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신살도감
애옹희(성민정) 지음 / 모티브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제공
사주신살도감 - 애옹희

p.305 사주에서는 모든 시기가 같은 속도로 열매를 보여 주지는 않는다고 본다. 겉으로 드러나는 시기가 있고 안에서 힘이 길러지는 구간도 있다고 본다.

p.373 조금만 더 빨리 알았더라면, 그 선택만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은 달라졌을 거라고 스스로를 탓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주에서는 그렇게 흘러간 시간을 단순한 손실로만 보지 않는다.
-
그러나 사람의 삶은 계산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예상하지 못한 일로 멈추기도 하고, 전혀 계획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움직이기도 한다.
사주에서는 이런 흐름을 잘못된 선택의 결과라기보다 삶 안에 포함된 변화로 읽기도 한다. 모든 시간이 곧장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p.382 혹시 지금의 시간이 무너지는 과정처럼 느껴진다면, 그것은 어쩌면 다시 세워지는 과정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사람은 흔들림 속에서 이전보다 단단해지기도 하고, 더 이상 자신을 몰아붙이지 않는 방법을 배우기도 한다. 사주가 말하는 위로는 바로 그 지점에 있다. 지금의 불안정함이 당신의 전부를 설명하지는 않는다는 것, 그리고 이 시간 역시 지나가며 삶의 일부로 남게 된다는 것.

많은 사람들이 살면서 한 번쯤은 사주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부모님을 따라서, 혹은 친구와 함께.

나 역시 처음부터 사주를 본 것은 아니었다.
관상과 손금이 시작이었는데 친구와 함께 독서실에서 공부 하다가 우연히 봤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하면 한창 학생 때였는데 뭐가 그리 궁금해서 관상과 손금을 봤나 싶지만, 아마 그 때는 그 때 나름의 고민과 궁금증이 있었을 것이다.
시간이 조금 지난 뒤에는 엄마와 함께 스님에게 사주를 본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사주에 큰 관심이 없어서 한 귀로 흘려들었던 것 같다.

그러고 난 뒤 여러 상황들로 인해 힘들었던 시기가 찾아왔고, 나도 모르게 사주와 신점을 찾게 되었다.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고 이기적인 게, 필요하지 않고 궁금하지 않을 때는 기회가 있어도 흘려들었는데 정작 내가 힘들어지니 먼저 스스로 찾아 나서게 되었기 때문이다.

어떤 사주든 완벽하고 균형이 완벽한 사주는 없다.
다만 중요한 건, 이 사주를 가지고 내가 어떤 방향으로 살아갈 것인가 아닐까 싶다.
무엇이 나와 잘 맞는지, 어떤 선택이 더 나은 방향으로 이어질지를 고민하게 해주는 일종의 이정표이자 오픈북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인생은 그렇게 설계한다고 해서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사주에서 보는 그대로 모든 것이 맞아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이 책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사주의 천간과 지지를 바탕으로 다양한 일주를 나누어 설명해준다.
그래서 내 일주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고, 자연스럽게 주변 사람들의 일주까지 찾아보게 된다.

신기했던 건 단순히 “맞다, 틀리다”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마다 타고난 결이 정말 다르다는 점이었다.
물론 같은 일주를 가진 사람은 많기 때문에 일주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대략적으로 어떤 성향과 기질을 가지고 있는지를 큰 틀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또한 사주 속 다양한 신살의 종류들도 함께 설명해준다.
그래서 왜 내가 특정한 행동을 반복했는지 이해되는 부분도 있었고, 내 사주에서 부족한 부분을 어떤 방식으로 보완할 수 있는지도 생각해보게 된다.

