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보이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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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간만에 접하는 김연수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내가 완죤 좋아하는데..(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았던 책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이 책 또한 쉽게쉽게 읽을 책은 아닌것 같다.

14살에 한순간 고아가 된 정훈이의 이야기를 쓴것 같지만 찬찬히 훑어보면 그 시대의 시대상을 참 많이도 반영하고 있다.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우리나라의 정권을 아주 잘 보여 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싶다.

앞부분과 뒷부분의 똑같은 밤하늘의 사진이 등장하는데..참으로 수많은 별들이 떠 있구나 싶다.

이렇게 수많은 별들이 떠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의 밤이 어두운 까닭은 우리의 우주가 아직은 젊고 여전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p.315) 그리고 서로을 껴안은 우리의 몸이 그토록 뜨거운 것은 그건 어쩌면 그때 우리가 아직은 젊고 여전히 성장하고 있어기 때문이었을지도(p.316) 모른다. (p.316) 모른다. 그리고 슬픔과 슬픔이 합쳐져 두 배의 슬픔이 되는게 아니고 위로가 된다는 거 <<두 개의 슬픔이 합쳐졌으니, 고통받아야 마땅하지만 그순간 나는 위로 받았다.(p.159)..>>..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것들이다. 왜 일케 가슴에 와 닿는 구절들이 많은지.. ㅠ ㅠ

 

p.015..... 그치지 않고 흐르는 그 눈물은 외로움의 찌꺼기들이었다.

 

p.197..... 그렇게 숨죽인 북소리가 다시 아련해질 때 나는 엄마, 라고 소리내어 불러봤다. 한때는 엄마의 모든 기쁨이었을 내가, 어떤 경우에도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울지 말고, 슬퍼하지 말아야 했을 내가 아픈 몸으로, 우는 얼굴로, 다시 한번 더, 엄마, 라고 소리내어 불러봤다.

 

p.233..... "그런 얘기가 아니야.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지. 책이 있으면 먼저 그 책을 만져보는 거야. 킁킁대며 냄새도 맡아보고, 한 귀퉁이를 찢어서 씹어보기도 하지. 그러면 대충 어떤 책일지 감이 올 거 아니겠어? 그러면 책을 펼쳐서 작가의 말을 읽어보고 목차도 살펴보지. 대부분의 책에는 앞뒤 표지에다가 뭔가 적어놓았을 텐데, 거기 적힌 글들을 읽으면 대개 무슨 내용인지 90퍼센트 정도는 알게 돼. 그다음에는 책을 덮고 상상하지. 그 책의 주제와 관련해 내가 알고 있는 건 무엇이고, 모르는 건 무엇인가? 만약 내가 이렇게 목차를 정하고 글을 쓴다면 어떤 내용으로 면을 채울 것인가? 그렇게 궁리하고 난 뒤에 책을 읽게 되면, 자기가 무엇을 몰랐는지 더욱 명확하게 알게 되지. 그런 점에서 책을 읽는 일차적인 목표는 자신이 뭘 모르는지 확실하게 아는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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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람처럼 자유롭다
최인호 글.사진 / 프라하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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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행에세이를 좋아한다.

내가 가보지 못한 다른 나라의 풍경이나 인물이 담긴 사진과 글들이 아주 좋다.

이 책은 사실, 정말, 단지 책 제목이 너무 맘에 들어서 구입하였지만, 나에게 사랑 받지 못한 책이 되어버렸다.

출판된지 3개월만에 개정판이 나오다니.....정말..젠장이다...

사랑 받지 못했던 책이 더욱 더 미워진다.ㅡㅡ;;

 

p.09..... 떠나라. 당신은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기 이전에 권태와 우울함에 저항할 수 있는 '여행자'이다.그렇지 않다면 당신은 빠르게 늙어갈 것이다. 지독하게 부패할 것이다. 그리고 소리 없이 죽어갈 것이다. 우울함 속에서, 권태로움 속에서, 뒤늦은 후회 속에서.

 

p.074~075..... 길은 너무도 고독하다. 간혹 지나가는 자동차 불빛과 하늘에 떠 있는 별빛만이 길을 위로하고 있을 뿐 가로수 하나조차 없다. 하지만 길은 아름답다. 그리고 매력적이다. 팽팽한 두 줄기 사이로 흐르는 노란 빛, 여인의 허리와 엉덩이 곡선을 닮은 부드러움, 시간과 시간을 연결하는 연속성, 길은 그렇게 자신을 드러내고 있다.

 

p.177..... 광기가 없는 축제는 축제가 아니다.

축제는 모두가 일상의 금기를 깨부수고 광기의 몸짓을 발산할 때만이 뜨겁게 달궈질 수 있다. 그래서 축제에서는 나를 버려야 한다. 도덕과 타인의 시선에 갇힌 나를 구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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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하루
박완서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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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스쳐지나갈 뻔 했던 박완서 작가님의 책.

고인이 예전에 쓰셨던 소설집을 엮어 놓았다는 말에 그냥 지나칠려고 했었다. 난 소설집을 좋아라 하지 않는 이유가 가정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번 두번 접할 때 마다 왠지 사야만 할 것 같은 기분에 사로 잡히곤 했었는데.. 그래서 사게 된 책이다.

안 사고 안 읽고 넘어갔음 어쨌을꼬....

전에 접해 보지 못했던 작가님의 소중한 글들이 담겨져 있었다.

