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당신을 만드는가 - 삶을 걸작으로 만드는 피터 드러커의 위대한 질문
이재규 엮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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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드러커가 미래를 고민하는 당신에게 묻는다! 

무엇 당신 을 만드는가

삶을 걸작으로 만드는 피터 드러커의 위대한 질문

· 이재규 편저 ·

 

 

     "이 책은 필자(펴낸이 이재규)가 드러커의 저술을 번역하고 또 그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들은 질문들 중 '일과 인생에 대한 위대한 통찰'이라고 할 수 있는 38가지 질문을 유형별로 묶은 것이다."(이 책 '앞날개' 中)


피터 드러커 [Peter Ferdinand Drucker, 1909.11.19 ~ 2005.11.11]는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분으로 구십이 넘는 생을 사시면서 수많은 업적을 남기셨다. 저서는 물론이고 그를 알게 모르게 거쳐 간 제자로 말할 것 같으면 최근 경영을 공부했다는 사람이라면  십중팔구 그의 직·간접적인 제자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럼에도 그를 추종하는 사람이 눈에 띄게 드러나지 않는 이유는, 드러커는 그 자신이 이룩한 업적 그 자체로 위대해지고자 했던 사람이 아니라 생전에도 그랬고 사후에도 다른 사람이 목적을 달성하도록 도와주고 이끌어주는 등대역할을 자처하셨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질문하는자/듣는자/관찰자였기 때문에 이러한 책이 나올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책에서 자주 언급하는 것은 사람마다 배우는 방법과 정보수집 방법이 다르고 쓰일 곳, 그러니까 그 사람이 있어야 할 곳[적재적소所 : "나의 강점은 무엇인가?"와 "나는 어디에 속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쓰고 보니까 "당연한 얘기 아냐?" 싶기도 하고, 참 별거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 현실 사회에서 부딪혀보면 사람들은 각자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귀찮게 여기고 너나할 것 없이 자기 역할에 만족하거나 진득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기웃거리기 일쑤다. 그것은 아마도 "드러커가 나중에 '지식사회'와 '지식근로자'라는 개념을 고안"(72쪽)하기 전, 획일적이고 위에서 아래로 주입하는 방식의 교육만 받고 사회에 나온 근로자들이 자신을 너무 모르고 기업에 들어가기 때문에 똑같은 사람들로부터 똑같은 방식으로 업무를 배워놓고 나중에 "이게 내 일 맞아?" 뒤늦게 방황하기 시작해서인 것 같다.  

어쨌거나, 지금은 (아니면 이제라도) 지식근로자가 되어서 스스로 깨어 있어야 한다. 지식근로자가 어떤 것들을 자신에게 질문하고 답해보아야 하는지 이 책이 머리와 가슴에 노크를 해준다. 어차피 일을 하고 살아가야 하는 인간에게 기업이 돌아가는 원리인 경영에 대한 통찰을 넘어서 삶에 대한 통찰을 제공해 주는 이 책! 너무 앞서지도 뒤처지지도 않게 딱 반걸음만 앞서 가고자 하는 지식인에게 지혜를 제공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가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5년 전에도 지식사회를 예견하는 책을 보고 흥분해서는 "아! 맞아! 이런 사회가 올 것이야." 했던 것이 5년을 빠르게 돌려서 지금에 이르러보니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 


     "지금부터 50년 이내에 학교와 대학들도 300여 년 전 인쇄된 교과서를 중심으로 지금까지 스스로 재조정하고 변화해왔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대폭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예측해도 틀리지 않는다." (81쪽)


향후 50년 이내에는 지금까지 산업사회의 방식으로 지탱되었던 학교, 대학, 군대, 기업이 어떤 식으로든 변화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글쎄, 50년 이후에도 내가 살아 있을 것인지 그건 잘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드러커를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가 아니라 나 죽고 난 이후 '까마득한 미래 경영학의 아버지'라고 부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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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성공 - 왜 우리는 불행한 성공에 집착하는가?
김지영 지음 / 좋은책만들기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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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불행한 성공에 집착하는가?
〈행복한 성공〉

