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은 내려놓고 그냥 행복하라 - 꺾이지 않는 마음을 위한 인생 수업
알렉상드르 졸리앵 지음, 성귀수 옮김 / 월요일의꿈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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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프랑스에서 출판된 책이다. 저자는 장애를 갖고 있으면서도 그 장애를 장애로 여기지 않으면 삶에 대해 성찰하는, 선불교 수행자라고 볼 수 있겠다. 철학을 전공해서 철학서도 쓴 것 같지만 이 책에서는 주로 선불교에 대한 것들이 언급되고, 가끔 철학자들의 말들이 인용될 뿐이다.

전체적으로 평을 하자면, 평이한 수준이다. 이 책이 출판된 프랑스에서도 선불교나 도가 유행하고 있지만, 그래도 서브에 머물기 때문에, 이런 책들이 신선하게 다가올 수 있겠지만, 우리 나라처럼 이미 선이나 도에 대한 기본적인 성찰이 상대적으로 많은 나라에서는 이 책의 내용이 솔직히 평이하지 특별하지는 않다. 이런 류의 깨달음이나 선에 대한 책들은 이미 시중에 많이 나와 있고, 저자의 선에 대한 성찰은 내가 봤을 때 특히 더 깊거나 자기만의 깨달음이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여러 주제에 대해 글을 쓰고 있지만, 그 깊이는 다시 보면서 재고찰할 수준은 아니다. 오히려 어느 부분은 선수행자로서 적절하지 못한 부분들도 있다. 더 많은 성찰이 필요할 것 같다. 책을 낸다는 것은 자기만의 독창성이나 깨달음이 있고, 그 깨달음이 읽는 독자에게 어느 정도 전달이 되어, 간접적으로 저자가 느낀 깨달음의 희열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다면, 그 책은 어느 정도의 가치를 확보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정도의 책은 아니다.

몇 가지 딴지를 걸어보자면,

1. 벗어던짐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책을 나눠주는 과정을 이야기하는데, 이건 벗어던짐에 대한 성찰이 부족해서, 벗어던짐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벗어던짐을 자기가 소중히 여기는 것을 남에게 주는 그런 것이 아니다. 더 깊은 것이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을 통해 책에 돈을 끼워넣어 가난한 자들에게 주는 행위를 하는데, 이건 선수행자가 하는 행위로 적절하지 않다.

2. 무상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아이들의 순수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삶이 무상하고 의미없다고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삶의 의미는 알 수 없는 것이니, 없는 것이 아니다. 삶의 의미를 모르니 삶이란 무엇인지 말할 수 없지만, 우리는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자기 스스로 성찰해서 풀어야 한다. 그래서 삶의 가치를 스스로 부여하며 나의 삶을 사는 것, 이것이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과제인 것이다. 삶이 의미가 없다면 불교는 있을 수 없다. 불교에서 말하는 태어남은 결국 삶의 가치를 높이며 결국 부처로 거듭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수련하고 있는 선불교도 마찬가지이다. 선불교에서 선승들이 말하는 무는 가치없음이 아니다. 가치에 얽매이지 않음이다.

3. 저자가 자주 언급하는 '나는 내가 아니기에 나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또한 얽매임이다. 선은 얽매이면 더 이상 선이 아니다.

책 제목인 질문을 내려놓고 그냥 행복하라는 말 자체가 행복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쓸 수 있는 표현이다. 질문을 내려놓으면 인간이 아니다. 질문 속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것이 우리 인간의 숙명임을 모르고 있다.

선불교는 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개인적으로 선불교는 불교를 가장한 도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그 깨달음에 비슷한 부분이 있다. 저자는 금강경, 육조단경을 이야기하는데, 이 책들 또한 선불교의 경전이라 할 수 있다. 저자가 이 글을 읽을 리는 없겠지만, 육조단경에서 혜능이 말한 무상, 무념, 무주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다시 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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