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깨우다
클로에 윤 지음 / 한끼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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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깨우다

p.44 “넌 가끔 우주가 널 어떻게 하려고 한다고 착각하지만 너 하나 때문에 온 우주가 움직일 일은 절대로 없어. 널 움직이는 건 너야."

p.49 '나를 위해, 나보다 더 필사적일 수 있는 건가?'

p.70 “넌 아직 오래 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살다 보면 '마법의 순간'이라는 게 있어. 무언가를 하려고 마음먹었을 때 순풍이 돛을 미는 것처럼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끌려가게 되는 순간. 결과를 예측 할 수 없기에 불안한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하겠지. 하지만 먼 훗날에 알게 될 거야. 살아오면서 나빴던 순간은 한순간도 없었다는 걸. 그러니까 우울한 표정은 집어치우고 바닥이나 쓸어."
(요즘 소위 말하는 T같지만 가장 현실성있고, 힘이되는 태양의 말)

p.92 “넌 아직 알지 못해. 네 안에 존재하는 수많은 ‘새벽들’, 과감하고 용기 있고 매력적인 너의 자아들을, 너 자신을 믿어야만 해. 그래야만 죽어 가는 너를 살릴 수 있어."

p.106“잘했어, 지금부터 의심하지 말고 곧장 그 빛을 따라가. 금방 도착할 거라는 믿음을 가지면 그렇게 될 거야. 모든 건 네가 생각하는 데 달려 있어."

p.120 “사랑이 두렵다면 누군가를 사랑하기 전에 너 자신을 사랑하는 것부터 시작해. 거절당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테니까."

p.249“기억해. 삶은 주어지는 게 아니야, 직접 만드는 거야."

고등학교 졸업식 날 모두가 교복 생활을 청산하는 기쁨과 새롭게 열리게 되는 미래에 설레고 있을 때 죽음을 결심한 새벽의 앞에 어딘가 현실적이지 않은 별과 태양이라는 남자가 나타난다. 이름처럼 별은 섬세하며 다정하고, 태양은 직설적이고 이성적이다.
죽어버린 새벽의 자아를 깨우기 위해 새벽의 앞에 나타난 별과 태양은 주어진 시간 안에 새벽의 자아를 깨우고 나아가게 해야 하는데 그것은 돈이 될 수도, 꿈이 될 수도, 사랑이 될 수도 있다. (과연 결국 무엇이 새벽을 깨우게 했는지는 책으로 확인)
다소 다른 방식으로 별과 태양은 새벽과 함께하지만 중요한 것은 각자의 다른 방식 모두 새벽에게는 위안이 되고, 의지가 되었다는 것이다.

사실 새벽에게는 돈 때문에 넉넉하지 못한 상황이 일상이었고, 꿈이 있지만 그 꿈을 꾸는 것조차 사치인 것 같은 버거운 상황과, 누구보다 사람의 온기와 사랑이 그리웠지만 어린 시절 엄마가 떠나며 엄마의 부재로 인한 상처가 있었다.
그런 새벽에게는 더 이상 삶을 지속해 나가야 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기에 새벽의 슬픔과 처절함이 보이는 것 같아 책을 읽으며 안타깝고 속상했다.

늘 포기하고, 체념하며 살아왔던 죽은 자아의 새벽이 별과 태양을 만나고 또 다른 인물들을 만나면서 스스로가 달라지는, 본인조차도 모를 변화와 성장을 새벽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읽는 재미와 책의 후반부 별, 태양과 새벽의 관계성과 그리고 상황의 비밀이 드러나는데 반전 아닌 반전을 발견하게 된 것 같아서 마지막에 흥미로웠다.

별과 태양, 그리고 다른 인물들이 새벽에게 건네는 위로와 조언들은 비단 새벽뿐만이 아니라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건네고 싶은 작가님의 섬세함이 보이는 것 같아 책을 읽으며 나 역시도 한 명의 독자로서 따뜻한 위로와 조언을 받았다.

