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 상속
허진희 지음 / 오리지널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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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화랑은 오영에게 집을 쉽게 상속하지 않고 저택을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확인하려 드는 걸까? 이 집에는 어떤 이야기가 스며 있는 걸까?


처음엔 상속으로 집을 받기 위해 치뤄지는 로맨스게임 정도인줄 알았는데 저택은 옛집주인의 상처를 고스란히 안고 있으며 자기를 돌봐줄 누군가를 찾고 있는 미스터리한 존재가 머물고 있는 듯하다.

오롯이 자기에게만 사랑이 쏟아지길 바라지만 다른 사람에게 자신보다 더 한 사랑이 쏟아지는 것에 상처 입은 자의 비뚤어진 욕망이 들어나는 이야기였다.   


아름답고 비밀을 잔뜩 간직한 저택에서 오영과 화랑, 화랑과 홍진, 부이와 화랑을 둘러싼 사랑의 이야기.. 


29살의 오영은 연애 한번 해 본적 없는 모솔이다.  유명 작가인 이모 제갈화랑이 어느날 파격적 제안을 한다.


“내가 초대한 다섯 명의 손님이 널 좋아하게 만들면 돼. 그러면 이 아름다운 저택을 너에게 줄께.”


어릴적 엄마가 돌아가신후 20살까지 외할머니와 살며 방학때마다 이모의 저택에서 보낸적이 있던 오영은 저택의 고서들을 좋아한다. 그런 집을 내집으로 가지게 된다니.. 그러나 한편 남을 속이면서까지 집을 가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며 그녀는 제안을 수락하게 된다.


집에 초대된 다섯명의 손님은 

류희탄-작가를 위한 자료 조사원

곽강-화랑출판사대표의 아들

송자오-작가

방로하-양봉사업가

한오름-배우  


불편한 파티가 시작되고 호감을 사기 위해 대화가 오가게 되고 탐색전이 시작된다.

그러던 중 화랑은 ‘당신이 죽였다‘는 협박문을 받고 이어 한오름이 실종되는 사건을 시작으로 폭우로 인한 고립으로 그들은 사연이 가득한 듯한 집에 갇혀 이상한 일들을 당하게 된다.


말하지 않은 것은 비밀이 되고, 세월의 더께가 쌓인 비밀은 신비가 된다. 비밀과 신비로 이어진 대상은 결국 유일무이한 독자성을 부여받는 법. 흙과 돌, 나무로 이루어진 무기물과의 불가사의한 교감을 통해 오영은 성장했다. 저택의 시간을, 시간의 일부를 품고 자랐다.p13


마음을 단어 안에 가두려는 노력은 어리석은 인간이기에 할 법한 애처로운 시도일 뿐이다.p259


오래도록 좋은 것들은 결국 다 조금은 시시한 것들이다. p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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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메라의 땅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김희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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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자인 알리스 카메러는 인류의 영속을 위한 ‘변신프로젝트‘ 즉 유전자조작 연구를 은밀히 이어가고 있던 중 특종을 쫓는 기자의 침입으로 여론에 알려지게 된다.


첫번째 날아다니는 인간<에어리얼 Aerial> 인간+박쥐 (헤르메스)

두번째 땅을 파는 인간 <디거 Digger> 인간+두더지 (하데스)

세번째 헤엄치는 인간 <노틱 Nautic> 인간+돌고래 (포세이돈)


인간 50% + 동물 50%. = 신인류 100%


이런 연구를 알게된 사람들의 거친 반대에 몰려 연구장소를 우주로 옮기게 되고, 동료 시몽이 그녀를 도와 연구를 계속 이어가던 중 지구에는 3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고 그들은 우주에 고립되게 된다.

더 이상 우주선에 머물수 없게 된 그들은 혼종 태아 셋과 인간의 아기를 임신한 채 지구에 착륙하게 되며 방사능을 피해 지하에 생존해 있던 인간들과 더 많은 혼종을 만들어 내며 살아간다.


마냥 평화롭게 지낼 수 있을 것만 같던 날들중 인간과 혼종 사이에 사건이 생기고 그 여파로 혼종들은 인간의 공간에서 방사능에 오염된 외부세계로 추방된다.

혼종들의 어머니이며 창조자인 알리스와 그녀의 딸 오펠리 또한 그들과 운명을 같이 하기 위해 길을 떠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의 책을 접한건 ’개미‘가 처음이었다. 재미를 느끼지 못해 그동안 외면하던 중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엥! 뭐야 인간과 동물의 혼종이라니!!


1.윤리, 인간, 비인간에 대한 정의에 혼란이 왔다.

2.책속에서 등장하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 몹시 궁금해져서 읽고 있는 중


‘멸망한 지구, 그리고 키메라 신인류… 이 이야기는 바로 5년 뒤 시작된다‘

이 문구 너무 섬뜩하다. 가끔 접하게 되는 믿거나 말거나에나 나올듯한 이야기가 실제로 어디선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사실 알고는 있지만 두려움에 외면하고 있었는데 얼마남지 않은 미래에 정말 어디선가 불쑥 튀어나올것만 같은 혼종이 지금 이순간도 성장하고 있을지 모른다니….


