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지나가게 하라 - 흐르는 대로 살아가는 인생의 지혜
박영규 지음 / 청림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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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종의 에세이다. 중에세이도 아니고 경에세이로 보면 된다. 그저 지나가게 하라. 책 제목대로 저자는 50이라는 인생의 절반을 넘기면서, 삶에 대해 자기가 느낀 것들을, 많은 것들을 내려놓고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글을 적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일종의 전형적인 패턴이다. 우리는 좀 더 소중한 것들을 왜 젊을 때에, 더 소중한 때에 깨닫지 못했는지에 대해 늦게야 깨닫는다. 하지만 대부분은 이런 깨달음도 없이 죽어간다. 안타까운 일이다. 무엇이 삶에 있어서 중요한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없이 중년을 넘기고 노년에 이른다는 것은 삶의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삶에 대한 성찰에 따라 수많은 사람의 수많은 길들이 나타난다. 어떤 길이 정도이고 대로이고, 진도라고 말할 수는 없다. 각자 자신의 삶 속에서 해결할 문제다

이 책은 노자의 글을 주로 언급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도덕경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이나 깊은 성찰을 쓰고 있지는 않다. 다만 자신의 삶을 도덕경과 언급해서 적을 뿐이다. 위에서 경에세이라고 말한 것처럼 진지하고 깊은 성찰의 맛은 없다. 글 자체도 깊이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남은 인생을 어떻게 비우며 살아야 겠다고 하는 저자의 마음가짐과 삶에 대한 자세를 읽으며 웃음지울 수 있는 기분 좋은 여유는 있다.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에는 좋다는 생각도 든다.

진정한 삶은 40이후 시작된다.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진정한 성인은 이 때 시작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중요한 시기에도 무엇이 중요한지 모른채 그저 습관대로 살아갈 때가 많다. 그러다 보면 이제 삶의 중요한 것들을 놓치게 된다. 책에서 보이는 내용들은 무언가 더 깊은 것들을 놓치고 있다는 느낌이다. 더 많은 진중한 성찰이 필요한 것 같다. 깊이 있고 진한 필향이 느껴지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그리고 책에는 여러 다양한 예시나 언급이 나오는데, 이런 것들은 자신의 필향에 도움이 안 된다. 자신의 필향을 가지려면 자신의 글로만 책을 채울 필요가 있겠다. 다음에 나올 좀 더 깊은 향기의 책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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