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의 교양 : 야망은 큰데 왜 맨손인가 ㅣ 세계척학전집 5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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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처음 책을 받아 들었을 때 떠오른 건 바둑판이었습니다. 흑과 백, 그 두 색만으로 표지를 채운 디자인을 보고 있으면 마주 앉아 돌을 놓는 대국의 한 장면이 겹쳐 보이거든요. 가운데 초승달처럼 걸린 곡선과 그 둘레에 박힌 사자, 여우, 갑옷 입은 형상이 단단하게 자리를 잡고 있어서, 화려하지 않은데도 손에 쥐었을 때 어떤 무게가 전해졌습니다. 〈싸움의 교양〉, 그 아래 '야망은 큰데 왜 맨손인가'라는 문구가 표지 전체의 기운을 단숨에 잡아주더군요.


분량이 적지 않은데도 읽기가 수월했습니다. 짧고 끊어 치는 문장으로 밀고 나가는 호흡이라 페이지가 잘 넘어갔고, 네 개의 큰 흐름 아래 스물네 개의 전략이 한 꼭지씩 펼쳐지는 구성이 정돈돼 있어서 길을 잃을 일이 없었어요.


책은 불편한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세상은 공정하지 않다, 열심히 했다고 반드시 이기는 것도 아니고 논리적으로 맞다고 항상 승리하는 것도 아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살면서 한 번쯤 몸으로 겪어본 진실이지요. 저자는 그 자리에서 출발해, 우리가 매일 부딪히는 갈등과 경쟁을 감정이 아니라 전략으로 다시 보게 만듭니다.


저를 가장 오래 붙든 건 첫 장의 한 장면이었습니다. 말다툼이 끝났고 분명히 이겼는데, 가슴이 뛰고 손이 떨린다는 그 묘사 말입니다. 마지막에 던진 한마디가 정확했지만 필요 이상이었고, 다음 날 아침 상대의 눈이 차갑지는 않은데 더 나빠져 있다는 대목에서는 제 안의 기억 하나가 조용히 떠올랐습니다. 이긴 것은 어젯밤의 논쟁이고, 잃은 것은 그보다 큰 무엇이라는 것. 이기지 않는 것이 이기는 것보다 나은 순간이 있다는 그 통찰을 손자가 2,500년 전에 글로 남겼다는 설명으로 이어질 때, 책이 말하려는 바가 또렷해졌습니다. 부시 대통령의 'Mission Accomplished' 현수막 일화도 같은 자리에 놓여 있었어요. 41일 만에 끝난 듯 보였던 전쟁이 8년을 끌고 2조 달러를 삼키며 더 극단적인 조직의 탄생으로 이어진 과정을, 사무실 말싸움과 규모만 다를 뿐 같은 구조라고 짚어내는 솜씨가 차가우면서도 설득력 있었습니다.


손자가 정리한 다섯 자 가운데 가장 앞선 것이 지혜라는 대목 앞에서는 한참 생각이 멈췄습니다. 용기가 아니라 지혜가 먼저인 이유는, 지혜란 대부분 '하지 않는 판단'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어요. 할 기회를 잡는 것보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거르는 일이 더 어렵다는 문장을 읽으며, 그동안 용기라고 믿었던 많은 결정이 실은 분별의 부재가 아니었나 돌아보게 되더군요. 나폴레옹의 60만 대군이 모스크바까지 도달하고도 4만 명만 살아 돌아온 이유가 전술이 아니라 보급선이라는 시스템에 있었다는 분석, 그것을 냉장고 속 케이크 때문에 무너지는 다이어트 결심에 빗댄 비유는 머릿속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책의 결이 한 번 크게 바뀌는 자리는 협상가 크리스 보스를 다룬 장이었습니다. 앞부분이 차갑게 판을 읽는 이야기였다면 여기서는 따뜻한 쪽으로 한 걸음 옮겨 갑니다. 분명 논리는 정확한데 상대가 마음을 열지 않을 때, 틀린 게 아니라 순서가 틀렸을 뿐이라는 진단이지요. 닫힌 문 앞에서는 아무리 정확한 말도 안에 있는 사람에게 들리지 않는다는 문장은, 옳음과 통함이 다르다는 걸 새삼 일깨워 주었습니다. 상대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죠"라고 말할 때와 "맞아, 그거야"라고 말할 때의 차이, 앞엣것 뒤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뒤엣것 뒤에야 비로소 협상이 움직였다는 관찰은 일터에서든 집에서든 두고두고 떠올릴 만합니다.