결국 사주를 공부한다는 건 단순히 미래를 맞히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내 성향을 이해하고 살아가면서 더 나은 방향과 선택을 고민해보는 과정에 가까웠다.
사주는 미래가 정해진 답안지라기보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돌아보게 만드는 것에 더 가까운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나라는 사람을 조금 더 이해하고,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는 데 작은 방향성을 얻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사주나 신점 같은 분야에 원래 흥미를 느끼고 재미있어하는 편이라 더욱 재미있게 읽었다.
특히 사주에 관심은 있지만 관련 용어나 개념들이 어렵게 느껴져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사람들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는 점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사주신살도감 #모티브 #애옹희 #단단한맘수련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은 오늘도 피어난다
오평선 지음 / 자음과모음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제공
행복은 오늘도 피어난다 - 오평선

< 2️⃣차 미션 >
p.41 하지만 살아보니 알겠다.
행복은 나중에 몰아서 쓰는 감정이 아니다.
오늘 누리지 않으면 사라져버리는 감정이다.
죽음 가까이에서 가장 크게 남은 후회는
이루지 못한 꿈이 아니라 미뤄두었던 행복이었다.
행복은 저축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꺼내 쓰는 것이다.

p.172 결국 내 마음은 내가 건져 올려야 했다.
마음이 무너질 때 꺼내 먹을 약을
미리 품고 살아야 했다.
나를 치료할 최후의 보루는 결국 나 자신이다.
그러니 내 마음만은 놓치지 말아야 한다.
너마저 너의 마음을 흔들지 마라.
그 순간부터 세상은 혼자가 된다.

p.193 역경은 자신을 단단하게 만드는 기회다.
힘든 과정에서 비로소 진짜 가치와 실력이 드러난다.
결국 삶의 결과를 갈르는 것은 여정 그 자체가 아니라
역경을 대하는 나의 태도다.

[행복은 오늘도 피어난다]는 거창한 위로나 억지로 행복을 강요하는 책이 아니라, 이미 지나가고 있던 하루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에세이였다.
사실 우리는 대단한 이벤트나 물질적으로 크고 많은 것을 가져야만 행복할 거라 생각한다. 또 ‘행복’이라는 단어가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정작 행복한 순간 속에 있으면서도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무감각하게 지나칠 때도 많다. 하지만 이 책은 특별한 성공이나 큰 사건이 아니어도, 잠시 주변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고 조용히 이야기한다.

읽는 내내 행복은 멀리 있는 결과값이 아니라, 오늘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태도 안에서 피어나는 감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덤덤하게 지나쳤던 순간들, 익숙해서 너무 소중한 줄 몰랐던 것들까지 다시 바라보게 되는, 그래서 오히려 더 현실적인 조언이자 위로로 다가왔다.

아무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읽고 나니 삶을 대하는 속도를 아주 조금 늦추고 싶어졌다. 지나가는 하루를 무의미하게 흘려보내기보다, 그 안에서 나만의 작고 소소한 행복을 발견하고 감사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 책이었다.

읽는 것 자체도 부담스럽지 않은 책이었기에, 필사 역시 부담스럽지 않았다. 필사단으로 선정된 만큼 직접 문장을 따라 적어보니, 눈으로 읽을 때와는 다르게 문장들이 더 마음에 스며들었다.

*본 도서는 이키다님의(@ekida_library) 필사단에 선정되어
자음과모음(@jamobook)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행복은오늘도피어난다 #오평선 #이키다필사단 #자음과모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이로매니악 1
이우혁 지음 / 반타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제공
파이로매니악1 - 이우혁

⚠️“착한 네가 참아.”

p.37 그는 도피를 위해 창문조차 없는 튼튼한 건물 속에 숨을 작정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튼튼한 문이라고 해도 열려 있는 순간에는 무방비하다는 것을 그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p.79 [천만에요. 검사님의 직업의식은 존중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분명 범죄자, 살인마들이죠. 본분을 다하시기를 바랍니다. 진정으로요.]

p.80 [와, 그 말 진심이세요? 우리나라 법이 정말 제대로 판단해 줍니까? 길 가는 사람 열에 아홉은 절대 아니라고 할 텐데요? 솜방망이 처벌에 가해자만 인권 챙기고 판사님은 아주 너그럽게 온갖 감형을 해 주시잖아요. 이 또한 역시나 착한 네가 참으라는 거 아닌가요?]

p.89 “공권력에 대항하라는 소리처럼 들리는데.”
[그럴 수도 있어요. 그런데 고 검사님? 공권력이 위예요, 진실과 정의가 위예요? 심지어 국가라고 해도 진실이나 정의를 지키지 못하는 나라라면 가치가 있을까요?]

p.95 [당신은 적어도 연결된 인물이 아니라는 게 또 한 번 확인됐으니까요.]

