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쉬운 집밥 요리책 - 혼자 먹어도, 가족과 함께해도 좋은 211가지 집밥 레시피 ㅣ 참 쉬운 요리책
노고은 지음 / 아마존북스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요리책을 펼칠 때마다 비슷한 곳에서 멈칫하게 됩니다. 사진은 근사한데 막상 따라 하려고 보면 재료가 열 가지를 넘기고, 처음 보는 양념 이름이 줄줄이 나오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의욕이 식어버리지요. <참 쉬운 집밥>을 받아 들고 가장 먼저 안심했던 건, 이 책이 그런 진입장벽을 처음부터 낮춰두고 시작한다는 점이었어요.

북유럽 카페 서평단을 통해 받은 책입니다. 상자를 열었을 때 생각보다 큼직한 판형과 주황빛이 따뜻하게 도는 표지가 눈에 들어왔어요. 표지에 담긴 한 상은 화려한 코스 요리가 아니라 잡채와 조림, 나물, 김치, 국, 흰밥이 놓인 평범한 저녁상입니다. 누군가 접시를 막 내려놓는 손이 함께 찍혀 있어서, 차린 사람의 온기 같은 게 묻어나더라고요. 책을 펼치기도 전에 어떤 이야기를 하려는 책인지 짐작이 갔습니다.


저자는 대한민국 조리기능장이자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요리연구가 노고은(노장금) 님입니다. 이력만 보면 어렵고 전문적인 책일 것 같은데, 막상 안을 들여다보면 정반대예요. 211가지 레시피를 여덟 개의 챕터로 나눠 담았는데, 초간단 한 끼와 간식부터 보양식, 국물요리와 찌개, 밑반찬, 한 그릇 밥과 면, 가벼운 건강식, 메인·초대요리, 술안주와 이색요리까지 우리가 실제로 매일 마주하는 식사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레이아웃도 시원시원해서, 펼쳐두고 따라 하기에 부담이 없어요.


읽으면서 특히 든든했던 건 보양식 챕터입니다. 삼계탕이나 백숙처럼 손이 많이 갈 것 같은 음식을 ‘전기밥솥만 있으면 끝’이라고 풀어내요. 전기밥솥 닭백숙 페이지에는 “닭, 마늘, 대파, 그리고 전기밥솥만 있으면 끝! 따로 손이 많이 가지 않아도 가능한 보양식이에요!”라고 적혀 있습니다. 솥 앞에 한 시간씩 붙어 있어야 한다는 부담을 처음부터 덜어주는 말이지요. 전복죽도 마찬가지예요. “전복 몇 개, 찹쌀 한 줌, 참기름만 있으면 고급스러운 죽이 완성돼요. 생각보다 간단하게 깊은 맛을 낼 수 있는 보양식입니다”라는 설명을 보면, 보양식은 거창하고 어렵다는 통념이 한풀 누그러집니다.


여름을 앞둔 지금 같은 시기에 눈이 가는 메뉴도 있었습니다. 들기름메밀막국수의 “더운 날 불 앞에서 오래 서기 싫을 때, 삶은 면에 들기름과 간장만 더하면 완성”이라는 문장은, 부엌에 오래 서 있기 싫은 마음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어요. 초계국수는 “냉장고에 있는 흔한 재료로도 완성 가능한 여름철 보양국수”라고 소개합니다. 새콤한 국물에 닭가슴살을 길게 찢어 올린 사진을 보고 있으면, 입맛 없는 날에도 한 그릇은 비울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시원한 국물이 생각나는 오징어무국이나, 식사 전 입맛을 돋우는 오이미역초무침도 같은 챕터 가까이에 놓여 있습니다.

이 책의 태도가 한 문장에 잘 담긴 건 파채불고기 페이지였습니다. “파만 썰어 곁들이면 평범한 불고기가 고급 요리처럼 변해요. 팬 하나로 금방 완성되는 초대요리!” 손님을 부르는 일이 더는 거창한 준비가 아니어도 된다는 이야기로 읽혔어요. 흰 채 썬 파를 수북이 올린 사진은 실제로 식당에서 받아 든 한 접시 못지않게 먹음직스럽습니다. 돼지고기묵은지찜은 재료 둘만으로 밥반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새우타코처럼 색다른 메뉴조차 남은 채소를 활용해 뒷정리까지 간단하게 끝내도록 일러줍니다.


건강을 챙기고 싶은 날엔 닭가슴살스테이크나 브로콜리올리브마늘볶음으로 가볍게 갈 수 있어요. 혼자 한잔하고 싶은 밤을 위한 숏다리버터구이오징어 같은 안주도 빠지지 않았고요. 책 뒤쪽에는 ‘10분 완성 요리 TOP 10’을 따로 모아두어, 시간에 쫓기는 날 어디부터 펼치면 좋을지 길을 안내해줍니다.

대한민국 요리명장 박효남 님은 추천의 글에서 “제가 생각하는 집밥은 어렵지 않게,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음식입니다”라고 적었는데, 이 한 줄이 책 전체의 방향과 정확히 포개집니다. 결국 이 책이 말하는 집밥은 솜씨를 뽐내는 자리가 아니라, 오늘도 내일도 무리 없이 이어갈 수 있는 식사예요.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메뉴 수가 많은 만큼 한 가지 요리를 깊이 파고드는 변형이나 응용은 상대적으로 적게 다뤄집니다. 다만 이 책의 목적이 ‘넓게, 부담 없이, 매일 이어갈 수 있게’라는 데 있다는 걸 생각하면, 이건 단점이라기보다 방향의 차이로 보는 게 맞겠다 싶었어요.

혼자 끼니를 자주 거르거나 간편식에 기대온 사람이 다시 부엌 앞에 서보고 싶을 때, 요리를 한 번도 제대로 해본 적 없어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막막한 사람이 첫 책으로 고를 때, 이 한 권은 좋은 길잡이가 됩니다. 식구를 위해 매일 비슷한 메뉴를 고민하는 사람에게도 새로운 카드가 되어줄 거고요. 거창한 요리가 아니라 매일의 한 끼를 잘 챙기고 싶은 마음, 그것 하나면 충분히 펼쳐볼 만한 책입니다.

장마가 오기 전, 부엌에 오래 머물기 부담스러운 계절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런 날일수록 불 앞에 짧게 서서 시원한 한 그릇을 차려내는 일이 더 귀하게 느껴지는데, 이 책은 그 짧은 수고를 기꺼이 함께해줄 안내서가 되어줄 것 같아요. 서평단으로 만난 여러 책 가운데, 한 번 읽고 마는 책이 아니라 부엌 가까이 두고 자주 펼치게 될 한 권으로 남을 듯합니다.


흔한 재료와 익숙한 도구로 매일의 한 끼를 부담 없이 이어가게 돕는, 부엌 곁에 두고 펼치는 집밥 안내서.

#참쉬운집밥 #아마존북스 #노장금 #노고은 #집밥레시피 #요리책추천 #집밥 #초보요리 #자취요리 #1인가구레시피 #보양식 #여름보양식 #간단요리 #한그릇요리 #밑반찬 #집밥일기 #요리책리뷰 #서평 #네이버블로그서평 #집밥의가치 #BOOKU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