책을 읽으며 느꼈지만 작가님께서 제목도 중의적 표현을 사용하여 의미를 전달하고자 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1. 주인공인 ’새벽‘을 깨우다.
2. 국어사전에 나와있는 새벽[먼 동이 트려 할 무렵] 아침이 오기 전 ‘새벽’을 깨우다.
표지 일러 역시 빛나는 배경 속 힘차게 앞으로 걸어나가는 새벽의 뒷모습을 담고 있기에 그렇게 유추해 보았다.
(책 일러 너무 영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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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명은 비밀입니다 창비청소년문학 129
전수경 지음 / 창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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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명은 비밀입니다

p.70 하지 말라는 말이 하고 싶다는 욕구를 자극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 말이다. 엄마에게는 절대 안 되는 일이나, 딸에게는 기필코 해야 하는 그런 일이 있다. 딸은 언제든 엄마를 배반할 수 있고, 결정적인 순간 엄마를 이긴다.

p.82 "숨기는 데엔 이유가 있을 거야. 알려 주실 때까지 기다려. 네가 모든 걸 다 알아야 하는 건 아니잖아. 부모와 자식 간에도 어느 정도 비밀이 필요해. 우리 엄마는 나에 대해 너무 알려고 해서 부담 스러워. 제발 좀 넘어갔으면 좋겠다니까. 독서실에서 조금만 늦게 가도 바로 전화하고. PC방 간다고 하면 무슨 게임 하냐, 나쁜 형들 없냐, 뭐 먹냐, 이런 것까지 물어. 가만 보면 너희 집은 우리 집이랑 반대야. 뭔가 바뀌었어. 네가 엄마고 너희 엄마가 딸 같아. 제발 엄마 걱정 그만해. 너희 엄마도 자신만의 삶과 생각이 있다고."
(상우의 말에 순간 띵했다.)

p.133 "여기서도 노력했어. 시도하지 않은 게 아니야. 하지 번번이 실패하고 거절당했어. 한번 정해진 궤도에서 이탈한 사람이 뭔가 를 시작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더라. 특히 우리 세계는 그런 사람 에게 너무 가혹해. 그 세계는 그렇지 않아. 엄마처럼 아무것도 아 닌 사람도 환영해 줘. 온 세계가 나를 안아 주는 느낌이야. 거기선 아무것도 안 하고 그저 걷기만 해도 자유로워 눈물이 날 때가 있어."
(엄마도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었고, 그럼에도 자기의 힘으로 되지않는 것들로 인해 힘들어하고 괴로워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같아서 가슴이 아팠다.)

p.143 “- 많은 경우 우린 스스로 구원할 수 없어요. 다른 사람의 도움에 빚지며 살아가야 하죠."

p.170 "지금까지 엄마가 찾아낸 세계가 수십 개가 넘거든. 그런데 어디에도 너는 없더라. 너는 오직 여기에만 있어. 이 세계에만 존재해. 내가 여기에 돌아오는 이유야. 이 세계는 나에게 가혹하고 매정했지만, 그래서 너무 무섭지만 떠날 수가 없어.네가 여기에 있 으니까. 희진아, 너는 엄마에게 포기할 수 없는 유일한 세계야.”

p.176 “다르지 않아. 우리는 모두 여러 세계를 살아. 그리고 아무리 엄마와 딸이라도 모든 세계를 공유할 순 없어. 각자의 세계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해."

뭐든지 알아서 척척 잘하는 모범생 희진이는 세상과 단절하고 텔레비전만 붙잡고 사는 엄마와 둘이 지낸다. 세상과 단절되어 살아가지만 집안에서는 엄마로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각자 자기 역할을 하니 어딘가 완벽한 듯 완벽하지 않은 공허한 느낌을 주는 관계성이 있었다.
이러한 희진이와 엄마의 나름의 규칙적 관계성과, 깨지지 않을 것 같던 균열은 엄마가 텔레비전을 통해 다른 세계로 왔다 갔다 하면서 그것을 희진이에게 들키고 나서부터 깨지기 시작하며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텔레비전을 통해 다른 세계를 왔다 갔다 한다는 멀티버스 세계관, 평행이론을 통해 SF 소설 같으면서도, 우리의 현실 속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담고 있어 더욱더 희진이와 엄마, 그리고 그 안의 다양한 인간관계에 대해 몰입이 잘 되었다.