책을 닫는 자리에는 탈레브가 있습니다. 깨지기 쉬운 유리잔과 충격에도 멀쩡한 돌멩이, 그리고 충격을 받을수록 오히려 강해지는 안티프래질을 나란히 두고, 근육이 그렇고 뼈가 그렇고 면역이 그렇다고 말합니다. 흥미로운 건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를 권한다는 점이었어요. 건강해지려면 슈퍼푸드를 먹기보다 정크푸드를 끊는 편이 낫고, 무엇을 시작할까보다 무엇을 멈출까가 삶을 더 크게 바꾼다는 이야기. 작은 산불을 다 끄면 마른 가지가 쌓여 끝내 끄지 못할 큰 불이 온다는 대목에서는, 작은 실패조차 허용하지 않으려는 마음이 실은 더 큰 붕괴를 키우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됩니다.


읽는 내내 신뢰가 갔던 건 이 책이 자기 주장에 취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보스의 전술적 공감이 결국 조작 아니냐는 질문을 스스로 꺼내 놓고, 바벨 전략은 90퍼센트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사람에게나 가능한 이야기이며 월급이 빠듯한 이에게 "10퍼센트를 고위험에 넣어라"는 말은 사치라고 솔직하게 인정합니다. 모든 충격이 성장의 기회는 아니고 어떤 충격은 그냥 파괴라는 문장 앞에서, 이 책이 만능 처세술을 팔려는 게 아니라는 믿음이 생겼어요. 그래서 다 읽고 나니 제목의 '교양'이라는 단어가 다르게 들립니다. 잘 싸우는 기술이 아니라 애초에 불리한 싸움에 들어서지 않는 분별, 이기고도 잃는 일을 줄이는 안목에 가깝거든요. 한 수를 더 읽으면 열 수를 덜 싸운다는 책 속의 한 줄이,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야 제대로 들어왔습니다.


늘 정면으로 부딪히다 마음이 상해본 사람, 옳은 말을 했는데 관계가 나빠지는 경험을 되풀이해온 사람이라면 얻어갈 것이 적지 않을 책입니다. 처세에 능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어떤 판 위에 서 있는지 한 번쯤 멀찍이서 보고 싶은 사람에게 어울리고요.


이 책은 북유럽 카페 서평단을 통해 받아 읽게 되었습니다. 여러 권을 거쳐오는 동안, 가장 오래 책상 위에 머무른 한 권이었어요. 한 챕터를 읽고 잠깐 멈춰 제 지난 선택들을 되짚게 만드는 책은 흔치 않으니까요.


장마를 앞둔 유월의 눅눅한 공기 속에서, 이 흑백의 단단한 책은 오히려 마음을 차분하게 정돈해 주었습니다.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오기 전, 생각을 한 번 추스르고 싶은 분께 권하고 싶은 한 권입니다.


잘 싸우는 법이 아니라, 싸우지 않고도 원하는 것을 얻는 분별을 가르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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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으로 그리는 돈의 지도
김인호.신현암 지음 / 세이코리아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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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표지를 처음 마주했을 때, 짙은 녹색 바탕에 금빛 나침반이 한가운데 놓인 디자인이 눈에 들어왔어요. 위아래로 깔린 MONEY MAP이라는 영문과 지폐를 닮은 정교한 무늬가 어우러져서, 돈이 어디로 흐르는지 방향을 잡아주겠다는 책의 의도가 표지 한 장에 압축되어 있습니다.


<유통으로 그리는 돈의 지도>는 한국유통포럼 회장이자 30여 년 유통 현장을 지킨 김인호 저자와, 글로벌 분석에 밝은 신현암 저자가 함께 쓴 도서입니다. 두 사람의 데이터와 현장 감각이 맞물리면서, 19세기 파리의 봉 마르셰 백화점에서 출발해 오늘날 모바일 쇼핑까지 자본이 어디에 고이고 어디로 옮겨갔는지를 유통이라는 렌즈로 추적합니다.


대한민국에서 부자가 됐다는 말은 한동안 부동산을 뜻했고, 최근에는 주식 투자를 떠올리게 합니다. 2026년 코스피가 가파르게 오른 흐름을 보면 더 그렇고요. 그런데 이 한 권은 조금 다른 방향을 가리킵니다. 사람들의 욕망이 매일 모이는 자리, 즉 유통 현장을 들여다보면 돈이 다음에 어디로 흐를지 미리 읽을 수 있다는 관점이에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독자에게 새로운 지도를 한 장 건네주는 셈입니다.


