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 전 시집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윤동주가 사랑하고 존경한 시인 전 시집
백석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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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백성의 여승이라는 시에 나오는 구절이다. 처음에 이 부분을 읽으면서 감정적으로 격해졌던 기억이 아직도 있다. 담담한 시 구절 속에 수많은 감정들이 꼭꼭 숨겨져 있다가, 읽는 순간 퍼져나온다 할까. 그래서 이 구절로 인해 백석을 좋아하게 되었다.

백석은 독특한 자신만의 시풍으로, 읽기 어렵지만, 그 속에서 느껴지는 향토감이 대단하다. 그래서 읽을 때마다 가보지도 않은 함경도, 본 적도 없는 함경도의 그 시기에 가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좋은 시란 이런 게 아닐까 싶다.

북에서 60년 대 이후 더 이상 창작활동을 하지 않고, 월북 이후 보여준 시에서는 본인만의 시상이 보이지 않아 안타깝기도 하지만, 이미 해방 전에 백석은 자신이 해야 할 시인으로서의 역할에 이미 충실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요즘 시를 계속 보면서 이용악이라는 시인도 알게 됐는데, 이 역시도 월북작가로서 한 동안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좋아하는 시인들이 정치적 환경으로 제대로 창작하지 못했다는 현실이 안타깝다.

앞으로도 백석의 시는 게속해서 읽어보고 낭독해보고, 여러가지로 표현하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 아름다움을 전해주고 싶다. 함경도 사투리의 그 어색함을 먼저 극복해야 겠지만, 자꾸 소리내어 읽다보면 어느 순간에는 그래도, 함경도 사람처럼 시를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아직도 살아계시는 얼마 되지 않으시는 함경도 할아버지께서 이 시를 읽는 모습을 보고 싶다. 꼭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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