[파이로매니악 1]은 제목부터 강렬했다.
단순한 사건 해결이 아니라 인간의 분노와 복수, 그리고 법이 닿지 못하는 곳에 대한 질문이 계속 따라붙었다.

퇴마록으로 유명하신 이우혁 작가님은 항상 이야기의 진행속도가 시원시원하고 빠른데 역시 파이로매니악에서도 특유의 묘사는 확실히 속도감이 있었다. 사건이 빠르게 이어지는데도 단순히 자극적이기만 하지 않고, ‘정말 이런 기술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며 상상을 해보게 된다. 현실적인 기술과 상상이 섞여 있어서 마치 뉴스에서 볼 법한 사건처럼 다가와 더 몰입하게 됐다. 허구인데도 어딘가 실제와 맞닿아 가능성이 있다는 느낌이 이 책의 긴장감을 키운 것 같다.

무엇보다 이 책은 선과 악을 딱 쉽게 나누지 않는다.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지 단정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많았고, 법이 정의를 완전히 보여주지 못할 때 사람이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는가를 묻는 듯했다. 그런 점에서 단순한 스릴러라기보다 인간의 내면을 시험하는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몰입이 너무 강해 단순히 빠르게 읽히는 소설이 아니라, 읽고 난 뒤에도 인간의 분노가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 계속 생각하게 만들었다. 2편과 3편에서는 또 얼마나 더 화려하고 강렬한 장면들이 나올지 기대돼서 벌써 도파민이 돌았다.

(아니 진짜로 •• 미완결 상태로 이 책이 영원히 봉인 되어있었다면 진짜 큰일 났을 책임. 진짜로••••)
책 앞부분에 이우혁 작가님이 직접 설명을 해주시는데, 꼭 읽어보면 좋다. (이유가 있슨) 시간이 흐른 만큼 기술은 발전했고 시대도 달라졌는데, 그 변화에 맞춰 원래의 큰 틀은 유지하면서도 내용을 대대적으로 손봤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예전 이야기를 그대로 꺼내놓은 게 아니라, 지금의 감각으로 다시 숨을 불어넣은 느낌이라 작가님이 정말 치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파이로매니악 #이우혁 #오팬하우스 #반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 메모리엄 - 2024 올해의 영국 도서상 데뷔 소설 부문 수상
앨리스 윈 지음, 이나경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제공
인 메모리엄 - 앨리스 윈

p.233 "전쟁이 아니었어도 내게 키스했을까?"
곤트는 엘우드의 턱을 봤다. 흐트러진 새카만 눈썹을 봤다.
매끈한 황갈색 피부에서 자란 털은 하나하나가 기적 같았다.
두려 울 만큼 유혹적인 입술의 곡선.
전쟁이 아니었어도 곤트는 그에게 키스했을까? 물론 아니었다. 절대 그럴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곤트는 겁쟁이였으니, 마음을 다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여겼을 것이다.
오직 자신이 죽으리라는 것을 알기에, 곤트는 그처럼 무모해질 수 있었다.
"아니. 안 했을 거야."
곤트가 말했다.

p.560 곤트가 다가와 엘우드의 허리를 잡아서 끌어당겼다.
"시드니라고 불러.” 엘우드가 말했다.
"시드니." 곤트는 오랫동안 기다렸다는 듯이 재빨리 말했다.
그의 손이 엘우드의 얼굴에 닿았고, 가면 가장자리 밑으로 손끝을 넣었다. 그리고 이마를 맞붙였다.
"그건 널 가진다는 뜻이야."
곤트는 경고의 뜻으로 힘주어 말했다.
엘우드가 그런 소리를 싫어 할 것이라는 듯이.
엘우드는 울 수가 없었다. 눈물이 흘러야 황무지처럼 메마른 마음이 젖을 것 같았다. 그래도 눈물은 고이지 않았다.
"넌 날 가질 수 있어."
곤트에게 말하고 난 뒤 엘우드는 갑자기 숨 쉴 수가 없었다.