1장은 백화점을 욕망이 모이는 저수지로 다시 풀어냅니다. 책은 백화점을 누구나 부담 없이 드나드는 구경거리이자 욕망의 공간으로 그리는데, 화려한 볼거리 자체가 사람을 끌어들이고 결국 지갑을 열게 만든다는 통찰이 인상적이었어요. 봉 마르셰가 중산층에게 상류층의 소비 관습을 가르치던 일종의 학교였다는 설명, 일본의 백화점이 기모노 매장에서 출발해 철도 회사가 역세권 주거지를 만들며 손님을 끌어들였다는 대목은 유통이 곧 부동산이자 도시 설계였음을 보여줍니다. 도시가 커질수록 점포도 함께 늘어났다는 흐름이 그 연결을 뒷받침합니다.


이어지는 소비 트렌드의 변화도 흥미롭습니다. 전후의 획일적인 소비에서 다양화 시대를 거쳐, 스마트폰이 손에 쥐어진 시기에는 한 사람이 여러 얼굴을 갖는 소비로 옮겨갔다는 설명이 나와요. 백화점 수가 한때 빠르게 늘었다가 외환위기를 지나며 정리되고, 그 자리에서 롯데와 신세계, 현대라는 빅3 구도가 단단해진 흐름도 차분히 짚어줍니다. 점포 수는 줄었는데 살아남은 매장의 힘은 오히려 커졌다는 대목에서, 위기가 강자를 추려낸다는 역설을 읽게 됩니다.


2장은 해자라는 개념으로 옮겨갑니다. 시장을 살아 있는 자석에 빗대고, 좋은 상권을 수십 년 단위로 길게 내다본다는 시선이 신선했어요. 매출이 매장의 규모에 비례하고 거리에는 반비례한다는 설명, 같은 업종끼리는 서로를 밀어내며 출혈 경쟁으로 이어진다는 통찰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책은 백화점의 성패를 무엇보다 입지에서 찾는데, 롯데가 명동과 잠실의 요지를 일찍 선점한 결정, 그리고 잠실 일대를 거대한 복합 단지로 키워낸 사례가 그 관점을 또렷하게 보여줍니다.


해자가 깊은 기업만이 가격을 스스로 정할 힘을 갖고, 그런 기업은 불황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이 이 장의 뼈대예요. 신세계와 롯데가 좋은 자리를 두고 벌인 경쟁, 강남의 한 매장이 전국에서 손꼽히는 매출에 오른 과정을 읽으면 입지 싸움이 곧 자본의 전쟁임을 실감하게 됩니다. 백화점이 들어서려면 일정 규모 이상의 배후 인구가 필요하고, 그래서 전국에 설 자리가 생각보다 한정적이라는 분석은 막연히 점포를 늘리던 시절과 다른 냉정한 셈법을 보여줍니다. 오프라인이 땅 위에 해자를 쌓는다면 온라인은 물류망으로 해자를 쌓는다는 정리도 명쾌합니다. 쿠팡의 물류와 신선식품 배송 투자가 쉽게 넘볼 수 없는 방어선이 됐다는 설명이 그 예예요.


명품이 들어선 자리가 보여주듯, 최근의 매장은 상품을 파는 공간에서 시간을 파는 공간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그 매장에서만 만나는 식품관, 팝업과 전시와 클래스로 머무는 시간을 만들어내는 방식, 폭포와 숲을 들여놓은 비일상적 공간까지, 더현대 서울이 보여준 시도가 대표적입니다. 이 모든 연출이 결국 좋은 입지라는 토대 위에서 가능하다는 점도 함께 짚어줍니다.


가장 직접적인 답을 들려준 곳은 4장이었어요.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라는 거울을 통해, 저성장과 디플레이션의 시기를 끝내 이긴 쪽은 백화점도 대형마트도 아닌 SPA형 전문점이었다고 말합니다. 가성비에서 가심비로 옮겨가는 흐름, 이유가 있어 싸고 그래서 기분까지 좋다는 감각이 핵심입니다. 분명한 이유를 붙인 저가 전략으로 호응을 얻은 일본의 SPA 브랜드, 좁은 가옥에 맞춰 제품을 다듬어 글로벌 가구 강자를 이긴 니토리, 군더더기를 걷어내고 비용을 낮춰 폭넓은 품목을 직접 공급한 업무용 슈퍼가 그 증거로 등장합니다. 다이소와 명품으로 갈라지는 양극화의 한가운데에서, 돈의 다음 행선지를 시간과 시장, 생태계와 고객이라는 네 갈래로 정리한 구성이 단단합니다.