소설집으로서 짤막짤막한 이야기가 여섯편 들어있는데..왠지 각자 노는 기분이 아니라 연결된 느낌을 받았다. 아마도 그건 작가님의 삶에서 비롯된 이야기들 이라서 그럴것이다.

작가님은 이제 계시지 않지만 그래도 우리에게 이렇게 잃을꺼리를,,, 작가님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니 이 또한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르겠다.

             

 p.21.......엄마가 나를 부담스러워한다고 느낀 후의 모욕감, 엄마의 시선을 벗어날 길 없는 답답함, 그 집이 그 집 같은 집을 이어 붙인 사이로 꼬불꼬불한 골목길에서 길을 잃으면 영영 집으로 못 돌아올 것 같은 공포감은 도저히 외지지 않는 길고 긴 번지수와 함께 나에게 엄청난 스트레스가 되었다. - 석양을 등에 지고 그림자를 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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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지음 / 창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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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자신들이 무엇을 할지, 어떤 어른이 될지 모른는 17살의 두 학생, 그들이 살림을 차리고 아이를 낳고, 키우게 되었다.

'아름'이는 부모가 17살에 낳은 아이. 모두의 기대감과 행복속에서 태어났지만. . .

아름이에겐 조로증 이라는 병이 있다. 자라기도 전에 늙어버리는 병. 나이는 17살이지만 이미 여든의 몸을 지니게 된 아름이.

책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하고 옆집의 예순살 할아버지가 유일한 친구인 아름이에게도 한순간 가슴 설레게 하는 사랑이 찾아오지만, 그건 진정한 사랑이 아니었음을 알고 상처받고 치유하고.. . .

이 책은 다소 우울할 수 있는 주제를 철없던 아빠와 엄마의 만남과 결혼생활, 집안 이야기와 본인의 태생 이야기를 하며 유쾌하게 잘 넘기고 있다.

늙음이란 어떤 것일까? 이 책 중간에 아름이가, 본인이 출연하게 된 TV프로그램 작가에게 하는말이있다.

병원에서 20대초반의 두 여학생의 이야기를 얼핏 들었는데..한 여학생이 늙은 교수를 좋아했었단다. 어느날 술해 취한 여핵생이 그 교수의 뺨을 만졌는데.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화들짝 놀랐단다. 너무 흐물흐물해서. '늙음'의 '데인것처럼'.....

참 슬픈말이다..'늙음'에 '데이다'....이 구절을 읽는데 울컷. 눈물이 주르르다..

누구나 다 늙게 되는데..각자가 생각하는 늙음이 무엇이길래...그 이후론 그 교수를 남자로 보지 않게 되었다는 그 여학생..

참..씁쓸하다.

 

p.49~51

나는 얼마 안 남은 이를 드러내며 상긋 웃었다.

"아빠."

"엉?"

"지금 슬퍼요?"

"응."

"나 때문에 그래요?"

"응."

"제가 뭘 해드리면 좋을까요?"

아버지가 멀뚱 나를 쳐다봤다. 그러곤 뭔가 고민하다 차분하게 답했다.

"네가 뭘 해야 좋을지 나도 모르지만, 네가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좀 알지."

"그게 뭔데요?"

"미안해하지 않는 거야."

"왜요?"

"사람이 누군가를 위해 슬퍼할 수 있다는건,"

"네."

"흔치 않은 일이니까........"

"..........."

"네가 나의 슬픔이라 기쁘다, 나는."

"..........."

"그러니까 너는,"

"네, 아빠."

"자라서 꼭 누군가의 슬픔이 되렴."

"............"

"그리고 마음이 아플 땐 반드시 아이처럼 울어라."

"아빠?"

"응?"

"전 이미 아이인걸요."

"그래, 그렇지......."

 

p.249

그사이, 한 계절이 지나갔다. 우리가 주고받은 편지, 즐겨한 농담, 나눠들은 음악 속에서, 꽃이 지고 나무가 야위어갔다. 그리고 한 계절만 더 지나면 봄이 올 터였다. 그리고 또 여름, 가을..... 그렇게 피웠다 사위어가는 것들의 기운을 먹고, 우리는 자신이 영원히 죽지 않을 거라 자만하게 되는 나이, 그 찰나의 정점 속으로 달려가게 될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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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스토리콜렉터 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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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못하는것 없던, 마을사람들에게 신뢰받던 청년 토비아스의 11년이란 인생을 빼앗아 가 버린  두 여학생의 죽음. 두 여학생의 남자친구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살인범이 되어 버린 토비아스, 11년간의 감옥형을 마치고 출두했지만 그가 살던 마을은 이젠 더이상 그를 반겨주지 않는다.

마을 사람들 모두를 범인으로 생각하게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그 누구도 결코 만만하게 보지 않게 만들어 버리는 이 책은 한번 읽기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할 것 같은 흡입력 100%의 책이다.

한장 한장 읽다보면 사뭇 진지해 지면서 빠져들게 만들고 추리하게끔 만들고 결론을 봐야지만 직성이 풀리게 만들어버린다.

한 마을에서 한 날 일어난 두 여학생의 죽음과 한 소녀의 등장으로 점점 밝혀지는 진실.

우리에겐 결코 비밀이란 없다.

어떤일이든 그 일에는 목격자가 있게 마련이다.

목격자이자 자폐증 환자인 티스가 그린 그림으로 인해 밝혀지는 진실들.......

얽히고 설키어 한데 굴러다니지만 결국 하나하나 맞춰지는 퍼즐 조각들.......

너무나 재미있고 너무나 흥미진진했던 책......   thanks to 승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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