난 지하세계의 생존자들과 같은 맘인데.. 꼭 혼종을 만들어야만 하는가? 더 나은 진화가 아니라 혼란을 가중시키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2편을 읽기가 좀 두렵다. 세포로 만들어진 혼종이 아닌 1세대 혼종과 인간의 교배로 새로운 종이 태어나지 않을까? 


사피엔스라는 말의 어원은 <지적인>,<신중한>,<이성적인>,더 단순하게는 <현명한>이라는 뜻의 라틴어 사피오 Sapio인데, 대체 얼마나 자만심이 강해야 자신이 속한 종을 사피엔스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걸까요?

…..너무나 오만한 나머지 우리가 자연을 지배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것을 획일화하려 듭니다.p26


난 조상이 없어. 난 완전 새로이 이 세상에 났으니까. 과거의 고통이라는 무거운 돌이 가득한 등짐을 짊어지지 않고 말이야. 너희 사피엔스의 모습을 보렴. 너희는 모두 피해자나 가해자의 후손이야. 그리고 그 유산 때문에 서로를 형제처럼 여기지 못하지.p219


메아리는 삶에서 우리 태도의 영향을 보여 주는 흥미로운 은유이기도 하단다. 보내는 대로 돌아오는 거야….우주는 네가 보낸 것을 언제나 되돌려주는 거울처럼 돌아간단다. 에드몽 웰스.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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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메라의 땅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김희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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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시작에 앞서 ’5년 후에 벌어질 일이다’라고 적혀있던 글귀는 그저 가정일 뿐, 인간이 가장 우월한 존재라 여기는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지구 어디에선가 혼종은 이미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무서운 생각을 떨쳐버릴수 없는 이야기였다.  


알리스는 사피엔스의 종을 다양화하고 살아남기 위해 변모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혼종을 탄생시켰으나 그녀의 창조물은 교만함이 나은 죄악의 산물이란 생각이 든다.


작가의 말중 ‘현재로서는 생명 윤리가, 적어도 이 나라에서는, 과학적 혹은 의학적 이익보다 중시된다. 하지만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까?‘하는 의문을 던진다.


혼종들의 단합을 위해 체육대회를 하던중 디거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며 공동체간의 싸움이 벌어지며 그로 인해 그들은 흩어져 자신들만의 왕국에서 살기로 한다. 

알리스와 오펠리는 에어리얼들과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 떠난 곳에서 사피엔스들을 만나고 혼종연구를 도왔던 뱅자맹과 재회하며 그의 도움으로 혼종들을 받아들이며 서로 공생하게 된다.


알리스는 자신이 창조한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는 한걸까? 의문이 든다.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실험물일 뿐인건 아닐까? 두 종족이 처음에 자신들과 다른 능력들 때문에 새로움과 호기심에 잘 지내는 듯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 새로움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다름으로 등돌리게 된다.


결국 인간들의 잘못을 답습하는 혼종들.. 그들은 사피엔스는 과거고 혼종은 미래다라고 생각한다. 


에어리얼들은 사피엔스와 겉으로 보기에는 공생관계를 잘 유지하고 있는듯 보인다.

그러나 디거와 노틱들의 상황은 끔찍하다. 과연 사피엔스와 그들은 어떤 진화의 단계를 거쳐가게 될것인지…. 


인간은 오래전부터 제 형상을 동물의 형상과 섞고자 했어. 그리스 신화만 해도 반인반수의 존재에 대한 전설이 넘쳐나지. 모든 신이 동물 머리를 지녔던 이집트 신들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야. 사자, 고양이, 따오기, 매, 뱀, 악어…p77


미적으로 완벽하다는 느낌은 어쩌면 자연에 다양성이 있기에 비로소 드는 것일 수 있지.p134


미래의 시련들에 대처하기 위해 인류는 형태를 바꾸고 다양화되어야 한다는 거야…

내 동시대인들이 인류를 구하기 위해 모색했던 다른 해결책은 지구를 떠나는 거였어.

내 신념은 떠나선 안 된다는 거였어.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모해야 해.p201


자연의 진화에 영향을 끼치려 하지 말고, 자연에 맡겨 두는 게 어떨까? 결국 자연이 제한적 정신을 지닌 우리로서는 떠올릴 수조차 없는 저만의 해결책들을 찾아낼 것임을 알고, 자연을 믿는 게 어떨까?p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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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 문
서맨사 소토 얌바오 지음, 이영아 옮김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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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에 비친 달처럼 서로 닮았지만 다른 두 세계를 의미하는 ’워터 문’은  한편의 환상동화를 읽은 듯한 느낌의 책이었다. 현실의 달은 게이신, 물 위에 비친 달은 하나인듯, 둘은 그렇게 닮은 듯 다른 세계에 머무는 사람이지만 공통의 아픔을 가지고 있으며 서로에게 한 눈에 스며들게 된다.


아무도 이름을 묻지 않는 가게, 아무에게나 문을 열어주지 않는 가게, 후회와 미련을 사는 가게


왜? 선택을 수집하죠? 그걸 어디에 쓰려고요?