마무리 직전에 담긴 한 가지 통찰이 오래 남았어요. 유통이 파는 건 결국 상품이 아니라 약속이라는 시선입니다. 소비하는 인간으로서 우리는 편의점 삼각김밥 하나에도 어떤 약속을 사고 있는지 잘 모릅니다. 1인 가구가 늘며 작은 끼니 하나에도 생활의 리듬과 신뢰가 담긴다는 대목을 지나며, 매대 위의 사소한 물건이 실은 거대한 자본의 약속이 가닿은 끝자락임을 새삼 생각하게 됐습니다.


아쉬움도 있었어요. 사례와 분석은 풍부하지만, 개인 독자가 당장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구체적 행동 지침은 많지 않습니다. 이 책은 답안지라기보다 지도에 가까워요. 길을 그려줄 뿐 발걸음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둡니다. 정답을 기대한 분이라면 다소 허전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막막했던 제게는, 이 지도가 한 가지 방향감각을 남겼습니다. 돈이 어디에 고이는지 알고 싶다면 차트가 아니라 사람의 욕망이 매일 모이는 자리를 먼저 보라는 것, 그리고 그 자리에 깊은 해자를 둘렀는지 따져보라는 것이었어요. 그 시선 하나만 챙겨도 출발선의 막막함은 한결 옅어집니다. 자영업이나 유통 현장과 가까운 분은 물론, 주식과 부동산 너머에서 돈의 다음 자리를 가늠해보고 싶은 분에게 권하고 싶은 한 권입니다.


주식과 부동산 너머, 돈이 다음에 고일 자리를 유통이라는 렌즈로 미리 읽어보게 해주는 지도 같은 도서입니다.


#유통으로그리는돈의지도 #SAYKOREA #서평 #북유럽카페 #경제경영도서 #돈의지도 #유통트렌드 #백화점경제학 #해자전략 #리테일 #소비트렌드 #가심비 #SPA브랜드 #잃어버린30년 #더현대서울 #2026투자 #자본의흐름 #직장인독서 #책추천 #경제공부 #머니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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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씽킹 - 제멋대로 이어지는 생각의 루프에서 벗어나는 법
벳시 홈버그 지음, 윤효원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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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머릿속이 좀처럼 조용해지지 않는 날이 있습니다. 일은 다 끝냈는데도 회의에서 했던 말 한마디가 자꾸 되감기고, 아직 벌어지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느라 정작 잠들 시간을 놓치곤 하지요. 그럴 때면 으레 제 성격 탓으로 돌렸습니다. 예민해서, 그릇이 작아서 그런 거라고요. <오버씽킹>은 바로 그 자책의 방향이 잘못됐다고 조용히 말을 건네는 책이었습니다.


표지에 적힌 한 줄, '제멋대로 이어지는 생각의 루프에서 벗어나는 법'이 먼저 눈에 들어왔어요. 제멋대로라는 말이 참 정확합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굴러가는 그 생각의 쳇바퀴를 이렇게 담백하게 표현할 수 있구나 싶었어요. BOOK U LOVE 서평단으로 받아 든 책인데, 부드러운 보라에서 청록으로 번지는 표지처럼 내용도 다그치기보다 가라앉히는 결을 갖고 있었습니다.


저자 벳시 홈버그는 임상심리학자입니다. 이별 뒤 깊은 우울과 자기 비난에 빠졌던 자신의 경험에서 출발해, 우리를 괴롭히는 그 비판적 목소리의 정체를 파고들었다고 해요. 책의 핵심 주장은 분명합니다. 끊임없는 걱정과 자기검열은 우리가 약하거나 모자라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설계된 뇌의 회로인 '기본 모드 네트워크', 그러니까 DMN이 과하게 작동한 결과라는 겁니다. 들어가는 글에 적힌 문장 하나가 책 전체를 떠받치고 있었어요. "당신이 곧 당신의 생각은 아니다." 머릿속을 떠도는 그 말이 곧 나는 아니라는 이 한 줄이, 읽는 내내 마음 한쪽을 붙잡아 주었습니다.


