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돌보는 뇌과학 - 더 좋은 기분, 더 좋은 삶을 위한 뇌 사용법
안데르스 한센 지음, 이수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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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스웨던 의사의 글이다. 북유럽 작가의 책은 좀처럼 보기 힘든데, 이렇게 보니 반갑다.

이 책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정신과 의사인 작가가 진화생물학자에 정통하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이 책을 특별하게 만들었다. 처음에 제목만 보면 뇌와 관련된 전문 서적 같다는 느낌이 들지만, 내용을 보면, 우울증과 불안에 대한 책이다. 책 제목만 보면 얼핏 감을 잡기 힘들다.

처음에는 뇌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얻고 싶었기에, 잘못 선택했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작가가 갖는 진화생물학에 대한 관심이 책을 독특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작가는 인간이 겪게 되는 불안과 우울증을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불안과 우울증은 오히려 인간에게 당연한,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진화의 과정이었음을 설파한다. 즉, 불안과 우울은 당연하다는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마음을 편하게 먹으라는 것이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진화생물학적인 관점이 재미있다. 결국 우리의 모든 것들, 생각과 기억과 경험 모든 것들이 생존과 관련된,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들인 셈이다. 기억 또한 생존하기 위해 방법 중 하나일 뿐이다. 인간은 뇌를 총 3층으로 구분한다. 1층은 파충류의 뇌, 2층은 감정의 뇌, 3층은 이성의 뇌이다. 3층은 인간만이 갖는 특징이다. 하지만, 결국 오랜 시간을 통해 진화하면서 이성적인 존재로 우뚝 서 있지만, 뇌의 입장에서 보면 뇌는 아직도 1층을 가장 근본적인 뇌의 기능으로 인지하고 있는 셈이다. 그 말이 틀린 것도 아니다. 일단 생존해야 하니까. 하지만, 이젠 생존이 당연한 시대에 살고 있지만, 아직도 뇌는 몇 만 년 전, 동물들을 피해 청각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굴 속에서 살고 있던 시대와 별 다를 바가 없다. 뇌는 3층으로 진화해 왔지만, 1층이 아직도 뇌를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슈퍼 에고를 말하지만 이드가 지배하는 셈이다.

작가의 이런 독창적인 주장은 재미있고, 이렇게 생각하면 우리가 진중하게 생각하는 우울이나 불안의 무게도 많이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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