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의 벽 - 최고의 노인정신의학 전문의가 전하는 행복한 노년의 비밀 80세의 벽
와다 히데키 지음, 김동연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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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제 60세가 조금 넘은 의사이다. 30년 이상 노년과 관련된 업무에 종사해 왔지만, 아직 80까지 가기에는 시간이 많이 남은 사람이다. 그럼 80이 되보지 못한 사람이 80세의 벽에 대해 논하는 게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처음에 들었다.

하지만, 저자가 주장하는 것을 들어보면, 아직 젊지만? 애 늙은이가 맞다. 그 동안의 경험을 통해 저자는 노령에 이르러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에 대해 나름대로의 철학을 갖고 있다.

책에 의하면 남자의 평균 수명은 약 80, 그 중 남의 도움이 필요한 기간이 약 10년, 그러니까 건강하게 홀로 지낼 수 있는 시간이 평균적으로 70까지라는 말이다. 그럼 그 뒤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냥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맞다. 나도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 지금 삶에서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자신의 삶을 마무리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래서 저자가 처음으로 주장하는 것이 80세가 넘으면 건강검진을 안 받아도 된다는 것이다. 즉, 건강에 대해 염려하기 보다는 남은 인생에 더 진지하게 임하라는 것인데, 첫 주장부터 강하게 다가와 마음에 들었다.

그렇다고 저자의 주장을 그대로 다 따르기는 무리가 있다. 글을 보면 저자의 주장이 때로는 억지처럼 보이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도 잘 추려내면서 읽는다면 나름대로 노년의 삶에 대한 좋은 어드바이스가 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든다.

저자는 잔존기능을 남기는 44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잔존기능은 남아있는 기능들을 잘 활용하는 법인데, 내용은 나름 괜찮은 것 같다.

전체적으로 책을 평가한다면 미흡한 부분이 여럿 보인다. 특히 대부분의 내용이 육체적인 결과 관계되어, 인문학적인 성찰이나 정신적인 성숙을 위한 논의는 거의 대부분 배제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정신적인 성숙이다. 몸보다 중요한 것이 마음이다. 그런 부분이 거의 배제되어 있는 것이 이 책의 아쉬움이다. 그리고 내용이 깊이 있다고는 말할 수 없겠다. 저자는 간결하게 주장은 하지만, 그 주장이 뭐랄까 좀 허술하고 자기 주장적인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어떤 것들은 괜히 하는 말처럼, 허언처럼 들리기도 한다. 쉽게 말해서 의사 같지 않다. 그래도 나름 신선한 내용들도 있으니, 나이드신 분들이 보신다면 좀 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기도 하다. 각자 읽고 각자 취하고, 버리고 하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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