현실 세계 사람들에게는 그저 하찮은 것이 이 세계 사람들에게는 영혼이 되는 것들이라니.. 


480페이지나 되는 장편이지만 이야기의 흐름이 지루할 틈 없이 다양한 환상모험들로 마치 한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 했다.


일상에서 선택의 기로에 맞닥트렸을때 그 순간 가장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 선택의 결과에 만족을 했든 아니든 간에 ‘그때 내가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

하나를 비롯한 책속 모두가 선택의 연속에 놓여있다. 그때마다 최선의 선택을 하고 그에 따른 결과에 따르기도 하고 정면으로 부딪히기도 한다. 오랫동안 거짓 신화속에 갇혀 스스로가 만들어낸 거짓말이 진실인양 자유를 빼앗기고 시쿠인들의 판단에 그저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한 하나의 세상은 어떻게 될까?


이시카와 도시오와 딸 하나가 운영하고 있는 전당포 이곳은 누군가의 선택들을 맡아주는 곳이다.

하나가 어릴적 엄마는 전당포의 금고에 보관중인 사람들의 선택을 훔쳤다. 그 벌로 시쿠인에게 죽임을 당했다고 아빠가 말해줘서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은퇴한 다음날 사라진 아빠는 죽었다던 엄마를 찾으러 떠난 것이다.

눈에 보이고 증명할 수 있는 것만을 믿는 과학자 게이신이 전당포를 찾게 되고 다른 세계의 두 사람은  하나의 부모님을 찾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모험을 함께 한다.


행복이란 무엇을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못 가졌느냐에 달려 있지요.p23


행복의 맛을 알지 못하면 불행을 삼키기도 더 쉬운 법이니까.p270


죽음은 친절하고 순식간이잖아. 그리움은 종신형이지.p287


그건 손님들의 영혼 조각이에요. 손님들은 오랜 후회를 전당포에 맡기고 대신 만족감을 얻어가는 줄 알지만, 아니에요… 우리가 훔치는 영혼 조각들이 너무 작아서 손님들도 아쉬울 거 없다지만, 난 한번도 그 말을 믿은적 없어요..….그 선택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중요치 않아요 끔찍할 수도 있고, 후회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손님들은 선택을 전당포에 두고 떠날 때 자기가 선택한 인생을 받아들일 기회도 포기하는 거예요. 결코 끝내지 못할 여정, 결코 배우지 못할 교훈만 남긴 채요. 자신의 일부가 사라졌는데 어떻게 마음 편히 살 수 있겠어요? 애초에 왜 구멍이 생겼는지도 모르고 평생 그걸 메우려 발버둥 치겠죠.p309


출발지와 목적지 사이의 공간에서 기쁨을 찾는 게 바로 인생이라는 걸 깨닫게 된단 말이지.p371


생물학이 뭐라 가르치든 간에, 누군가를 진정 살아 있게 하는 건 혈관 속의 피가 아니라 삶의 목적이었다.p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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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수요일 토요일
페트라 펠리니 지음, 전은경 옮김 / 북파머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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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페트라 펠리니(오스트리아)는 오랫동안 간호사로 일하며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삶의 방향을 잃은 이들의 성장과 돌봄‘을 따뜻하게 그려냈다.


치매, 간병,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느낌은 마냥 무겁지만은 않았다. 아이 하나 키우려면 온동네 사람이 필요하듯이 한명의 치매환자 또한 많은 보살핌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이는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남과 달리 치매환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할수 없는 것들이 더 많이 늘어간다. 린다가 후베르트를 대하는 태도는 아직 세상풍파를 덜 겪은 나이라서 가능한 건 아닐까? 

 

나에게 같은 환경이 주어졌을때 어떻게 치매환자를 대하게 될까? 그 대상이 내가 될수도 있을테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였다.


자살을 꿈꾸고 엄마와 둘이 사는 15살의 린다는 주3일 시급 12유로를 받으며 같은 건물의 42년간 야외수영장 안전요원으로 근무한 중증치매환자인 후베르트를 진심을 다하는 철저한 간병인 에바를 도와 돌보는 일을 하고 있다.  

폴란드 출신 간병인 에바는 미숙한 언어때문에 가끔은 후베르트에게 막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간병인으로서의 최선을 다하고 있다.

누가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열다섯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는 린다가 후베르트를 대하는 모습에서는 진심이 느껴진다. 어찌보면 자신이 받지 못하는 관심과 애정을 그에게 표현하는게 아닐까?

 

탄생과 죽음 사이에 있는 모든 것, 정말로 모든 것이 불안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삶은 맹렬하게 다가온다. 사람들은 거기 부응하려고 하지만 실패하고 또 실패한다. 평화를 누리지 못한다. 항상 뭔가 증명해야 하고, 자기 자체만으로는 결코 충분하지 않다. p84


인생의 끝에서 좋은 점은 마침내 그냥 놓아버릴 수 있다는 사실이다.p85


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우리는 서로에게 신비로운 의미를 지닌 존재다.p167


죽음은 힘들지 않아야 해요. 사는 게 이미 충분히 힘드니까요.p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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