DMN이 어떻게 말을 거는지 보여주는 장면들이 유독 생생했습니다. 새벽 두 시에 잠 못 들며 '구조조정이 언제더라, 나도 잘리면 어쩌지, 다른 직장을 미리 알아봐야 하나'로 이어지다 끝내 '암에 걸린 건 아닐까, 병원 갈 돈도 없는데'까지 치닫는 어느 30대의 독백이 나오는데요. 직장 생활을 오래 한 사람이라면 그 사다리를 한 칸도 빠짐없이 밟아본 적이 있을 겁니다. 걱정이 마치 미래의 모든 위험에서 나를 지키는 생산적인 일처럼 느껴지지만, 저자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걱정이 곧장 해결책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고요. 시카고대학교 샨 바일락의 연구를 빌려, 적당한 부담은 집중력을 높이지만 부담이 도를 넘으면 오히려 사고 회로가 꺼져 압박에 짓눌린 학생들의 성적이 가장 낮은 학생들과 비슷해졌다는 대목에서는, 오래 붙잡고 있던 시간이 늘 성과로 돌아오지는 않던 이유를 조금 알 것도 같았습니다.


회의 자리에서 위축되는 누군가의 속마음도 한참 들여다보게 됐어요. 의견을 내야 하는 줄 알면서도 질문하면 멍청해 보일까 봐, '뭐라도 하는 척 노트에 메모나 하자'며 물러서는 장면이지요. DMN은 큰일에 도전하기보다 작은 일에 머무는 편이 안전하다고 속삭인다고 합니다. 그 한 문장에 회의실에서 손들기를 망설였던 무수한 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이 책이 단순한 진단서에 그치지 않는 건 후반부 덕분입니다. 7장에서 저자는 머리 밖에도 또 다른 뇌가 있다고 말해요. 장과 심장에 뇌와 별개로 작동하는 뉴런 다발이 있다는 건데, 어두운 골목을 혼자 걸을 때 느끼는 불안은 몸이 보내는 진짜 경고지만, 새로운 취미 앞에서 '남들보다 뒤처질 거야'라고 속삭이는 건 DMN의 헛된 공포라는 거예요. 그 둘을 몸의 감각으로 분별하라는 권유가 따뜻했습니다. 저자는 '내 인생의 사랑'이라는 작업을 통해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자신이 사랑했던 것들을 적어보라고 합니다. 길을 잃은 것 같을 때 그 목록을 다시 들여다보면, 따뜻해지고 가벼워지는 그 느낌이야말로 진짜 나라는 거지요. 차가운 자기비판으로 시작한 책이 결국 '내가 사랑했던 것들의 자리'로 데려다 놓는 이 흐름이 좋았습니다.


오래 곱씹은 대목은 따로 있습니다. 사랑하는 것을 묻는 연습을 하다 오히려 낙담하는 사람을 위한 배려였어요. 가족과 일에 자신을 다 내어주고 텅 비어버린 사람은 운동이나 그림보다 침대를 사랑하게 된다며, 그렇다면 연습은 미루고 우선 자신을 돌보라고 합니다. 몇 주간 일의 강도를 낮추고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쉴 새 없이 달리던 인생의 러닝머신에서 잠시 내려와 보라고요. "아마 잠시 멈춰도 세상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어딘가에 늘 매여 있다고 느끼는 분이라면, 이 문장 앞에서 한 번쯤 숨을 고르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소셜미디어를 다룬 9장도 한국 독자에게 그대로 들어맞습니다. 저자는 스크롤링을 두고 'DMN에게 사탕 가게와 같은 존재'라고 표현해요. 편집된 타인의 삶을 끝없이 넘기다 보면 누구도 닿을 수 없는 기준이 머릿속에 새겨지고, 결국 '나는 지루하고 평범한 사람'이라 믿게 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도 저자의 태도는 극단으로 흐르지 않아요. 소셜미디어를 디저트에 빗대며, 평소 잘 챙겨 먹는다면 가끔 케이크 한 조각은 괜찮다고, 하루의 95퍼센트를 다른 일에 쓴다면 5퍼센트쯤은 문제없다고 말하지요. 끊으라고 윽박지르는 대신 균형의 감각을 일러주는 이 차분함이 오히려 설득력 있었습니다.


읽으면서 아쉬운 점이 전혀 없지는 않았어요. DMN, CEN, SN 같은 용어가 반복되다 보니 뇌과학에 익숙지 않은 독자라면 초반에 더러 걸릴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다만 저자가 매번 일상의 장면으로 개념을 다시 풀어주기 때문에,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손에 잡히더군요.


