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필로소피 - 내 삶을 치유하는 철학 솔루션
김대호 지음 / 틈새의시간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이런 책을 좋아한다. 책은 단순히 메신저가 아니다. 물론 그런 것도 책이지만, 그것은 단순한 설명일 뿐, 더 이상의 깊이는 없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책이란 일단 내 안에서 정제되어 나오는, 나만의 향기가 있는, 나만의 문체가 있는 책이다. 향기만 있어서도 안 된다. 책은 읽는 재미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자기만의 문체도 중요하다. 자기만의 문체를 갖기 위해서는 수많은 글쓰기도 필요하겠지만, 자기만의 문체를 갖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그럴려면 다양한 인문적인 지식이나 독서가 반드시 필요한 법이다. 그래서 좋은 책에서는 향기가 나고, 저자의 인격이 묻어나온다. 이 책도 일단, 책의 내용은 차지하고, 저자가 철학을 자기 안에서 소화해서, 그 깨달음을 다른 독자들이 읽기 쉽게 풀어썼다는 점에서 일단 좋은 책이다. 그래서 이런 책은 읽으면 기분이 좋다.

책 내용에 대해 말하자면, 결국 철학을 통해 삶을 바라보고, 삶 속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아픔과 고통을 철학을 통해 어느 정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그런 지혜를 독자들에게 바라는 것 같다. 그래서 내용도 그리 어렵지 않고, 십게 읽힌다. 저자가 고민했던 문제들에 대해서, 그리고 일상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철학적인 견해로 설명해 쉽게 설명해 주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독자들이 있고, 독자층이 다양하고, 그 중에서 또한 많은 사람들이 철학적으로 삶에 대한 견고한 기반을 갖고 있기도 하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철학적인 내용이 다소 허술해 보일 것 같기도 하다. 처음에 불안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해서 쓰고 있는데, 좀 더 고민해 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에피쿠로스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 부분도 좀 더 깊이 죽음에 대해 고민해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저자는 이 책 처음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무기력의 주요한 이유 중 하나락 말하는데, 사실 서양 철학 자체는 죽음에 대한 본질적인 가르침을 주지 못한다.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과학과 밀접한 철학이었던 만큼, 그 태생에 한계가 있는 법이다. 나는 저자가 힘들고 어려울 때 철학책을 통해 그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말하고 있는데, 그 극복이 지금도 진행중인지 궁금하다. 왜냐하면 그 정도로 서양철학을 통해 죽음을 제대로 성찰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기 우주 속에 자기 세상 속에 살아간다. 그러면서 가장 크게 실수하는 것이 우주를 또는 삶을, 철학을 대척점에서 바라본다는 점이다. 우리는 지금까지의 교육의 영향으로 무의식적으로 사물을 대척점으로, 객관적으로 바라본다. 그러다 보니 본질에 다가가기 힘들어 진다. 자연 속에 살면서 자연을 눈 앞의 대상처럼 보고, 삶 속에 살아가면서 삶을 대척에 두고 고민하게 된다. 그러면 본질에 접근하기 힘들다.

저자가 겪는 무기력한 삶의 모습은 우리 모두가 한번쯤은 겪는 모습이다. 그런데 그 속에 진주가 담겨 있다. 대부분은 평범한 삶 속에서 평범하게 살다 죽어가고, 소수는 평범한 삶 속에서 비범한 것을 발견하고, 진주를 품은 채 죽어간다.

저자가 과연 서양철학을 통해 그 진주를 발견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