책의 초반부와 중반부에는 희진이의 엄마가 엄마로서 역할을 잘 못하고 있지 않냐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엄마도 엄마 나름의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엄마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의 삶이 있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자기의 삶보다는 엄마로서의 삶을 선택하고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으면서도 더 큰 삶을 개척해나간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모두 여러 세계를 살아. 그리고 아무리 엄마와 딸이라도 모든 세계를 공유할 순 없어. 각자의 세계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해.’
여기서 알 수 있듯이 모두가 각자의 세계가 있고, 그 세계가 한 곳 일 수도 있고 여러 곳일 수도 있다.
그 세계라는 것이 진짜 희진이 엄마처럼 멀티버스 세계관이 있어 물리적으로 왔다 갔다 하는 개념일 수도 있고, 더 나아가 포괄적으로 서로의 인간관계, 서로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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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누아르 달달북다 3
한정현 지음 / 북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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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3 저 애가 알아서 떠벌리고 다녀줄 소문은 반가웠지만 그래도 과거는 항상 사람 발목을 잡고 한숨을 내쉬게 한다. 특히 선처럼 내세울 것 없는 사람일수록.

p.29 안 웃어서 다행이에요. 여기서 웃으면 딱 두 꼴 이거든요. 임신 아니면 낙태.
(시대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멘트아닌가)

p.37 미쓰 리.
대체 언제부터 멋졌던가?

p.40 사실 가끔은 선도 자신의 이름을 까먹는다. 선은 이곳에서 미쓰 박으로 불린다. 여긴 많은 미쓰들이 있다. 언제나 대체 가능한 미쓰들.

p.48 그 이상한 낙서 같은 것들 말이다. 이게 무슨 빨갱이 서신이란 말인가? 여성 해방을 부르짖는 빨갱이 차라리 만나보고나 싶었다.
미쓰 리 언니, 그리고 서울 누아르. 여성들은 다 죽어 나간다는 그 서울의 이야기들.

p.54 이것만 좀 맡아주세요. 미쓰 박. 이렇게 불러서 죄송하네요. 마지막까지요.

p.57 이 세상은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데 그 강한 자들은 모두 남성 권력자들이라는 거였다.

🫧 소설의 배경지는 1980년대, 그 숫자만으로도 설명이 되는 빠른 경제성장과 동시에 사회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그와 상반되게 여성들에게는 차갑고 잔인한 시기이다.
주인공인 박 선은 한 공장에서 경리로 일하고 있다.
여성에 대한 편견과 무시가 당연시했던 그 속에서 미쓰 박으로 불리는 박 선 역시도 그런 상황에 순응하며 지내지만 그곳에서 만난 미쓰 리 언니는 잔인하리 만큼 세상을 직선적으로 바라보고, 당당하지만 스스로 단단한 모습을 보여준다.

🫧로맨스X칙릿을 키워드로 했지만 한정현 작가님의 러브 누아르는 사실 로맨스도, 칙릿도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주인공인 박 선이 미쓰 리 언니에게 가지는 감정은 1980년대 시대가 이해할 수 없는 여성이 여성에게 가지는 동경일 수도, 그리고 사랑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러브 누아르에서는 1980년대의 시대는 사회에서도 직장에서도 여성들에게 얼마나 차갑고, 냉정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미쓰 리는 "여자가 성공하는 이야기는 애시당초 글러먹은 것"이라는 차가운 현실을 말하며, 여성이 성공하는 이야기는 세상에 없는 환상일 뿐이라고 단언한다.
여성이 성공하는 이야기가 환상이라고 생각되는 암흑기의 시대 속에서의 여성들의 용기와, 서로 말할 순 없지만 암묵적으로 가지는 연대가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

(박선의 미쓰리 언니에 대한 감정이 동경인지 사랑인지 알 순 없지만 동경이면 어떻고 사랑이면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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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내연애 이야기 달달북다 2
장진영 지음 / 북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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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4 옷을 만들 수 없다면 옷을 입는 사람이 있는 곳으로 가자. 우회로를 통해서라도 연이 닿았으면 싶었다.

p.25 그래도 노력하는 꼰대라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62 어쨋거나 여기까지가 나의 '사내연애' 이야기다. 우리는 D 모델 에이전시에서 아티스트와 수습 직원으로 만났다.
-
(마지막 줄이 완전 미쳤다!!)