이 책은 무언가를 더 하라고 떠미는 책이 아닙니다. 지금 짊어진 것 가운데 사실은 내려놓아도 되는 게 무엇인지 차분히 짚어주는 쪽이지요. 그래서 생각이 너무 많아 스스로 지친다고 느끼거나, 잘잘못을 따지는 내면의 말에 오래 시달려온 분이라면 이 책에서 한결 가벼워지는 실마리를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자기계발서의 채찍질에 지친 분에게도 조용히 건네고 싶은 책입니다.


6월로 접어들며 한낮의 볕이 제법 묵직해졌습니다. 이런 계절에는 머릿속까지 후텁지근해지기 쉬운데, 창을 열어 바람을 들이듯 생각에도 잠깐 환기가 필요하다는 걸 이 책이 일러주었어요. 저녁 무렵 잠시 화면을 내려놓고 오늘 좋았던 사소한 한 가지를 떠올려보는 것만으로도, 머릿속 소음이 조금은 잦아들지 모릅니다.


머릿속 목소리가 곧 내가 아니라는 것. 그 한 걸음의 거리에서 마음의 여유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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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쉬운 집밥 요리책 - 혼자 먹어도, 가족과 함께해도 좋은 211가지 집밥 레시피 ㅣ 참 쉬운 요리책
노고은 지음 / 아마존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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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요리책을 펼칠 때마다 비슷한 곳에서 멈칫하게 됩니다. 사진은 근사한데 막상 따라 하려고 보면 재료가 열 가지를 넘기고, 처음 보는 양념 이름이 줄줄이 나오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의욕이 식어버리지요. <참 쉬운 집밥>을 받아 들고 가장 먼저 안심했던 건, 이 책이 그런 진입장벽을 처음부터 낮춰두고 시작한다는 점이었어요.

북유럽 카페 서평단을 통해 받은 책입니다. 상자를 열었을 때 생각보다 큼직한 판형과 주황빛이 따뜻하게 도는 표지가 눈에 들어왔어요. 표지에 담긴 한 상은 화려한 코스 요리가 아니라 잡채와 조림, 나물, 김치, 국, 흰밥이 놓인 평범한 저녁상입니다. 누군가 접시를 막 내려놓는 손이 함께 찍혀 있어서, 차린 사람의 온기 같은 게 묻어나더라고요. 책을 펼치기도 전에 어떤 이야기를 하려는 책인지 짐작이 갔습니다.


저자는 대한민국 조리기능장이자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요리연구가 노고은(노장금) 님입니다. 이력만 보면 어렵고 전문적인 책일 것 같은데, 막상 안을 들여다보면 정반대예요. 211가지 레시피를 여덟 개의 챕터로 나눠 담았는데, 초간단 한 끼와 간식부터 보양식, 국물요리와 찌개, 밑반찬, 한 그릇 밥과 면, 가벼운 건강식, 메인·초대요리, 술안주와 이색요리까지 우리가 실제로 매일 마주하는 식사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레이아웃도 시원시원해서, 펼쳐두고 따라 하기에 부담이 없어요.


읽으면서 특히 든든했던 건 보양식 챕터입니다. 삼계탕이나 백숙처럼 손이 많이 갈 것 같은 음식을 ‘전기밥솥만 있으면 끝’이라고 풀어내요. 전기밥솥 닭백숙 페이지에는 “닭, 마늘, 대파, 그리고 전기밥솥만 있으면 끝! 따로 손이 많이 가지 않아도 가능한 보양식이에요!”라고 적혀 있습니다. 솥 앞에 한 시간씩 붙어 있어야 한다는 부담을 처음부터 덜어주는 말이지요. 전복죽도 마찬가지예요. “전복 몇 개, 찹쌀 한 줌, 참기름만 있으면 고급스러운 죽이 완성돼요. 생각보다 간단하게 깊은 맛을 낼 수 있는 보양식입니다”라는 설명을 보면, 보양식은 거창하고 어렵다는 통념이 한풀 누그러집니다.


