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올해의 문제소설 - 현대문학 교수 350명이 뽑은
한국현대소설학회 엮음 / 푸른사상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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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문제가 있어야 한다. 문제가 있다는 것은 일종의 정반합의 반이라 봐도 되겠다. 정과 반이 만나 새로운 합을 만들어 내며 역사는 발전해 왔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긴 하지만 대략적으로 보면 그렇다. 문제가 있다는 것은 그래서 당연하다. 문제는 있어야 하고, 문제는 골칫거리가 아니라 우리에게 다가오는 긍정적인 변화의 씨앗이다. 따라서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달리할 때 많은 것이 변할 수 있다.

이 단편소설들에게 문제라는 이름을 명명한 것은 일종의 희망이 여기에 담겨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소설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현 한국 소설의 치명적인 문제점들에 대한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가 조금은 있지 않을까 싶다. 소설이 감상문이 되가고, 내부적으로만 파고들어, 정작 서사가 없는, 그림을 보고 싶어도 그림이 없이, 그림같은 이미지만 있는, 어떤 굴레 속에 갇혀 있는 시간 속에서 한국 단편 소설이 잠자고 있다. 이 흐름은 결국 기득권들의, 특히 각종 공모전을 통해 하나의 기준이 되어가면서 하나의 규범이 되어갔던 현대 단편 소설의 치부 때문일 수도 있겠다. 요즘 소위 말하는 순수 소설들은 볼 게 없다. 재미가 없다.

그렇다면 이 책에 나오는 문제 소설들은 어떨까? 일단 어느 정도 반역의 기미는 보인다. 새로운 흐름을 위한 약동이 보인다. 하지만 사자후같은 강렬함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소설들을 발굴해 내고, 기존의 소설들과 차별성을 두어 새로운 가능성을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지켜보고 후원해 주는 것은 한국 소설이 성장하기 위한 좋은 토대가 될 수 있겠다. 정말 문제 소설이 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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