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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완벽한 무인도
박해수 지음, 영서 그림 / 토닥스토리 / 2025년 7월
평점 :
>>이 책은 서평단 자격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누군가 배를 몰고 올 일도 산짐승이 살지도 않는 섬. 오롯이 파도소리와 바람소리만이 기척을 알리는 섬. 나는 그 섬에 홀로 살고 있다.
물질을 해서 잡은 생선은 날이 안 좋을 때를 대비해 말려두고, 해초와 미역, 김, 지누아리, 전복 등은 장아찌로 만들고 갯방풍은 말려둔다. 조그만 텃밭도 만들어 채소와 토마토도 키워 먹는다.
지안은 적성이나 전공과 상관없이 회사에 취업하게 된다. 꾸역꾸역 일을 배우고 해나가지만 자꾸 실수를 하게 되고 결국 다른 부서로 옮겨가야하는 지경에 이른다.
회사를 그만두고 우울증까지 앓게 된 어느날 무작정 바다를 찾아 떠난다.
그곳에서 여자선장인 현주언니를 만나 그녀의 집에서 머물며 뱃일을 돕고 물질도 배우다 송도라는 무인도에서 혼자 살아보기로 한다.
몸을 움직여 무언가를 채집하지 않으면 굶을 수 밖에 없다.
노동의 댓가는 생존을 위한 최소한으로만 주어진다. 냉장고가 없으니 아무리 많이 잡아도 말리는 것 외에는 처치곤란이다.
마음의 상처는 아주 단순한 생존을 위한 일들을 하며 조금씩 치유되어간다.
마치 ‘나는 자연인이다’‘리틀포레스트’’삼시세끼‘가 떠오르는 이야기들이었다.
지안이 처음 무인도에 가져갈 물건이라며 내놓은 것은 박완서 단편집, 쇼스타코비치의 왈츠 2번이 담긴 CD, 반짇고리였다.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물건들…
여러분은 무인도 생활을 시작한다면 어떤 물건들을 가져가고 싶으신가요?
전기도 없고 물도 충분하지 않은 무인도에는 정말 집만 한채 달랑있는데 가져가야할 방법도 옮기는 일도 모두가 힘겹기만 할텐데 생각만으로도 힘이 쭉빠지네요.
나의 최애 바다는 영덕이다.
맑은 바다 기암괴석에 부딪혀 부서지는 하얀 파도, 맛있는 회가 있는 그곳에서 한달살기의 꿈을 가지고 있다. 언젠가 해봐야지~~ 이 이야기를 읽으며 마음이 너무나 설레였다.
하지만 아무도 없는 섬에 홀로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낭만은 둘째치고 두려움이 먼저 드는 저는 대리만족만 하겠습니다.
고독은 견디기 어렵다. 즐긴다고 말하는 건 나를 속이는 일이다. 그럼에도 분명한 건, 무인도에서 대부분의 시간 동안 나는 혼자여서 편하고 가끔은 몹시 행복하다는 점이다.p11
육지에서 지니고 있던 것들은 차츰 바닷물에 씻겨 나가고, 그 자리에 바다의 것들이 서시히 배어들었을 것이다. 나는 지금 과거의 삶과 새로운 삶을 동시에 짊어지고 있다. p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