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초지
루이즈 글릭 지음, 정은귀 옮김 / 시공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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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쉬우면서도 어렵다.

시는 쉽게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안내해 주는 마력이 있다. 그래서 시를 사랑하는 사람은 시 안에서 자기만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한다.

시는 어떻게 보면 주관적 감성의 확대화가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잘 모르고 보면 시인들은 모두 광인같고 미친사람 같다. 하지만 시인은 평범한 인간일 뿐이다. 시에 속을 필요는 없다.

외국인의 시는 더 어렵다.

일단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이질감이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계속 읽다보면 조금씩 시 속에 섞어들어가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시는 모든 것을 제로 베이스에서 봐야 한다고 믿고 있다. 즉, 유명한 시인이 a라고 시를 썼을 때 아름다운 표현이라 말하지만, 동네 자칭 시인이라는 사람이 똑같은 a라고 말하면, 그냥 웃어넘기는 경향은 시에 대한 올바른 해석이 아니다.

시는 모든 것을 제로에서, 시인이 누군지 모르는 상태에서, 순전히 시와 나만의 교통으로 시를 이해하고 감상하고 느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우리가 현재 익히 알고 있는 유명한 시인들의 시는 너무 과대포장 되어 있다. 이런 시로는 감성을 흔들지라도 공모에서 우승할 수는 없다.

시인이 노벨문학상을 탄다는 게 가능한지 모르겠다. 어떻게 시인의 사상을 해석하고 풀이하기에 문학상을 탈까? 시는 문학상의 영역을 넘어버린다. 탈상의 영역이다.

때로 저자의 시 속에서 위트도 보이고, 저자만의 독특한 스타일이 보인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나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는다. 좀 더 시를 통해 더 많이 알아가면, 이해의 폭이 더 넓어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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