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llica
메탈리카 (Metallica)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199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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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년! 전세계를 뒤흔들어버린 메탈리카의 다섯번째 앨범이다.

발매후 곧바로 빌보드 1위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고 그들로서는 전무한 대중적 인기를 구가한 작품이기도 하다.

4집까지 고집해왔던 순수 스래쉬메탈 표현방식에서 벗어나 좀더 세련되고 탄탄해진 구성력으로 무장한 그들 최고의 '명반'이자 '인기반(?)'이다. 정말 메탈리카... 로드(Load)처럼 '철없는'짓 그만하고 이 앨범의 수준정도만 유지해 준다면 더 바랄것이 없겠건만...쩝~

모두 12곡의 트랙이 담겨 있는데 괜찮은 곡만 추려서 살펴보려 한다.

앨범의 첫 포문을 여는 ENTER SANDMAN이라는 곡은 지금의 메탈리카에게 엄청난 지명도를 가져다 준 그들의 대표곡이다. 러닝타임이 그렇게 길진 않지만 그들만의 '꽉찬' 구성력이 빛을 발하는 곡이기도 하다. 특히 라스의 드럼은 곡의 완급조절을 이끌어 가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데 정말 완벽할 정도로 잘 짜여진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연주하기도 쉽다!)

두번째 곡, SAD BUT TRUE 역시 라스의 '강력한' 드럼소리에 맞춰서 진행되는 미드템포의 곡. 제임스가 5현 기타로써 표현하고자 했던 '헤비'의 개념정의는 이곡의 사운드로서 어느정도 결정지었다고 보여진다. ENTER SANDMAN과 함께 본 앨범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곡이기도 하다.

스피디한 '깔금한' 스래쉬 사운드를 선사하는 HOLIER THAN THOU를 지나 우리가 만나게 되는것은 THE UNFORGIVEN이라는 곡인데 FADE TO BLACK에 이어 대중들에게 선사하는 메탈리카의 '선물'차원의 곡이라 해석하고 싶다. 확실한 멜로디만을 '엄선'하여 뽑아낸 기타선율은 이것이 정말 메탈리카일까하는 의문을 갖게도 하지만 그래도 이정도의 '중후함'은 메탈리카 아니면 만들어 내기 힘들것이다.

제임스가 일렉시타로 만들어낸 이국적인 인트로를 들려주는 WHEREVER I MAY ROAM은 이 앨범에서 가장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하는 곡이다. 조금씩 빨라지는 템포체인지를 통한 사운드의 분출... 그리고 이어지는 보컬파트와 기타의 나열... 그 위로 드럼과 베이스가 질주하며 곡은 다이나믹한 전개를 보이며 듣는이를 지루하지 않게 하고 있다.

잘 사용하지 않는 '셔플'리듬을 기본으로 한 DON'T TREAD ON ME의 헤비한 발자취를 뒤로하고 다시 메탈리카의 질주감을 만끽할 수 있는 트랙 'THROUGH THE NEVER'가 흐른다. 이 곡은 이전의 메탈리카 음악의 형태와 가장 유사한 사운드와 구성을 보여주는 곡으로 메틀팬들에게 또 한번의 '헤드뱅잉 타임'을 선사하는 트랙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NOTHING ELSE MATTER에서 우린 또 한번 그들에게 '뒷통수'를 보기좋게 얻어 맞는다. 실컷 헤드뱅잉 시켜놓고 뒷통수를 치다니...으~
이곡은 '팝송'이라 해도 무난한 곡이다. 참고로 솔로는 제임스가 쳤다.

공격적인 세션으로 인트로를 장식하는 OF WOLF AND MAN은(제목과 결부시켜보면) 평소 사냥을 즐긴다는 제임스의 입김이 많이 작용한(물론 대부분의 곡들이 그의 곡이지만)곡이다.

