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뚱이의 시골생활 1 : 나의 고향 짱뚱이의 시골생활 1
오진희 지음, 신영식 그림 / 파랑새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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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뚱이는 나보다 약간 연배가 높은 여자분이다. 이 만화가 약 25년 전에 처음 나왔다고 하는데, 난 본 적이 없다. 이번에 처음 보는 책이고, 나와 비슷한 연배의 분이 어릴 적 추억을 그린 그림이라 아이에게 아빠의 시대상에 대해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보게 됐다.

그림은 잘 그린다고 볼 수는 없지만, 매력이 있다. 중요한 것은 잘 그리는 게 아니라, 얼마나 내용의 표현에 합당한가인데 그런 면에서는 마음에 든다. 내용은 저자가 어릴 적, 지리산 근처에서 살면서, (아버지께서 선생님이셔서 지리산 근처로 왔음), 경험했던 것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책에 의하면, 저자는 7세 경에 다시 다른 곳에 갔다고 되어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자세하기 기억하고 있는지가 더 신기하다. 어떻게 보면 그정도로 당시의 생활이 저자에게는 매력적인 추억으로 남아있다는 말일 수도 있겠지만, 7살 아이 때 경험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 나로서는 그 기억으로 책을 썼다는 게 놀랍기도 하고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초등학생도 아니고 요즘으로 치면 유치원생인데 말이다. 그 기억이 얼마나 정확한지는 사실 의심이 들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내용은 당시의, 내가 살던 당시의 모습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어서, 오히려 내가 더 재미있게 봤다.

나는 서울에 살았지만, 당시는 서울이나 시골이나 산 근처에 살면, 사는 게 별차이가 없었다. 물론 나보다 더 자연 친화적인 삶을 사셨지만, 글과 그림 속에서 보이는 유사한 내 유년 시절이 보일 때면 반갑기도 하고 아련히 추억에 잠기기도 한다. 그래서 오히려 아이보다 나에게 더 유익하고, 내 마음을 포근하게 해 준다. 나에게 잠깐의 위안을 주는 책이다. 아이는 오히려 더 낯설어 한다. 지금 사는 삶과 너무 다르고, 아직 어려 공감능력이 부족해서 그럴 것 같기도 하다. 나중에 좀 더 나이가 들면 지금보다 더 가슴 속에 깊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당시는 힘들지만 아름답기도 하다. 모든 게 지나면 추억이 되고, 추억은 쉽게 미화되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쥐나 뱀, 기생충을 생각하면 물론 아름답지만은 않지만, 많은 게 미화되어 머리 속에 담겨 있다. 자주 보면서 어릴 적을 회상해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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