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다 - 인생 절반을 지나며 깨달은 인생 문장 65
오평선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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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책의 내용은 삶에 대한 저자의 단상이라고 볼 수 있다. 퇴직 이후의 삶, 늙어감에 대한 저자의 생각들이 담담하게 적혀 있는데, 사실 이런 책들은 많다. 그리고 내용 또한 거의 대동소이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처세술에서 나오는 내용들이 다 비슷한 것처럼 책 내용은 사실 거의 비슷하게 이루어 진다. 이는 어찌보면 인간의 삶이 비슷하다는 것, 누구나 다 삶에 대한 성찰을 하되 그 방향이나 기준은 어느 정도 문화적, 역사적, 사상적 유사성으로 인해 별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건 인간의 한계이자 인간의 축복일 수 있다. 한계는 축복이기 때문이다.

그럼 무엇이 글을 특별하게 할까?

이 점에 대해 항상 글을 쓰는 사람들은 고민해 봐야 한다. 무엇이 내 글을 특별하게 하는지.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선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특별한 경험, 예를 들어 "죽음의 수용소에서" 같은 책일 것이다. 저자에 말하고자 하는 삶의 태도에 대한 주제는 누구나 말할 수 있는 것이지만, 저자가 경험한 미라클한 삶이 이 메시지를 전할 때 우리는 더 큰 감동을 받고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저자의 철학적, 또는 삶에 대한 성찰이다. 글을 보면, 저자의 필력도 보이지만, 저자의 사상적 깊이도 보인다. 똑같은 소재와 똑같은 주제를 말하지만, 저자가 쓰는 글에서 품어내는 향기는 각기 달라 어떤 글은 비린내가 나기도 하지만, 어떤 글은 묵향기가 듬뿍 나고, 시처럼 읽히기도 한다. 가장 아름다운 글이 바로 이런 글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무엇보다 글을 쓰려면 자신만의 철학을 가질 정도로 철학적인 성찰을 할 것, 그리고 사실 그대로 담백하고 순수하게 글을 적을 것 등이 요구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특별한 게 없는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렇다. 일반적인 삶에 대한 글들과 대동소이한 내용들이고, 그 전개가 깊이가 있다고 보기도 힘들다. 그래서 깊이 우물이 아니라 낮은 냇가를 걷고 있는 기분이다. 그렇다고 책의 수준이 낮다는 것은 아니다. 보통이라는 의미이다. 좀 더 특별한, 삶에 대한 특별한 책이 되려면 더 많은 성찰의 깊이가 필요하지 않을까. 우리는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봐야 한다. 그러려면 단편적인 지혜가 아니라, 그 지혜를 묶어 보여줄 줄 아는 더 큰 철학적 깨달음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나무나 숲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니다. 더 큰 무언가를 추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저자는 진로와 리더십에 대한 강연을 한다고 적혀 있는데, 그렇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책 제목이 인상적이다. 나이 먹어감을 익어간다는 시적 표현이 마음에 들어 책을 들었다. 또한 중간 중간 삽입되어 있는 그림들도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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