 
누구나 행복한 성공을 바란다. 정확히 말하자면, 행복한 성공이라기보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과 무관하게 부모의 기대와 사회의 성공 기준에 따른 보여지는 성공 · 결과적인 성공을 추구하기 위해 맹목적으로 달려가고 다고 해야겠다. 너무나 획일적이고 뻔하다. 지금은 이렇게 뻔하다는 걸 아는데 사실 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돈을 많이 버는 게 인생 최고 목표가 되어야 하고, 돈이 인생의 전부인 줄 정말 몰랐다. 내숭을 떨고자 하는 게 아니라 나는 그런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 어린시절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거짓말하지 말라고, 공부가 무슨 대수냐(이것만은 우리집이 조금 특별했던 듯.;;), 자기 주변 정리 잘하라고만 배웠지 학교 선생님께서 나에게 "돈 많이 벌어야 한다" "돈 많이 버는 학과에 가야 한다"라고 말씀해주신 적이 없었고, 부모님께서도 "돈 많이 벌어서 효도해라" "돈이 최고다"라고 말씀해 주신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 부모님은 "평판 좋은 직장에 다니며 용돈을 충분히 드리는 자식은 부모의 은혜를 잊지 않는 효자, 효녀"(96쪽)라고 믿고 싶어하시며 "가족들간의 사랑조차도 조건에 따라 오가는 거래관계"(96쪽)로 굳어지고 는 듯하다. 이는 이 시대의 비극이기도 하고, 돈맛이 그만큼 달콤하다는 증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약간 진부하면서도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책 제목을 달고 지만, 내용면에서는 깨는 부분이 많고 심리나 자기계발 분야에서 다뤄진 웬만한 것들을 거의 다 담고 으며 이것이 저자의 경험과 이론에 의해 잘 버무려져서 꽤 완성도 는 책으로 묶인 것 같다. 

 
크게, 행복한 성공 찾아가기(1장) - 발견하기(2장) -유지하기(3장)로 구성되어 으며

각 장은 또 이렇게 구성된다.

1장
분노 인정하기 - 분노 드러내기 - 분노 받아들이기 - 합리화를 멈추고 솔직해지기 - 자기 용서하기 - 자기 사랑하기

2장
제로화시켜 한계 넘어서기 - 부정을 긍정으로 바꾸기 - 직관의 소리 듣기 - 감각 깨우기 - 직접 경험하기

3장
흔들림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 시각화와 상상하기 - 정화하는 글쓰기 - 감정 유도의 법칙 - 잠자는 시간 활용하기 - 내면의 존재 만나기 - 비전보드 만들기 - 자존감 이해하기 - 감사하기


모두 어디선가 접해본 듯한 과정인지라 그다지 와 닿지 않을 수도 는데 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어느 하나 소홀히 넘겨서는 안 되며, 각 단계는 반드시 순서대로 밟아나갈 것이 아니라 상호유기적이며 서로 보완하면서 삶 전체를 통해 끊임없이 이루어나가야 하는 과정이다. 게임처럼 한 단계를 마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은 아니지만, 1장을 건너뛰고 2장이나 3장만 충족시킨다면(←대부분의 성공 관련 책들이 이 부분만 많이 다룬다고 한다.)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는 지만 공허한 성공에 다다를 수 다는 것이다. 뭐 하나 부족할 것 없어 보이는 성공한 사람들의 자살이나 각종 중독에 대한 답이 될 수 겠다.


개인적으로 1장은 읽기가 조금 힘들었다. 가장 좋았던 부분이면서 내게 필요한 부분이기도 한데 저자가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욕심껏 담으려고 해서 그랬는지 일부 문장들이 너무 길고 무슨 말인지 몰라 몇 번을 곱씹어야만 했다[예-"합리화를 멈추고 솔직해지기를 통해 용서할 수 없음을 인정하는 단계가 필요한 것은 너무 오랫동안 자신의 감정을 방치한 것에 대해 분노가 심리적 위안과 보상을 받기 위해 내면에서 다양한 게임을 벌이고 기 때문이다."(79쪽)]. '이거 번역물인가?'싶어 두리번거리기까지 했다. 그렇지만, 다른 책에서 만나볼 수 없는 이 책만의 스타일이 고 솔직함이 고 문장마다 옹골참이 느껴져서 많은 부분을 인정하고 공감하면서 읽었다. 특히 '자기 사랑하기'와 '직접 경험하기'는 지인과 관련하여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배우자에게 받은 극심한 상처로 자기를 사랑해야 남도 사랑할 수 다고 자주 말씀하시지만, 정작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고 '인생 뭐 어. 그냥 즐겨.' 라는 모습으로 분노, 두려움, 공허를 감출 때 때깔 좋은 명언이나 말씀들이 진정 내 것이 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우리 사회의 기득권자와 권력자와 어른들-"가정조차도 권력적 지배관계에 놓여 "(51쪽)음-이 교육시키는 것과 현실 세계는 너무도 다르다. 그래서 아이들은 사회에 나와서 모든 것을 다시 배워야 한다. 진짜 자기를 돌아볼 수 는 시간이 따로 마련된 것도 아니다. 는 그대로의 자기로 존재하면서 각자의 기준에 맞는 행복한 성공과 함께 살아가도록 이 책이 멘토가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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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안의 호랑이를 길들여라 - 행복한 삶을 위한 틱낫한 스님의 지혜로운 조언
틱낫한 지음, 진현종 옮김 / KD Books(케이디북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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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삶을 위한 틱낫한 스님의 지혜로운 조언
<그대 안의 호랑이를 길들여라>
Taming The Tiger Within