여름을 앞둔 지금 같은 시기에 눈이 가는 메뉴도 있었습니다. 들기름메밀막국수의 “더운 날 불 앞에서 오래 서기 싫을 때, 삶은 면에 들기름과 간장만 더하면 완성”이라는 문장은, 부엌에 오래 서 있기 싫은 마음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어요. 초계국수는 “냉장고에 있는 흔한 재료로도 완성 가능한 여름철 보양국수”라고 소개합니다. 새콤한 국물에 닭가슴살을 길게 찢어 올린 사진을 보고 있으면, 입맛 없는 날에도 한 그릇은 비울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시원한 국물이 생각나는 오징어무국이나, 식사 전 입맛을 돋우는 오이미역초무침도 같은 챕터 가까이에 놓여 있습니다.

이 책의 태도가 한 문장에 잘 담긴 건 파채불고기 페이지였습니다. “파만 썰어 곁들이면 평범한 불고기가 고급 요리처럼 변해요. 팬 하나로 금방 완성되는 초대요리!” 손님을 부르는 일이 더는 거창한 준비가 아니어도 된다는 이야기로 읽혔어요. 흰 채 썬 파를 수북이 올린 사진은 실제로 식당에서 받아 든 한 접시 못지않게 먹음직스럽습니다. 돼지고기묵은지찜은 재료 둘만으로 밥반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새우타코처럼 색다른 메뉴조차 남은 채소를 활용해 뒷정리까지 간단하게 끝내도록 일러줍니다.


건강을 챙기고 싶은 날엔 닭가슴살스테이크나 브로콜리올리브마늘볶음으로 가볍게 갈 수 있어요. 혼자 한잔하고 싶은 밤을 위한 숏다리버터구이오징어 같은 안주도 빠지지 않았고요. 책 뒤쪽에는 ‘10분 완성 요리 TOP 10’을 따로 모아두어, 시간에 쫓기는 날 어디부터 펼치면 좋을지 길을 안내해줍니다.

대한민국 요리명장 박효남 님은 추천의 글에서 “제가 생각하는 집밥은 어렵지 않게,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음식입니다”라고 적었는데, 이 한 줄이 책 전체의 방향과 정확히 포개집니다. 결국 이 책이 말하는 집밥은 솜씨를 뽐내는 자리가 아니라, 오늘도 내일도 무리 없이 이어갈 수 있는 식사예요.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메뉴 수가 많은 만큼 한 가지 요리를 깊이 파고드는 변형이나 응용은 상대적으로 적게 다뤄집니다. 다만 이 책의 목적이 ‘넓게, 부담 없이, 매일 이어갈 수 있게’라는 데 있다는 걸 생각하면, 이건 단점이라기보다 방향의 차이로 보는 게 맞겠다 싶었어요.

혼자 끼니를 자주 거르거나 간편식에 기대온 사람이 다시 부엌 앞에 서보고 싶을 때, 요리를 한 번도 제대로 해본 적 없어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막막한 사람이 첫 책으로 고를 때, 이 한 권은 좋은 길잡이가 됩니다. 식구를 위해 매일 비슷한 메뉴를 고민하는 사람에게도 새로운 카드가 되어줄 거고요. 거창한 요리가 아니라 매일의 한 끼를 잘 챙기고 싶은 마음, 그것 하나면 충분히 펼쳐볼 만한 책입니다.

장마가 오기 전, 부엌에 오래 머물기 부담스러운 계절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런 날일수록 불 앞에 짧게 서서 시원한 한 그릇을 차려내는 일이 더 귀하게 느껴지는데, 이 책은 그 짧은 수고를 기꺼이 함께해줄 안내서가 되어줄 것 같아요. 서평단으로 만난 여러 책 가운데, 한 번 읽고 마는 책이 아니라 부엌 가까이 두고 자주 펼치게 될 한 권으로 남을 듯합니다.


흔한 재료와 익숙한 도구로 매일의 한 끼를 부담 없이 이어가게 돕는, 부엌 곁에 두고 펼치는 집밥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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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구 이야기 - 성과를 이끄는 답은 어우러짐에 있다
김동환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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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북유럽풍 카페 서평단을 통해 받은 책입니다. 처음 손에 쥐었을 때부터 크기가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손바닥에 쏙 들어오는 크기에, 두께도 보통의 핸드북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가방에 넣어도 무게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가벼운 메모장 같았습니다. 자기계발서라고 하면 으레 두툼한 분량과 빼곡한 문장을 떠올리던 차라, 첫인상은 의외였습니다.


<두 도구 이야기>는 양계농장이라는 우화로 시작합니다. 닭이 늘어 일손이 필요해진 주인이 두 일꾼을 들이고, 하루 한 알을 낳는 암탉을 두 알 낳게 하라는 과제를 던지는 장면입니다. 막막함 앞에서 두 일꾼이 꺼내 드는 것이 바로 책 제목이 말하는 두 도구입니다. 하나는 사료로 상징되는 논리, 다른 하나는 동물음악으로 상징되는 직관.