THE GOD THAT FAILED의 육중한 베이스인트로와 가벼운 그루브감과 장엄함에 이어 제이슨의 (지금까지의 행보중 가장)멋진 솔로를 감상할 수 있는 MY FRIEND OF MISERY는 흐느끼는 듯한 곡의 전체분위기와 멜로디가 이색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앨범의 대미를 장식하는 곡은 THE STRUGGLE WITHIN...
군대 행진을 연상시키는 라스의 롤플레이에 이어 강력한 다운피킹이 등장하면서 곡은 아주 박진감 넘치는 모습을 보이면서 앨범의 마지막을 멋지게 마감한다. 역시 헤드뱅잉타임을 선사하며 팬들에게 자신들의 존재를 다시한번 '각인' 시키려 하는 의도가 엿보이는 곡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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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ntdown To Extinction
메가데스 (Megadeth) 노래 / 이엠아이(EMI) / 199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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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년도에 발표된 본 앨범은 빌보드 앨범차트에서 2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한바 있는 '명반'이다. 91년도에서 메탈리카가 1위에 오른것에 비한다면 그다지 놀랄일은 아니지만 사운드의 대중성면에서 견주어보면 이러한 성적은 머스테인의 '인간승리'라 말하고 싶다. 메틀리카의 사운드는 어딘지 모르게 메가데스보다는 좀더 대중들에게 가까이 다가서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Enter sandman이 팝역사상 가장 위대한곡 100위안에 들어갈 수 있지 않았을까?

전체적인 앨범의 성격은 기존의 거친 사운드에서 탈피(내지는 진일보한)한 '깔끔하고' '정돈된'느낌이다. 머스테인과 마티가 뿜어내는 트윈기타시스템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하모니를 들려주고 있으며 데이빗의 베이스는 그런 하모니와 드럼의 가운데 위치하여 중재역할을 잘 수행해주고 있다. 닉의 드럼은 심플하면서도 꽉 짜여진 라인을 선사하고 있는데 드럼톤은 정말 잘 뽑아내었다.

첫곡은 Skin o' my teeth이다. 닉의 현란한 솔로로 시작되는 이곡은 개인적으로 일 앨범에서 가장 괜찮은 곡이라 생각되는데 들을수록 그 매력이 더해지는 느낌이다.

Symphony of destruction은 그들의 대표곡중에 하나인데 라이브에서 항상 리퀘스트되는 곡이다. 오페라의 일부분이 인트로를 장식하고 등장하는 메탈사운드가 아이러닉한 맛을 던져준다. 드럼은 심플해서 아마추어가 연주하기에도 적당한 속도와 테크닉을 보여준다.(물론 어느정도의 실력이 갖추어진데 한해서...) 베이스는 드럼과의 호흡에 좀더 치중한 느낌이고 기타는 역시 곡의 전반을 리드해 나가는 역할을 하고 있다. 리프자체도 단순해서 메가데스음악의 '단순화'경향의 시발점이 된 곡이 아닐까하는 나름대로의 생각도 해본다.

Architecture of aggression은 데이빗의 베이스가 곡을 주도해나가는 곡이다. 중간에 드럼과 베이스파트만으로 이루어진 부분도 있을 정도다.
리듬파트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하는 '탄탄한' 구성의 곡.

Foreclosure of a dream은 메가데스식 '발라드(?)'(물론 최근 앨범에서 'promise'라는 곡을 듣고 있노라면 이곡은 정말 헤비하게 느껴진다)라고 볼 수 있겠다. 그다지 청자들에게 어필은 하지 못한곡이지만 메가데스의 '메시지'는 유효하다...

Sweating bullets는 베스트앨범에 선곡될 정도로 머스테인에게 의미있는 곡인듯 하다. 물론 메인스트림 락차트에서도 선전한바 있는 이곡은 Symphony of destruction의 연장선상에 있는 느낌이 다분하다. 닉의 3연음(셔플리듬이다) 투베이스를 들을 수 있다.

This was my life...
마약으로 얼룩졌던 머스테인 자신의 얘기를 담은 자전적인 곡이다. 'Iron maiden'식의 멜로디가 가장먼저 고막을 자극한다.

Countdown to extinction은 앨범의 타이틀곡으로 아주 뛰어난 곡 구성을 보여준다. 베이스솔로로 인트로를 이루고 머스테인과 마티의 맞물리는 멜로디 메이킹은 심금을 울린다. 특별한 애드립이 존재하지 않는 이곡은 타이틀곡답게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운드로 듣는이를 압도할 것이다.

