는 것이 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과 함께 있다면 그 무엇도 나눌 수 없다.
어떤 일을 끝까지 해낸다는 것은 어쩌면 큰 뜻이 있거나 기백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닐지 모른다.

무섭지 않았다고 한다면 거짓말입니다. 아무리 신앙을 가졌다 하더라도, 육체의 공포는 의지와 관계없이 엄습해 오는 것입니다. 가르페가 있을 때는 빵을 두 개로 나누듯이 공포도 서로 나누었습니다만, 앞으로는 혼자서 이 밤바다의 추위와 어둠을 모두 견뎌내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 공포의 떨림은 일본에 온 모든 선교사들이 느꼈던 것일까? 그들은 어땠을까? 라고 생각하자 왠지 겁에질린 쥐처럼 작은 기치지로의 얼굴이 가슴에 안겨 왔습니다. 나가사키에서 성화를 밟고 사라져 버린 그 겁쟁이 말입니다. 만약 저도 사제가 아닌 한 사람의 신도였다면, 이대로 도망쳤을지 모릅니다.
제가 이 어둠을 뚫고 나가는 것은 다만 사제로서의 자존심과 의무 때문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종교의 역할이 그런 것 아닌가. 종교를 갖는 많은 이유 중 하나는 희망없는 삶에 작은 불씨라도 찾기 위해서인 사람도 있다. 살아지는 목숨을 살뜰이는 못 가꿔도 내던져두지는 않겠다는 최소한의 의지일테다. 모순적이어 보이지만 처량한 의지라는 생각을 했다.

일본인인 그들에게 이 땅의 생활은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고통스럽기 때문에 오로지 천국의 궁전을 의지하며 살아온 농민들, 그런 슬픔이 이 노래에 가득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