예전에 틱낫한 스님의 『화』라는 책을 참 인상 깊게 읽었다. 당시만 해도 우리집 여자 둘은 짜증, 불만이라는 방식으로 화를 표출했다. 그런 환경에서 나는 보통 여자들이 스스럼없이 낼 수 있는 짜증, 변덕조차도 부릴 수 없는, 아니 그 자체를 아주 싫어하는 사람이 되었고 화가 나도 화를 제대로 다루는 방법을 모르고 살았던 것 같다. 『화』라는 책을 접하기 전, 내가 생각하는 불같은 화anger는 되도록 참고 참는 화anger였다면 읽은 후의 화anger는 나라도 내 화anger의 정체를 알고 조금씩 작게 표출하면서 우는 아이 달래듯 어르고 달래줘야 한다는 것이다. 알긴 알지만 실전에서 잘 안 된다는 게 문제이다. 그래서 이런 책을 자꾸 집어든다.


이 책에서 말하는 우리 안의 호랑이는 앞서 말한 책의 제목인 화anger의 다른 이름이다. 그것을 어떻게 하면 잘 길들일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책 제목에서 비춰지는 이 책의 내용이다. 거의 맞는 얘긴데 생각지도 않게 이 책의 마무리 1/4분량은 옮긴이 진현종 님이 프랑스 보르도 지방에 있다는 명상수련센터 '플럼빌리지(Plum Village)'에서 체험한 것을 들려주고 있다. 어쨌든, 이것도 우리 안의 호랑이를 길들이는 방법을 알려주고 이끌어주는 나침반의 하나이니까 이 책의 취지에 맞다. 체험담 이외의 앞부분은 한쪽 면은 커다란 사진과 다른 한쪽 면은 시와 같이 짧은 글귀로 이루어진 가벼운(!) 책이다. 확실히 화anger는 어느 정도 여유와 휴식 안에서 길들여진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우리는 우리가 내는 화 그 이상의 존재이며

우리는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 그 이상의 존재이다. (14-15쪽)



나는 이 글을 이렇게도 바꿔보고 싶다.

 
우리가 내는 화는 화 그 이상의 존재이며

화는 화를 내는 사람의 고통 그 이상의 존재이다,
라고. 
 

진현종 님이 보르도 지방에서 보내주신 장문의 문자 메세지(이 책!! Part 3)에 의하면, 화를 다스리는 마음공부 Big 3는 전념(專念, mindfulness), 씨앗(種子, seed), 전환(transformation)이다.


전념 : 지금 이 순간에서 일어나는 정신적, 육체적 움직임과 변화를 조금도 놓침 없이 의식하는 것. (307쪽)

씨앗 : 전념의 진짜 대상. (308쪽)

전환 : 전념의 힘을 통해 화 또는 그밖의 부정적인 씨앗들을 확인하고는 잘 보듬고 다독거려서 급속하게 성장하는 것을 막음으로써 궁극적으로 그 성질을 잃게 만드는 것. (314쪽)



작은 화가 더이상 커지고 번지지 않도록 많은 이들이 곁에 두고 보면 좋겠다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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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Thich Nhat Hanh(1926~ )

베트남의 승려이자 시인, 평화운동가. 열여섯의 나이에 불가에 입문하여 평생구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베트남 전쟁 당시 죽어가는 동포들을 위해 전세계를 순회하며 전쟁을 반대하는 연설과 법회를 열고, 불교평화대표단 의장으로서 파리 평화회의를 이끌었다. 이런 활동으로 1967년 마틴 루터 킹 목사로부터 노벨평화상 후보에 추천받지만, 이후 베트남 정부의 박해를 받아 귀국을 금지당했다. 1960년대 그가 주창한 '참여불교Engaged Buddhism'내세론에 기댄 기존 불교의 빗장을 열고 사회문제에 적극 참여하는 것을 기본정신으로 삼아 전세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80년대 초반 프랑스로 망명한 스님은 보르도 지방에서 명상수련센터 '플럼빌리지Plumvillage'를 세웠다. 자두마을이란 뜻의 이곳은 '흙과 사람, 자연과 인간이 조화로운 곳'으로, 세계 각국에서 온 많은 이들이 종교간의 벽을 허물고 각자의 신념에 따라 수행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 틱낫한, 『화』, 앞날개에