High speed dirt!
제목그대로 앨범중에 스피디한 곡으로 꼽힌다. 앨범의 사운드에 충실하며 중간에 등장하는 어쿠스틱의 '잠깐솔로'는 흥미롭다. 그나마 스래쉬의 요소에 가장 근접해 있는 곡.

Psychotron은 기계(로봇같다)작동의 효과음으로 시작되는데 리프가 아주 탄력적이다. 헤드뱅잉하기에 알맞다.

Captive honour는 Forclosure of a dream과 비슷한 맥락(느낌)의 곡이다. 튀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앨범의 빈자리를 잘 메꿔주고 있다.

Ashes in your mouth!
앨범의 마지막곡이다. 가장 대곡지향적인 곡으로 4집이후 변화된 메가데스 사운드의 진수를 들려준다. 멤버모두가 아주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역력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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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 In Black
AC/DC 노래 / 워너뮤직(WEA) / 198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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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년 'High voltage'(공식적인 데뷔음반)를 시작으로 최근의 'Stiff upper lip'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은 하드락 사운드를 들려주며 두터운 팬층을 확보해온 호주 출신의 밴드 AC/DC는 기타리스트 Angus young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작곡과 음악적인 토대가 이루어진다.

Back in black은 이들의 통산 7번째 앨범으로써 데뷔이후 꾸준한 '철의보컬'을 들려준 본 스코트가 사망함에 따라 새로이 영입된 브라이언 존스의 또 다른 보이스로 재무장하여 발매된 '본 스코트 추모앨범'이자 밴드에게는 락음악 역사상에 그들의 존재를 확실하게 각인시켜 버리는 계기를 마련해준 효자앨범이다.

첫 곡 Hells bells부터 시작되는 '8비트의 예술'은 지칠줄 모르는 그들의 음악적 열정을 유감없이 보여주는데, 앨범의 거의모든곡들이 그들의 베스트가 되었다함은 굳이 이 앨범을 추켜세우려고 발버둥치지 않아도 이 앨범을 락의 명반 대열에 거론해야 마땅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AC/DC의 음악은 전체적으로 단순하다.(하지만, 앵거스의 애드립은 절대 단순하지 않다. 확실한 기본기로 다져진 그의 실력에 이의를 제기할 마음은 전혀 없다.) 특히 언제나 일정한 패턴을 고집하는 드럼라인은 그들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매김했을 정도로 탄탄한 모습을 보여주며 오밀조밀한 기타리프와 그를 따르는 베이스라인 모두 엄청난 응집력을 자랑하는데 본 앨범 역시 그러한 자신들만의 색깔을 잃지않는 범위내에서 선전하여 팬들의 가슴에서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걸작'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음산한 종소리로 주위를 압도하며 인트로를 장식하는 Hells bells는 본스코트의 죽음을 애도하는 모습이 역력한 곡으로 적당한 미드템포로 무리없이 흘러가며 앨범의 시작을 알린다. Shoot to thrill은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곡인데 듣는이를 함께 흥분케 하는 힘이 느껴지는 곡이며 곡의 구성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멋진 락앤롤트랙이다.
이들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곡, Back in black은 이 앨범의 타이틀곡으로써의 임무를 200%이상 발휘한 것으로 전세계적으로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는데 홍보역할을 톡톡히 해준 곡이기도 하다. 국내에선 서태지가 Rock n' roll dance라는 곡으로 리메이크하여 선보인적이 있다. You shook me all night long은 이 앨범의 백미로써 AC/DC식 발라드를 들려준다. 물론 발라드라 치부하기엔 너무도 강력한 사운드이지만 그 완벽한 멜로디라인은 그 어떤 발라드보다 더 감동적이며 우수에 찬 것이라 하겠다. 적어도 나에겐 이 곡이 AC/DC의 최고의 명곡반열에 '당연히 '올라가야 하는 베스트 오브 베스트이다!! 좀 더 빠른 8비트를 들려주는 Shake a leg은 신나는 락앤롤 트랙으로써 앨범의 후반부에 불을 당기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역시 그들의 베스트 곡으로 위치하게 되는 소중한 트랙이다. 마지막곡 Rock and roll ain't noise pollution은 락앤롤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가진 사람들에게 일침을 놓는 가사를 읊어가는 의미있는 곡으로써 곡 초반에 담배를 한 대 피우는 브라이언의 제스쳐가 그 의미심장함을 배가시켜준다. 이처럼 AC/DC는 락앤롤을 너무도 사랑하는 진정한 락커이자 선구자인 것이다.