저자는 이 둘을 우열로 가르지 않았습니다. 사료는 부분을 정밀하게 들여다보며 결과를 나중에 확인하는 방식이고, 동물음악은 처음부터 전체 과정을 조망하며 큰 틀을 그리는 방식이라고 풀어냅니다. 책 후반에서 직관의 도구가 "우리가 새로운 사료나 새로운 동물음악을 찾았을 때, 그 도구들끼리 어떻게 연결되어 성과를 내는지 예측하게 합니다."라고 설명하는 대목에서, 오래 묵은 의문 하나가 풀리는 듯했습니다. 회의실에서 숫자와 근거만 붙들고 있을 때 정작 일 전체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놓치곤 했던 이유가 거기 있었습니다. 저는 한쪽 도구에만 익숙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저자가 직관의 약점까지 솔직하게 적어 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직관의 도구는 우연히 일어나는 일에 소홀해지기 쉽습니다."라는 문장은 큰 그림을 그리는 능력에도 빈틈이 있음을 인정합니다. 그러면서 세상의 유용한 발견 상당수가 우연에서 나왔다는 점을 덧붙여, 논리와 직관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저울을 맞춥니다. 직관이 기본을 알게 하면 오히려 논리의 필요를 일깨운다는 흐름은, 두 연장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고 서로를 불러낸다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제2장과 제4장에 마음이 오래 머물렀습니다. 제2장이 논리와 직관을 알아차리는 단계라면, 제4장은 학교에서 배운 것을 현장으로 끌고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학교 상자에서 현장으로 향하는 화살표 일러스트가 그 메시지를 단번에 전합니다. 시험은 한 과목에서 100점을 노리지만, 현장은 완벽한 단 하나의 방법이 아니라 여럿을 맞물려 쓰는 곳이라는 구분이 특히 와닿았습니다. 책상에서 익힌 지식을 실무로 옮기는 길목에서 번번이 머뭇거렸던 까닭을, 이 단원이 대신 설명해 주는 기분이었습니다.


그 사이에 놓인 제3장도 함께 읽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받아들임을 다루는 단원입니다. 관심이 생긴 뒤에도 정작 어려운 것은 상대의 방식을 판단하지 않고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일인데, 제3장이 바로 그 지점을 짚습니다. 상대의 정교한 연장 앞에서 겸손해지는 태도, 그리고 서로 다른 도구가 어떻게 결합되는지를 부지런히 배우려는 자세를 함께 권합니다. 관심에서 출발해 받아들임을 거쳐 현장으로 나아가는 이 순서가 책 전체를 매끄럽게 잇습니다.


지식을 사냥 도구에 빗댄 부분도 기억에 남습니다. 옛 사냥꾼이 돌을 갈았듯 오늘의 일하는 사람도 지식을 갈아야 한다는 비유는, 한번 배운 것을 손보지 않으면 무뎌진다는 경고로 읽혔습니다. 가진 연장과 그것을 실제로 쓰는 일 사이의 거리를, 이 책은 우화 내내 좁혀 갑니다.


아쉬운 점을 굳이 찾자면, 우화가 친절한 만큼 구체적인 현장 사례를 더 보고 싶다는 갈증이 남습니다. 다만 얇고 가벼운 책의 성격을 떠올리면, 군더더기를 덜어 낸 선택이었으리라 짐작합니다. 동화풍 일러스트와 넉넉한 여백 덕에 부담 없이 읽히는 점은 분명한 미덕입니다.


논리와 직관 가운데 한쪽으로 일해 온 분이라면 자신의 빈자리를 들여다보게 될 것이고, 배운 것을 현장으로 어떻게 옮길지 고민하는 분이라면 그 길목에서 작은 단서를 만날 듯합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의 방식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을 때 펼쳐 봐도 좋겠습니다.


여름으로 접어드는 길목, 가방이 무거운 출퇴근길에 이 가벼운 책 한 권을 더해도 부담이 없었습니다. 짧은 분량인데도 덮고 나면 일을 바라보는 눈이 한 뼘 넓어진 느낌이 남습니다.


논리와 직관, 두 도구가 서로를 불러내며 어우러질 때 비로소 성과가 된다는 것을 양계농장 우화로 담담히 일러 주는 작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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