 

플럼빌리지 홈페이지 www.plumvillag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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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10분에 세 번 거짓말한다 - 속고 배신당하고 뒤통수 맞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로버트 펠드먼 지음, 이재경 옮김 / 예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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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10분에 세 번 거짓말한다>
The Liar in Your Life
속고 배신당하고 뒤통수 맞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이 책은 "거짓말 심리학 분야에서 세계 제일의 명성을 자랑하는 로버트 펠드먼Robert Feldman(이 책 앞날개 저자 소개글에서)"이 쓴 거짓말에 관한 한 편의 치밀한 논문이다. 거짓말 분야의 박사라고 하니까 왠지 "이 사람 진짜 사기꾼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고 조금 우습기도 하다. 그런데 글쎄, 이 거짓말에 관한 연구를 제자들과 함께 30년 동안이나 했다지 않나. 현재 나도 그렇지만 저자도 처음에는 사람을 속고 속이는 일이 그렇게 자주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으며, 거짓말 연구 초기에는 젊디 젊을 때였는데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뭔가 단서나 낌새가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믿었단다. 결과는 완전히 참패였다. 30년 연구 결과, 거짓말은 사람들의 일상이라는 거고(책 제목에 잘 나타나있다-<우리는 10분에 세 번 거짓말한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수사관일지라도 그것을 제대로 탐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만약 스포츠나 공부같은 경우라면 열심히 훈련하고 연습하면 분명히 경지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거짓말을 탐지하는 연습은 시시때때로 만나는 사람마다 진짜를 확인해 볼 수가 없으니 진위 확인이 어렵고 흐리멍덩하다. 말 그대로 추측일 따름인데도 사람들은 자기 편한 대로 살기를 바라므로 특히 사회생활을 오래해본 사람일수록 자신만만하다. 눈만 보면 다 안다나... 하긴 우리 어머니께서도 자식들한테 늘상 하시는 말씀이 안 봐도 다 안다고 하셨다. 나도 나를 잘 모를 때가 많은데 참 대단한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그러니까 이분들은 거짓말에 꽤 능숙한 분들이고, 대단하신 분들께 찍힌 거짓말쟁이는 어수룩해서 찍혔다는 결론이 나온다. 어쨌든, 다시 한 번 얘기하지만 거짓말은 일상이다. 누구나 다 하고 산다. 그것도 아주 수시로. 자기도 모르고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는 사실을 알면 혹시 우리 인간의 유전자에 거짓말DNA라도 심어져 있나...의심해 보게 된다. 그 내용이 이 책 4장 '거짓말의 진화'에서 동물의 속임수를 살펴보면서 답을 찾아간다. 


     " 속임수는 사회를 움직이고 유지하는 시스템 속에 너무나 깊숙이 뿌리박고 있어서 만약 속임수를 모두 제거한다면 사회는 알아볼 수 없는 모습으로 변해버릴지도 모른다. 그리고 변해버린 사회는 더는 편안히 살 만한 곳이 아닐 수도 있다." (18쪽)


병적인 거짓말(충동적 거짓말이라고 부르는 '허언증虛言症'이라는 병이 있다고 한다)에서부터 우리가 그다지 나쁜 거짓말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던 연애할 때 상대를 가볍게 속이는 것, 면접시 있지도 않은 경력을 부풀리는 것, 시험볼컨닝하는 것, 각종 미디어에서 이미지를 조작하는 것, 과장 광고, 책낼 때 실화라는 꼬리표를 달아서 독자가 이야기를 더욱 믿게 만드는 것, 블로그 사기극, 학계 논문 표절, 말이 필요 없는 거짓말잔치판 정치계, 허위·위조학력, 불륜, 간통, 외도, 기업사기....점점 고약하고 나쁜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듯한데 심지어 화장을 비롯한 온갖 치장이 진짜를 가리는 '겉치레 속임수'라고 하니.... 저자의 이 한 줄 글은 핵심을 꿰뚫은 듯하다.