[작업 일기]
p.70 소설을 사랑했을 땐 일이 없었는데, 공교롭게도 사랑 이 식은 뒤에야 일이 찾아왔다.

북다의 단편소설 시리즈인 달달북다의 로맨스X칙릿을 키워드 로 한 두 번째 이야기 장진영 작가님의 나의 사내연애 이야기를 만나게 되었다.

🫧 처음 책 제목을 들었을 때는 우리가 흔히 보고, 들어왔던 뻔한 사내연애를 생각하고 사내연애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너무나 궁금했다. 제목처럼 달달하고, 남 몰래 회사에서 연애를 하고 있다는 그런 짜릿한 이야기는 아니다.
주인공인 배수진의 회사 생활은 참으로 뭐 같다.
그렇다고 수진이의 팍팍한 회사 생활에서 한줄기의 빛이 되어주는 사내연애냐? 그것도 아니다.

🫧”클러치백 거치대“였던 배수진의 반전이 엿보였던 마지막까지 보게 된다면 헉! 미쳤다! 소리가 절로 나오는 장진영 작가님만이 풀어낸 재미있는 스토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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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 달달북다 1
김화진 지음 / 북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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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0 소설의 주인공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팔뤼드’라는 글을 쓰는데 몰두한다.
아무도 이해하지 못해도 그 행위는 그에게 자긍심이 된다.
(이 멘트가 너무 좋았다. 누군가는 이해하지 못하고, 관심이 없는 행위일지언정 나에겐 자긍심이 된다는 것.)

p.36 티튀루스가 짐짓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근데 엠지는 나이로 나뉘는 거 아니에요.
그럼?
엠지는 태도예요.
어••••.
그러니까 태도로 치면 모림씨는 거의 해방둥이죠.
이••••.
욕하기 없어요.
예.

북다의 단편소설 시리즈인 달달북다의 로맨스X칙릿을 키워드 로 한 첫 번째 이야기 김화진 작가님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를 만나게 되었다.

🫧 이 책에서 모림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이 시대의 정석인 직장인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권태롭고 따분한 일상 속에서 떡집남자=티튀르스=찬영과의 만남과 그 만남 속에 귀여운 약밥이까지 함께 관계를 가지면서 하얀 도화지에 물감을 하나 톡 떨어 트린 것처럼 어떻게 흘려가는지 김화진 작가님의 섬세한 감성으로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찬영과 모림의 티키타카가 너무 재미있었다.
그 부분은 우리의 삶 속에 꼭 큰 변화가 있어야 감정의 파동이 일어나고 대단한 일이 있어야 삶이 거창한 것 같지만 꼭 그런 것이 아닌 가벼운 일상 속의 대화의 티키타카를 통해서도 단조로웠던 삶이 조금은 재미있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 책을 읽으며 약밥이를 생각하니 너무 귀엽고, 떡이 등장하니 떡이 너무 먹고싶었다. 이거 반칙아닌가요?🥹🥹🥹
(내가 생각한 약밥이 이미지가 있는데 작가님은 어떤 약밥이를 생각하며 글을 썼는지도 궁금하다.)

🫧 그믐 커뮤니티에서 도서를 읽고 함께 이야기를 주고받는데 나와 같은 생각을 하면 공감이 되어 반갑고, 또 다른 분들의 생각을 들으며 아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면서 같이 느끼니 한 권의 책을 통해서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사람들과 다양하게 공유하니 책을 읽은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서 더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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