본 스코트도 물론 뛰어난 보컬리스트였지만 이 앨범을 듣고나면 브라이언에게 더 많은 매력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이 그만큼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하는 앨범이라서도 하겠지만 향후 20년간 황금기를 이어갈 보컬리스트의 영입을 이룬 앨범이기에 더욱더 그러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8비트라는 리듬을 이용해서 이렇게 음악을 잘 만드는 밴드가 과연 얼마나 될까? 멜로디, 그루브라는 락음악의 양대요소를 너무도 적절히 혼합하여 토해내는 '천재'Angus의 역량에 다시한번 존경을 표하고 아직도 끝나지 않은 그들의 무한한 가능성에 진심어린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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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
조지 오웰 지음, 도정일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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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력의 부패, 독재의 부당함과 위험성등을 파헤치는 '우의적풍자소설' 동물농장은 우선은 스토리자체부터가 흥미롭고 비유의 설정이 참신하며 진지함이 반영된 오웰만의 서슬퍼런 장난끼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마르크스의 '대의'를 이어받아 이루어보려했던 20세기 가장 위대한 사건(!), '러시아사회주의혁명(볼셰비키혁명)'의 중심에 있었던 레닌... 바로 그 레닌과 '궁합'이 잘맞았던 잊혀진 혁명가 트로츠키... 마르크스가 정립하고 레닌이 실천에 옮겼던 '신성한'사회주의 이념과 정신을 왜곡하고 조야한 독재의 잔해로 분해해버린 반항아 스탈린...

이 소설은 '풍자'라는 형식을 빌어 당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초미의 관심사였던 '사회주의제국'건설과정에 있어 혁명의 파장만큼이나 난해했던 저들의 관계를 통해 사회주의의 소실을 부추긴 전체주의와 (스탈린의)독재에 대해 맹공을 퍼붇고있다.

평등과 공생을 기치로 일으켜세운 '동물농장'이 다시금 현실적인 이해타산과 혁명의 슬로건에 대한 망각이 뒤범벅되며 '메이너농장'으로 재편성되는 과정을 보면서 당신은 무엇을 생각했는가? 무엇을 보고 느꼈는가?

우리의 현실도 마찬가지다. 3월 1일의 '혁명'을 통해 되찾았던 자유와 평등!! 자유민주주의란 걸출한 이념을 토대로했던 '대한민국'으로의 부활!!

하지만 그로부터 반세기가 훨씬 지난 지금 우린 어디에 서있는가? '독재'란것이 꼭 '혼자'여서, 기득권의 '독식'이어서 부당한것만은아니다. 그것은 '소수'의 독재권력이 '다수'의 인권과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부인할 수 없는 '오늘'에도 적용되므로 그 또한 명백한(뒤엎어야할)'독재'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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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안톤 파블로비치 체홉 지음, 남혜현 옮김 / 작가정신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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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극작가로 더 유명한 안톤체호프가 인생이란것에 관한 그의 의견을 단편으로 표현한책이다.

'산다는것은'과 '결혼3년'이란 두편의 이야기에서 체홉은 '삶의주체는 누구인가?', '노동의 미덕', '결혼이란 무엇인가?', '사랑이란무엇인가?'같은 어느정도 우리에게 익숙한 주제들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있다.

'산다는것은'은 귀족집안출신의 주인공이 귀족들의 무위도식과 게으름에대해 강력히 반발하며 출신과 명예를등진체 자신의 힘으로 자신의 일을 찾아나서서 노동의 권리를 맘껏 누린다는 내용이다. 즉 '노동의 미덕'이란것은 주인공의 인생자체를 반영하는 포괄적인 주제로 볼 수 있는것이다.

