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질병 이야기 - 세계사 이면에 숨겨진 인간과 질병의 투쟁사
사카이 다츠오 지음, 김정환 옮김 / 시그마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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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은 인간에게는 하나의 숙명처럼 다가온다. 현대에 수많은 질병들이 극복되거나 극복되어 가는 중에 있으면서, 인간의 수명이 대폭적으로 늘어났지만, 고대와 중세에는 40을 넘기며 사는 사람이 드물었고, 그 이유는 대부분 질병과 아사였을 것이다. 아사는 농업기술의 발달로 점점 더 줄어들었지만 중세말까지도 의학은 크게 발달하지 못했다. 고대의 의학서들이 중세까지 계속 읽혔다는 건 인간의 신체에 대한 일종의 종교적 이유가 강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한 편으로는 얼마나 많은 이들이 죽임을 당했는가. 이것도 역사의 아이러니 같다.

이 책은 질병과 세계사와의 관계에 대한 책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생물학의 역사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 어떻게 보면 그 책과 내용면에서 유사하다. 결국 고대부터 중세까지는 생물학과 의학이 크게 분화되지 못했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다. 신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이 결국 인간의 질병에 대한 극복도 막은 셈이다. 안타까운 역사의 한 부분이다.

제목은 세상을 바꾼 질병이야기이지만, 사실 내용면에서는 충분하게 이 책의 제목을 반영해 주지 못하고 있다. 전반부 대부분은 의학의 역사에 대한 내용으로 보면 된다. 간간히 질병에 대해 말하지만, 그 질병들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해 주지 못하고 있다. 질병에 대한 책이 아니라 의학의 발달사 개론 같은 느낌이 든다. 질병이 세상을 어떻게 바꿨는지는 이미 많은 책들을 통해 익히 알고 있다. 이 책은 그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다른 책들과의 특이성이 보이지 않는다. 다른 말로 하면 꼭 이 책을 읽어야만 하는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번역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다. 번역을 너무 원문에 충실하게 하려고 한 듯하다. 그래서 읽을 때 내용이 쉬움에도 쉽게 읽히지 않는 부분이 있다. 이는 있는 그대로 번역하면서 한국의 일본의 미묘한 문법적 차이를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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