    "'선수'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우리들 대부분이 선수였다." (218쪽)


그렇다고 해서 누구나 거짓말을 하니까 해도 된다는 지극히 물렁물렁한 결론에 이르자는 건 절대 아니다. 사람들이 아무리 '착한 거짓말'이라고 포장하고 좋은 의도로 한 거짓말이라고 해도 어쨌든 거짓말이라는 건 종류를 불문하고 좋지 않다고 말하며 궁극적으로는 사회의 신뢰를 좀먹는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래서 이런저런 이유와 핑계로 가려진 거짓말의 양면성이라든지 일상성을 꼼꼼하게 살피고 거짓말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비교적 구체적으로 일러주면서 책을 마무리한다. 무엇보다도 아직 정착이 덜된 인터넷상에서 사이버 정직에 대한 기준이 어떻게 진화해 갈지 나도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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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보일 이야기 바우솔 작은 어린이 13
한교원 지음, 이명애 그림 / 바우솔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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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솔 작은 어린이 13
<수잔 보일 이야기>
한교원 글 | 이명애 그림




이 이야기는 10살 알렌이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 수잔 보일 아줌마에 대해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작고 소심해 보이는 10살 남자 아이가 마흔 하고도 일곱 살이 넘치는 커다란 아줌마와 어떻게 친구가 될 수 있었을까. 조금 의아한 마음으로 이야기(노래)를 따라가 보았다.

책 속으로 들어가기 전, 잠깐 재미없는 사실 하나를 이야기하자면('작가의 말'에 자세히 나와 있음)

이야기 가운데 뚱뚱하고 못생긴 아줌마 수잔 보일(Susan Boyle)이 영국 인기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일약 스타덤에 오른 것은 실화이며, 나머지 절친 알렌과 있었던 일들은 지어낸 이야기, 그러니까 일부 사실을 바탕으로 한 창작동화라고 밝힌다. 
 
알렌은 대도시 런던에 살다가 아빠 회사 일로 영국의 작은 마을로 이사 온 남자 아이다. 새로 이사 온 동네가 너무 낯설고 엄마가 옆집에 사시는 분(수잔 보일)을 소개해 줄 때까지만 해도 왼손을 바지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자기 방으로 가서 뭔가를 구시렁거렸던 소위 '스몰에이형' 아이다.


수잔 보일 아줌마는 작고 외진 동네에서 태어나 평생을 그곳에서 사신 블랙번 토박이로, 가족이라고는 고양이 한 마리가 전부이고 여태 남자 친구를 사귀어본 적이 없다고 한다. 에구머니나!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려는데 책 속에서 알렌도 그런다. -"(에구머니, 이 이야기 아무에게도 하지 말랬는데!)"(13쪽) ㅎㅎ 

 
처음 알렌은 머릿속이 복잡했다.

"그 맑고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저 아줌마의 목소리였나? 저 이상하고 못생긴 아줌마의 노랫소리에 홀려 그 집 뒤뜰을 기웃거렸다고?"(19쪽)

옛날에는 못생겨도 공부 잘하는 아이가 꽤 많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예쁘면 다 용서된다는 식으로 예뻐야 아름다운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심지어 공부도 잘할 거라는 착각과 고정관념이 깊게 박혀 있다. 실제 많은 부모가 아이들에게 예쁘고 날씬하고 공부까지 잘하기를 바라기도 하니 크게 이상한 일만은 아니다. 이런 평범한 도시 아이가 외모와 능력이 꼭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과 겉모습이나 약점이 자신을 갉아먹을 순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과정이 그 어떤 진부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개인적으로 수잔 아줌마가 (알렌이 왼손 흉터 때문에 힘들어할 때 큰 힘이 되어 주었지만) 세월의 힘에 굴복하여 꿈을 접고 어른들의 실상을 인정할 때는 짠함과 공감하는 마음이 일었다. - "어른들이라고 해서 완벽한 것은 아니야. 방법을 알고 있지만 결국 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단다. 지금처럼." (63쪽)

수잔 아줌마의 꿈을 되살려주고 그의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준 알렌은 정말 멋진 녀석이다. 유명해진 뒤 아줌마가 하는 이야기는 진짜 감동 그 이상이다. 

"나는 여전히 나야. 유명해졌다고 달라지는 건 없어. 인기라는 건 연기 같은 거지. 때로는 눈앞이 안 보일 정도로 대단하지만 잡히지 않는 것.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사라지고 마는 것. 내 생각은 그래." (101쪽)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고 밝게 살아가는 아이
친구의 외모를 따지지 않고 진정한 우정을 일궈나갈 수 있는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이 책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을 읽은 소심한 아이는(나?) 이전보다 아주 조금 당당해졌다. 약점을 지적받고도 완전히 당당해질 수 있는 그날까지 쌀 한 톨씩 변화되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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