그리고 아버지의 품안에서 헤어나오지못한체 정서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서서히 메말라가는 주인공의 누이또한 동생의 '해방'에 탄력을 받아 연극배우가 되기위한 노동의 현장으로 뛰어들게된다. 하지만 살아온 세월의 흔적(소심함과 자괴감)이 너무 짙은터라 그의 누이는 막상 무대에서는 한마디의 대사도 말하지못한체 내려오고만다. 가엾은 누이는 설상가상으로 유부남까지 사랑하게되며 임신을하게되고 출산하고 얼마되지않아 생을 마감하게된다.

체홉은 이러한 누이의 비극적인 생의 마감과 주인공의 '노동철학'을통해 '삶의주체'가 누구여야하는지를 어느정도 설득력있게 얘기하고있는셈이다. 그들의 아버지란사람은 항상 가문과 명예와 부를 중시했고 그러한 부자연스런 틀속에 둘을 가두려했다. 그는 자식을 키운것이아니라 자식을 만들어버린셈이다. 판단과 의지는 모두 아버지가 주입시킨 무언의 절대적인 힘에 의해 이해되고 이행되었던 두사람이다.

불효나 비도덕적인 발상과 연계되지않는다면 자식들의 삶만큼은 그들이 가꾸어 나갈 수 있도록 하는것이 부모의 아름다운 모습(내지는 의무)이 아닐까? 산다는것은, 그 행복한권리의 올바른길은 집착과 강요에 있는것이아니라 이해와 배려에 있음을 그 아버지는 왜 몰랐을까...

'결혼3년'에선 사랑과 결혼이란것의 관계에대해 논하고있다. 그리고 앞으로 결혼생활이 일구어낼 알 수 없는 미래에대해 가지는(차라리 마음편한)허탈한 자문을 마지막여운으로 남긴다.
사랑과 결혼... 과연 그 둘은 필연적인것인가, 아니면 하나는 없어도되는 선택적인것인가?
그렇다면 도데체 우린 무엇때문에 결혼을 하는것일까?

주인공은 사랑없는 결혼을 하게된다.
어느날 건물계단에서 어설프게 감행한 뜬금없는 프로포즈에 놀란 한여인이있었다. 그녀는 전혀 감동적이지도 분위기있지도 않은 그 프로포즈를 단호히 거절하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잠못이루며 갈등하게된다. 그 남자에게 미안하다는것이다. '지금 내가 이 남자를 거절한다면 나중에 후회하게되지나않을까?'하는 이기적인 불안감도 지우지못한다. 그 남자는 못생겼다. 하지만 부자다. 그렇다고 이 여자는 돈을보고 결혼하려는게아니다. 그렇다고 그 남자를 사랑해서도아니다.

체홉은 그 여자의 '결심'을 '도피'로 환언한다. 가난과 단조로운 일상에서의 도피.. 주인공도 마찬가지다. 어렸을때부터 대범함과는 거리가먼 조장된소심함과 내성적인 성격탓에 언제나 자신감이없고 결단력이 부족한 자신의 껍질을 아버지라는 절대적권위와 함께 던져버리기위해 그는 결혼을결심한다.

그렇게 주인공은 사랑없는 결혼을하였다.
하지만 '사랑없는결혼'에 대해 우리가 속단하는 일반적인 파멸의 시나리오와는달리 이 둘은 제법 잘 살아간다. 아니 이들은 갈 수록 서로를 필요로하게된다. 하지만 그것역시 사랑은 아니다. 체홉은 그것을 그냥 서로에대한 익숙함, 습관같은것이라한다. 그리고 그들은 여전히 고독하다..

소설막바지에 주인공은 그렇게 벗어나려했던 나약한 자신의 그림자와 아버지의 막강한 권위에 짓눌려 만사에 회의와 상실감을 느끼게된다. 그리고 결국 그는 3년, 13년, 30년이란 세월에 자신을 던지고 그곳에 스스로를 결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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