전쟁은 늘 굵직하고 거대한 역사로 기록되지만, 그 안에 있던 사람들에게는 결국 아주 개인적인 상실이었을 것이다.
[인 메모리엄]은 전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두 인물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끝내 다 말하지 못한 마음에 대한 소설처럼 느껴졌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감정조차 시대와 상황 앞에서는 숨겨야 했고, 말보다 침묵이 더 안전했던 시절이었다는 점이 읽는 내내 마음을 무겁게 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오래 남은 것은 전쟁 장면 자체보다도, 전쟁이 한 사람의 인생을 얼마나 쉽게 빼앗아 가는지에 대한 감각이었다. 총성과 폭격보다 더 잔인했던 것은 당장 내일을 장담할 수 없다는 현실이었고, 그래서 오히려 오늘의 감정에조차 충실할 수 없다는 모습이 더 슬프게 다가왔다.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가 너무 늦어버릴 수 있다는 사실이 책 전체를 관통하고 있었다.

누군가를 잃는다는 것은 단순히 곁에서 사라지는 일이 아니라, 함께 있었던 시간의 전체가 통째로 멈추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읽고 나니 거창한 전쟁 서사보다도, 혼란 속에서도 끝내 누군가를 사랑했던 마음이 더 선명하게 남았다. 시대가 아무리 거칠고, 비참해도 사람은 결국 사람을, 그 사람과의 추억을 기억하며 살아간다는 사실이 이 책에서는 유독 아프게 다가왔다.

단순히 전쟁을 소재로 삼은 소설이라 생각했는데, 읽고 나니 남은 건 전쟁보다 그 안에서 끝내 말하지 못했던 마음들이었다.
숨 가쁜 전개 때문이 아니라, 한 문장 한 문장이 마음을 붙잡아서 읽는 내내 숨을 참으며 봤던 것 같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인메모리엄 #앨리스윈 #다산책방 #영미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심인
정윈만 지음, 김소희 옮김 / 빈페이지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제공
유심인 - 정윈만

p.14 삶이란 끝없이 타인의 사건을 받아들이는 일.
(문장 대박🫢🫢)

p.244 잠자리는 끝없이 빠른 속도로 날개를 파닥여야만 한다.
그래야 물에 빠지지 않고, 그래야만 잔물결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청은 이제야 깨달았다.
그게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를.
그건 마치 산다는 것 그 자체임을

[유심인]은 13편의 짧은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각각 다른 인물들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모두 같은 감정 아래 놓여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외로움, 상실, 그리고 사라져가는 것들.

이 책은 특이하게도 홍콩 배우 장국영이 직접 등장하거나, 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소설은 아니다. 각 단편의 제목이 장국영의 노래와 영화에서 따왔는데, 그래서인지 작가는 장국영을 단순한 참고 대상으로 삼았다기보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로 끌어온 듯했다. 직접 등장하지 않지만, 우리는 그의 이름만으로도 한 시절의 홍콩과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누군가에게 한 사람의 얼굴이 곧 한 도시의 기억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홍콩은 장국영이라는 이름과 함께 떠오른다.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도 그가 홍콩의 상징처럼 느껴진다면, 그 도시를 살아내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한 시대 자체를 대표하는 존재일 것이다.

소설 속 인물들은 대단한 사건의 중심에 있지 않다.
병든 고양이를 돌보거나, 오래된 집에서 가족과 살아가거나, 낡은 거리를 지나며 하루를 보낸다. 너무 평범해서 쉽게 지나칠 것 같은 순간들인데, 이상하게 그 일상적이고 단조로운 장면들이 오래 남는다. 특히 고양이를 병원에 데려가는 과정은 집사인 입장에서 봐도 꽤 현실적으로 다가와 더 마음이 갔다.

홍콩 하면 떠오르는 화려한 야경이 아니라, 오래된 골목과 재개발로 사라지는 건물, 비에 젖은 거리처럼 화려함의 이면에 있는 장소들을 보여준다.

[유심인]은 읽는 동안보다 다 읽고 난 뒤 더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장국영이라는 이름을 빌려 한 시대를 불러오고, 사라지는 도시와 남겨진 사람들, 떠난 사람들의 마음을 보여준다. 직접적으로 감정을 설명하지 않는데도 이상하게 오래 여운이 남는 책이었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유심인 #정윈만 #장국영 #빈페이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